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유신에 대해서도 많은 평가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아버지(박정희)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그렇게까지 하시면서 나라를 위해서 노심초사했다. 그 말 속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말이다. 그는 1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군사정변’과 ‘유신’에 대해 박 후보는 “우리 현대사는 압축적인 발전의 역사였지만 그 과정에서 때로는 굴절도 있었고 그림자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성과는 계승해서 발전시키고 또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는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면서 미래로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신에 대해서도 많은 평가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아버지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그렇게까지 하시면서 나라를 위해서 노심초사했다. 그 말 속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아버지를 옹호했다.

박 후보는 이어 “아버지 3주기 때 어느 재미작가가 아버지에 대해서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한반도가 박 대통령을 만들어간 방법과 또 박 대통령이 한반도를 만들어간 방법,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해야만 바른 평가가 나온다’고 썼다”며 “저는 그 글이 많이 생각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거듭 “이렇게 다양한 평가가 있기 때문에 이제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된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당시에 피해를 입으신 분들 또 고초를 겪으신 분들에 대해선 딸로서 제가 이렇게 사과를 드리고 또 우리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제가 노력해나가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일부 사과하는 모습도 보였다.

손석희 진행자가 “박근혜 후보는 ‘5.16과 유신은 어쩔 수 없다’라는 입장이냐”라는 확인 질문에 박 후보는 “그러니까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된다고 생각한다. 5.16 같은 경우도 그 당시 상황을 봤을 때 내가 만약에 그때에 지도자였다면 어떤 선택이나 판단을 했을까, 이런 것을 생각하면서 객관적으로 봐야 되지 않나, 그러니까 그게 몇 십 년 전의 역사이기 때문에 지금도 논란이 있고 또 다양한 생각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역사가 객관적으로 판단을 해나가지 않겠는가, 그건 역사의 몫이고 또 국민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손 진행자가 “유신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라고 얘기하는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 대해서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박 후보는 “그 부분에 대해선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되지 않겠는가, 그런 답을 제가 한번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인혁당 사건은 박정희 정권 당시 대표적인 ‘사법살인’으로 꼽힌다.

“박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사람들이야말로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후보 자신이 끊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고 생각은 안 해 봤느냐”라는 질문에 박 후보는 “물론 저희 아버지니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15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제 나름대로 끊임없이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왔다고 생각을 한다”며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지금의 시대에 우리에게 주어진 일, 사명에 대해서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야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대선기획단의 정준길 공보위원이 금태섭 변호사한테 전화해서 안철수 교수의 뇌물과 여자문제를 지적하면서 불출마를 협박하고 종용했다는 파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후보는 먼저 “아무리 가까운 친구사이라도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더 주의를 했어야 했다”면서도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친구사이 전화통화를 너무 침소봉대 해가지고 그게 뭐 사찰이니 협박이니 이렇게 공방을 벌이는 것도 저는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 하루하루 참 힘들게 보내는 국민들이 많은데 이런 삶의 문제를 해결할 정책을 가지고 경쟁하는 대선이 돼야 되는데, 자꾸 이런 식의 정치공방, 네거티브 같은 게 중심이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더 이상 이런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정치권이 정말 좋은 정책으로 경쟁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안철수 원장 측을 겨냥했다.

박 후보는 또 “한쪽에서 신중치 못한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이건 친구끼리 한 얘기인데 이걸 가지고 이렇게 확대해석하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정치권에서 좀 좋지 않은 것 아닙니까? 이런 정치인은 구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폭로 기자회견을 가진 금태섭 변호사를 지목해 비판했다.

‘과거 안철수 교수 관련 사건을 직접 수사했던 정준길 전 검사를 공보위원을 앉힌 것 자체가 어떤 특정한 역할(안철수 원장 검증)을 맡긴 게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 박 후보는 “그런 것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고, 또 저도 네거티브를 하도 많이 당해서 제가 한번은 멘붕이 올 지경이라고 얘기한 적도 있다”며 “제가 알기론 당내에서 그런 역할을 맡아서 하는 사람은 없다”고 일축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안철수 원장을 본격 검증할 수 있는 기회도 되니까 국정조사를 하자는 의견도 나온 것 같은데 국정조사에 대해 반대하느냐라는 질문에 박 후보는 “당내에 여러 분이 있어 조금 통일이 안 된 어떤 개인 생각을 얘기한 것 같다”며 “당 지도부는 출마도 안한 분이고, 친구끼리 주고받았다는 걸 갖고 국정조사를 하느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수첩공주’라는 별명에 대해 박 후보는 “저는 그 별명이 싫지 않다. 사실은 저를 공격하기 위해서 만든 건데 저는 항상 기록을 위해서 수첩을 가지고 다닌다”며 “수첩은 제가 국민들하고 소통하는 수단도 되고 또 민생을 챙기는 소중한 도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꼭 갖고 다니면서 기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