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4일 “경찰의 민주노총 강제침탈은 명백히 위법”이라고 규탄하면서 특히 “노동자와 시민들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공안탄압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찰의 위법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민변(회장 장주영)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박근혜 정권은 2013년 12월 22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을 체포한다는 명목으로 경찰관 약 5000여명을 동원해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경향신문사 본관 건물을 봉쇄하고,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들의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압수ㆍ수색영장도 없이 체포영장 집행에 항의하는 조합원과 시민들이 바로 뒤에 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의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망치로 유리문을 깨부순 다음 조합원과 시민들 약 140여명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했다”고 규탄했다.

민변은 “나아가 경찰은 조합원과 시민들에 대해 적법하게 집회장소가 이루어진 경향신문사 앞 인도에 접근하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해 집회를 방해했고, 그 후 경찰은 건물 내에 진입해 민주노총 사무실을 샅샅이 뒤졌으나, 철도노조 위원장은 민주노총 사무실에 없었다”며 “이런 경찰의 민주노총 강제침탈은 명백히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위법성을 조목조목 짚었다.

첫째, 영장주의 위반이라는 것이다.

경찰은 형사소송법 제216조를 근거로 압수ㆍ수색영장 없이도 유리문을 부수고 건물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변은 “이는 실정법의 명문을 벗어난 자의적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며 “현행 형사소송법은 체포영장의 집행에 구속영장의 집행에 관한 규정을 모두 준용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준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체포영장 집행과정에 구속영장 집행의 방법을 준용하는 근거규정인 형사소송법 제200조의6은 “압수ㆍ수색영장의 집행에 있어 건정(잠금장치)을 열거나 개봉 기타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는 규정(형사소송법 제138조 및 제120조)을 준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민변은 “이는 형사소송법이 수사기관에 의한 강제처분의 범위에 관해 구속영장에 의한 경우와 체포영장에 의한 경우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는 것으로서, 구속영장은 도주 또는 증거인멸 우려 등의 구속사유가 소명되어야 비로소 발부되나, 체포영장은 출석요구 불응하거나 또는 불응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발부되는 점에 기인한다”고 환기시켰다.

또 “나아가 경찰이 철도노조 지도부가 건물에 없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도 건물에 진입해 체포를 시도한 행위는 체포영장의 적법한 집행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둘째, 강제수사 비례의 원칙 위반이라는 것이다.

민변은 “2007년 6월 서울고등법원 판례(2006나68348)에서도 설시돼 있는 바와 같이, 형사소송법 제216조에 따라 압수ㆍ수색 영장 없이 압수ㆍ수색을 하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압수ㆍ수색 집행시 그 전 과정은 필요 최소한도로 실시해야 하며, 주거 및 사무실의 평온을 유지하고 온건한 방법으로 실시해야 한다”며 “그러나 경찰은 건물 출입문을 부수고 침입했을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사무실 일대의 평온을 심대히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셋째, 경찰행정 비례의 원칙 위반이라는 것이다.

민변은 “경찰권의 발동은 사회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해 참을 수 없는 위해(危害) 또는 위해 발생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최소한도의 범위 내에 국한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소수의 인원을 체포하기 위해 그 수백 배에 달하는 경찰력을 동원했을 뿐만 아니라 언론사 소유 건물에 난입했고, 그 일대 교통을 절대적으로 통제했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이상과 같이 영장주의 등을 위배한 경찰의 공권력 행사는 범죄에 해당한다. 더구나 막대한 경찰력을 투입한 작전이 부정확한 정보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은 이번 민주노총 침탈이 마구잡이식 공안탄압의 일환이었음을 능히 짐작케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위법한 민주노총 강제진입을 강력히 규탄하며, 노동자와 시민들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공안탄압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