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주말에 외박을 나가 자기 집에서 결혼을 전제로 사귀던 여자 친구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퇴학당한 육사생도가 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퇴학처분은 위법해 취소하라”는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육군사관학교는 대법원에 상고한다는 입장이다.
육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였던 A씨는 졸업 및 소위 임관 한 학기를 남기고 2012년 11월 퇴학처분을 받았다. 법률대리인은 “A씨는 표창장까지 받고 훈육관도 인정할 정도로 동기와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아주 모범적인 생도인데, 이 문제로 장래가 불투명해졌고, 아주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하루 빨리 육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A씨는 법률구조공단에 손을 내밀었다. 법률구조공단 소속 김정선 변호사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A씨는 항소심 판결이 나오면 다시 육사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상고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어서 상당히 실망도 크다”고 전했다.
법률대리인 김정선 변호사는 “퇴학처분이 나온 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고 외부와 연락을 끊고 조용히 지내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 본인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비해서 육사 측에서 지나치게 가혹하게 하는 것도 섭섭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자 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김 변호사는 “집안에서 인정하는 관계로서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사귀고 있었고, 육사 4학년 2학기 축제 때도 참석했기 때문에 사실 육사 내 훈육관도 잘 아는 그런 정도의 여자친구”라고 설명했다.
제보와 관련, 김 변호사는 “육사생들은 기숙사생활을 하는데 주말에 외출ㆍ외박을 나온다. A씨는 집이 지방이기 때문에 어머니가 친구 집 옥탑방을 하나 얻어줬다. A씨가 주말에 쉴 수도 있고, 어머니가 서울에 올라왔을 때 이용할 수도 있는 목적이었다”며 “그런데 정복을 입은 육사생도가 여자 친구와 원룸에 출입을 한다는 제보를 익명으로 했다. 그래서 제보의 순수성ㆍ진정성에 대해 상당히 의심이 가는 상황”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퇴학 이유에 대해 김 변호사는 “(육사는) 학칙위반 사실을 양심에 따라서 보고했어야 되는데 그걸 이행하지 않았다, 이런 것도 징계사유로서 주장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징계 사유로서 삼고 있는 건 여자친구와의 성관계”라고 지목했다.
김 변호사는 “성관계 자체가 도덕적 한계를 위반하는 행위라는 그런 의미로 학칙에 규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1ㆍ2심 판결이 위헌적일 수 있다, 도덕적 한계를 넘지 않는 성관계까지 규제하는 건 과잉금지로서 헌법상의 여러 가지 기본권을 제한하는 그러한 위헌성이 있다고 판시했다”고 법원 판단을 통해 육사를 지적했다.
육사 측에서 “적발이 안 됐으면 몰라도 적발이 되고 사회적 물의까지 빚지 않았느냐, 언론에 보도까지 돼 육사의 품위를 훼손시켰다. 징계할 수밖에 없다”라는 취지로 밝힌 것에 대해서도, 김 변호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변호사는 “제재를 해야 된다는 것이 육사생도로서의 자긍심이라든가 명예심을 고취하는 어떤 요소라고 주장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적발이 안 돼서 퇴학을 안 당하는데 본인만 적발이 돼서 퇴학 처분까지 당한다면 누가 그걸 수긍하겠습니까? 그렇다고 적발되지 않은 사람들이 자긍심이 생길 리도 없다”고 비판했다.
방송 제작진은 육사 측에도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김현정 진행자가 “정복을 입고 미혼의 육사생도가 미혼 여성과 함께 집에 들어갔다, 이 자체가 품위를 손상시킨 건 아니냐”라고 육사를 대신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육사생도가 정복을 입고 유흥가가 아닌 자기 집에 여자친구와 한 달에 한두 번 출입을 했다. 조선시대면 모르지만 현재 성 관념에 비춰볼 때 그 누구도 이걸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사실 품위손상이라는 것은 성폭력, 간통처럼 불법을 자행하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동을 했을 때 품위가 손상이 되는 것이지 집안에서 인정하는,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사귀는 여자친구와 자기 집에 출입을 했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육사에서 대법원에 상고를 한다는 입장과 관련, 김 변호사는 “지금 1심과 2심에서 나온 판결기조가 대법원 가서도 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승소를 자신했다.
다만 “육사 복귀가 원하는 바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다면 손해배상까지 거론을 하지는 않겠지만, 이게 상당히 장기화해서 벌써 1년이 넘었는데, 상고해서 대법원 판결로 가는 경우는 무척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렇게 본인의 인생에 아주 막대한 지장이 초래되는 경우 손해배상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손해배상 소송 가능성을 내비쳤다.
육사가 대법원에 상고하지 말고, 하루빨리 A씨의 퇴학처분을 취소해 복귀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라는 당부와 압박으로 볼 수 있다.
김정선 변호사는 “A씨는 경제적으로 넉넉한 집안도 아닌데 굉장히 성실하고 집안에서도 아주 훌륭한 아들”이라며 “또 중대장까지 하고 표창장까지 받고, 훈육관은 소견서에 ‘이 문제가 아니라면 동기생이나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라고 쓸 정도의 아주 모범적인 생도인데, 이 문제로 장래가 불투명해졌고, 아주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 법원 “퇴학처분은 징계재량권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해 취소해야”
한편,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11부(재판장 문준필 부장판사) 작년 7월 육군사관학교에서 퇴학 처분 당한 A씨가 육군사관학교 교장을 상대로 낸 퇴학처분취소 청구소송(2013구합2426)에서 “피고가 2012년 11월 원고에게 한 퇴학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므로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생도의 성행위와 사랑이 성군기를 문란하게 하고,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을 해치는 정도에 이른다면, 성군기 확립 및 사회의 건전한 풍속 유지를 위해 제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나, 이런 정도에 이르지 않은 생도의 성행위와 사랑까지 제재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일반적 행동자유권,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형해화하므로, 법익균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는 사이인 점, 쌍방의 동의하에 영외에서 동침하고 성관계를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동침 및 성관계는 개인의 내밀한 자유 영역에 속할 뿐 성군기를 문란하게 하거나 사회의 건전한 풍속을 해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양심보고 불이행을 제재의 대상으로 삼게 되면, 선과 악의 범주에 관한 진지한 윤리적 결정을 위한 고민 끝에 어쩔 수 없이 양심보고를 할 경우 내면적으로 구축된 인간양심이 왜곡・굴절되므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양심보고 불이행을 징계사유로 삼을 경우 양심의 자유의 헌법에 위반되기에, 양심보고 불이행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가 생도생활을 성실히 한 점, 졸업 및 임관이 얼마 남지 않은 점, 퇴학처분은 징계양정 중 가장 무거운 처분인 점, 퇴학될 경우 현역으로 입영되는 점, 교육운영위원회는 퇴학이 아닌 중징계를 의결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퇴학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육군사관학교가 항소했으나, 최근 서울고법 제3행정부(재판장 이태종 부장판사)는 A씨의 손을 들어준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러자 육군사관학교는 대법원에 상고한다는 입장을 밝혀 사건은 장기화 될 전망이다.
◆ 무슨 일 있었길래?
법원에 따르면 육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인 A씨는 2012년 11월 졸업 및 소위 임관 한 학기를 남기고 퇴학처분을 받았다.
주말에 외박할 당시 원룸에서 여자친구를 만나 사실상 동거생활을 하며 수차례 성관계를 가져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고, 또한 자발적으로 양심보고를 하지 않아 정직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퇴학 이유였다.
A씨는 2012년 1월경 어머님 명의로 원룸을 얻은 뒤 주말마다 외박을 나가 원룸에서 여자친구와 생활하며 성관계를 가졌다. 그러다 “외박 시 이성친구와 함께 원룸에 출입하는 사관생도가 있다”는 민간인의 제보로 적발됐다.
육사는 ‘3금 제도(금주・금연・금혼)’ 위반자를 징계하고 있고, 또 이 규정을 위반했을 때는 자발적으로 양심보고를 하고 자율적으로 벌칙을 정해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고 있다.
생도대 훈육위원회는 “A생도가 승인되지 않은 원룸 계약 및 운영, 여자친구와의 주말 동숙 및 성관계, 양심보고 미실시 등은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하며, 엄정한 기강확립과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한다”며 퇴학으로 의결했다.
반면 교육위원회는 “A생도가 규정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나, 반드시 퇴학조치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었고, 3금(禁)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3금 중 금혼 관련 규정의 모호성 등에 대한 다수 의견이 있었다”며 “퇴학시키지 않고, 중징계하기로 한다”고 의결한 심의결과를 육군사관학교 교장에 건의했다.
육군사관학교 생도생활예규에는 사관생도는 도덕적 한계(성관계, 성희롱, 성추행, 남녀간의 동침, 임신, 동거)를 위반하는 행위는 성군기 위반행위로 강력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동침 및 성관계 금지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교육위원회의 건의와는 달리 육군사관학교 교장은 A생도에 대해 퇴학 처분을 내렸다. 사관학교 졸업과 소위 임관을 앞두고 있던 A씨에게는 날벼락이었다. 게다가 A씨는 모범적이고 헌신적인 지휘근무로 육군사관학교 교장 및 생도대장의 표창을 받은 모범생도였다.
이에 A씨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었고 서로 동의하에 영외에서 성관계를 했기에 퇴학 처분은 부당하다”며 2013년 1월 소송을 냈다.
[로이슈 = 신종철 기자 / sky@lawissue.co.kr ]
성관계로 퇴학 모범 육사생도 승소했으나 장래 불투명
육군사관학교 대법원에 상고…1학기 남긴 생도 “항소심 나오면 복귀 기대했는데 실망…육사 가혹해” 기사입력:2014-01-03 14: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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