[로이슈=신종철 기자] 북한의 체제 선전 수단으로 활용되는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참배한 행위는 북한의 활동에 대해 찬양ㆍ선전과 같은 것으로 국가보안법의 찬양ㆍ고무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만 유무죄 판단에 있어 방북 당시의 남북관계 및 시대 상황, 관련 활동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조OO(55)씨는 1992년경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활동을 하다 체포된 비전향 장기수 이OO씨가 고령으로 생활이 어려운 것을 알게 되자 간병인 역할을 자처했다. 이씨는 이듬해 북송됐다.
그런데 1995년 조씨는 파독간호사 출신 재독교포로부터 이씨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연락을 전달받았다. 이후 1995년 8월 독일→일본→중국을 거쳐 북경에서 북한 대사관 직원의 도움을 받아 8월 10일 평양에 도착했다
조씨는 당시 민족통일대축전 결의대회에 참석해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동 동상을 향해 인사를 하고, 김일성과 김정일을 찬양하는 각종 행사에서 박수를 쳤다. 또한 참석자들과 함께 “위대한 수령 김일성 유훈인 90년대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 투쟁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조씨는 특히 김일성 시신이 보관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을 방문해 김일성 시신을 참배했다. 여기서도 방명록에 “민족의 태양이신 김일성 주석의 유지를 받들어 90년대 통일 위업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라고 작성했다.
이렇게 25일가량 북한에 머문 조씨는 독일을 거쳐 입국했다. 이에 검찰은 “조씨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동조했다”며 국가보안법위반(잠입ㆍ탈출, 찬양ㆍ고무, 회합ㆍ통신 등)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인 2013년 7월 조씨에게 잠입ㆍ탈출, 회합ㆍ통신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금수산기념궁전 참배행위도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금수산기념궁전 방문시 방명록 기재로 의한 국가보안법위반(찬양ㆍ고무), 만경대 방문 및 발언으로 인한 찬양ㆍ고무 등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행위에 대해서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검사가 대법원에 상고했다. (2013도12276)
대법원 제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29일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일성 시신에 참배한 조씨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금수산기념궁전 참배행위를 포함한 피고인의 일련의 행위는 노동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북한의 선전활동에 이용됐는데, 피고인은 자신이 참석하는 행사의 정치적 성격 및 규모 등에 비춰 자신의 행위가 북한의 선전ㆍ선동 활동에 이용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참배했다는 금수산기념궁전은 반국가단체의 수괴였던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곳으로 북한이 이 시설에 부여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봐 그에 대한 참배행위는 망인의 명복을 비는 단순한 가치중립적인 의례행위로 용인될 수 있는 범주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피고인은 김일성 동상 앞에 다른 참석자들과 도열해 동상을 향해 인사를 하고 그들과 함께 ‘위대한 수령 김일성 유훈인 90년대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 투쟁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해 적극적으로 북한의 활동에 동종하기도 했는데, 금수산기념궁전 참배행위는 이런 동조행위 직후에 이뤄진 것으로 일련의 동조행위로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피고인이 방북한 1995년 당시의 남북관계 및 시대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를 종합하면, 피고인이 방북 이후 북한의 선전ㆍ선동 등 활동에 동조하는 행위를 지속하면서 북한의 체제 선전 수단으로 활용되는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참배한 행위는 결국 북한의 활동에 대해 찬양ㆍ선전과 같이 평가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호응ㆍ가세한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를 무죄로 판단한 것은 국가보안법의 동조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따라서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으로 환송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김일성 금수산기념궁전 참배는 찬양ㆍ고무
금수산기년궁전은 체제 선전 수단으로 활용…참배는 북한 찬양ㆍ선전과 같은 것 기사입력:2014-01-29 14: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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