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신영철 대법관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한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의 대법원 정문 앞 1인 시위가 100일 간의 투쟁을 일단락하고, 전방위 투쟁을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법원행정처가 노사실무협의회를 미끼로 법원노조에 1인 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회유와 협박을 한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8일로 100번째 1인시위를 진행한 오병욱 위원장 법원노조는 작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집회 사건에서 당시 신영철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촛불사건 몰아주기 배당 등으로 파문이 확산되자 지난 4월8일부터 대법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해 왔다.
1인 시위는 법원이 문을 열지 않는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진행됐고, 100일째를 맞는 8월27일 대법원 정문 앞에서 ‘신영철 대법관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5개월여에 가까운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4월의 경우 법원노조 전국 각 지부에서 1인 시위를 동시에 진행했고, 이후 지부의 경우 ‘신영철 대법관 사퇴 촉구’ 플래카드를 내거는 것으로 대체하며 대법원 정문 앞 1인 시위로 일원화했다.
1인 시위는 오병욱 위원장, 현성훈 사무총장, 강동만 사무처장 등 법원노조 집행부를 필두로 박장순 서울지역본부장, 양윤석 서울중앙지법 지부장 등 전국의 각 지부장이 돌아가며 진행했고, 참여인원은 30여명에 달했다.
법원노조 현성훈 사무총장은 “신영철 대법관이 버티기로 일관해 신 대법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플래카드의 색이 빛바랠 정도였다”고 비꼬았다.
법원노조는 앞으로의 투쟁 방향에 대해 법정투쟁, 국정감사를 통한 투쟁, 그리고 나아가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할 뜻을 밝혀 신 대법관 퇴진을 위한 제2라운드를 예고했다.
◆ 기자회견 “신 대법관 재판권 침해 사례는 사법사에 오점”
법원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월23일 언론보도로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 시 행한 촛불사건과 관련한 재판권 개입이 만천하에 드러나 법원가족과 국민들의 가슴을 허망하게 만들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이후 개최된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재판에 관여했다고 볼 소지가 있지만, 징계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는 이해할 수 없는 결론을 내렸고, 이 결론이 나오자 전국의 판사들은 판사회의를 통해 이성적인 집단항의를 발표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고 규탄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현성훈 사무총장(가운데)
법원노조는 “법원 내부로부터의 사법관료화를 끊기 위해 3보1배 등 다양하고 끈질긴 투쟁을 해 왔다”며 “사법관료화를 끊는 첫 단초이자 재판관 독립을 위한 큰 물줄기를 만들고자 신영철 대법관 사퇴를 위한 대법원 앞 1인 시위를 지난 4월8일부터 지금까지 진행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로 1인 시위가 100일을 맞이했는데, 신영철 대법관은 국민들의 질시와 법원가족들의 단호한 외침을 외면하고 최고심인 상고심 재판을 하며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신영철 대법관은 지금이라도 국민들께 엄숙히 사과하고 대법관 사퇴서를 제출해야 할 것이고, 또한 대법원은 신 대법관의 재판권 침해 사례를 법원의 도도한 사법 60년사에 큰 오점으로 기록하고, 이에 대한 재발방지책을 국민들과 법원가족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노조는 “신영철 대법관의 사퇴 시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법원행정처에서 나온 경비대원들이 채증작업을 벌여 법원노조를 자극하기도 했으나 큰 마찰을 빚지는 않았다.
◆ “사법부 수뇌부는 신 대법관을 빨리 벗어 던져라”
신영철 대법관에게는 사퇴를 촉구하고, 사법부 수뇌부에는 직격탄을 날리는 오병욱 위원장
오병욱 위원장은 기자와 따로 만나 “오늘로 1인 시위가 100일의 방점을 찍었다. 대다수의 법관들은 신 대법관 용퇴의 결단을 촉구했지만 당사자 본인의 의지는 확고한 것 같다”며 “이로 인해 국민들은 사법부에는 상식이 통하지 않고 기본이 없다고 비판한다”고 개탄했다.
그는 “신 대법관에게 사법개혁을 위한 1인 시위 100일을 기점으로 다시 한 번 용퇴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이제 법원노조의 투쟁만이 아니라 모든 시민단체와 민주세력의 연대를 통한 사법개혁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며, 공무원노조 통합 후에 통합공무원 15만 명의 끈질긴 투쟁으로 사법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 위원장은 특히 “사법부 수뇌부는 신 대법관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하루 빨리 벗어 던지기를 바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법원행정처 회유와 협박 있었지만 굴하지 않았다”
강동만 법원노조 사무처장
강동만 사무처장은 “1인 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법원행정처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지만 절대로 굴하지 않았다”고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그 일례로 작년에 법원노조와 법원행정처가 단체협약을 체결했는데 그 내용 중에 1년에 3번 노사실무협의회를 열기로 했는데, 법원행정처는 1인 시위 중단하면 노사실무 협의를 해 주겠다고 계속 요구해 왔다. 우리는 왜 그걸 연계시키느냐고 따졌고, 그 요구에 굴하지도 않았다”고 법원행정처를 비난했다.
향후 대응 방안과 관련, 강 사무처장은 “촛불 사건 재판 개입에 관한 사건배당부 정보공개 청구를 했는데 거부돼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정투쟁을 통해 신 대법관의 재판개입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배당부는 촛불사건 몰아주기 배당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올해 대법원 국정감사를 실시하는 과정 속에서 사회단체와 국회의원들하고 연대해서 분명히 이 부분을 명백하게 지적하고 밝힐 것이며 퇴진 운동을 계속 전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1인 시위를 중단한다 하더라도 다른 투쟁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앞서 말한 국정감사와 법정투쟁인데 재판을 통해 밝힐 것이고, 또 하나 계획하고 있는 것은 전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신 대법관 퇴진 운동을 위한 2라운드를 예고했다.
◆ “신영철 대법관 도저히 상식적인 사람이 아니다”
박장순 서울지역본부장은 “신영철 대법관이 상식적으로 법관이라고 할 수 없다”며 “최고위 법관이 스스로 자기 본분의 도리를 저버리는 행위를 해 놓고도 버젓이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보통사람의 시각으로 보더라도 도저히 상식적인 사람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 본부장은 “사퇴 여부는 본인의 의사에 달려 있겠지만 신 대법관은 법원 내부는 물론 외부로부터도 법관 자격이 없다고 규정됐다”며 “신 대법관이 사퇴하지 않는 것으로 인해 차후에는 대법원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을 섬기는 대법원이라는 표어가 무색할 정도다. 앞으로 법원노조는 완전한 사법개혁이 실현될 때까지 국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신영철 대법관 이미 법관 자격 없다…사퇴 끝까지 투쟁”
양윤석 서울중앙지부장 양윤석 서울중앙지부장은 “작년 광우병 쇠고기로 촉발된 촛불집회를 진압하는 것이 현 정권의 중요한 목적이었고, 그러기 위해 경찰과 검찰, 조중동 같은 언론까지 일치단결해 촛불시위를 탄압했는데 알고 보니 그 탄압에 사법부까지 동원됐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사건 몰아주기) 배당으로 조정하고, 형사단독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하고, 심지어 헌법재판소장까지 만나고 다니며 부당한 재판개입을 자행했던 것”이라며 신영철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을 겨냥했다.
양 지부장은 “이러한 행위들이 본인의 소신이던, 아니면 대법관이 되기 위해 정권에 충성한 것이던 간에 신영철 대법관은 이미 법관의 자격이 없다”며, “대법관의 생명인 ‘공정성’에 치명적 흠결이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까지 사퇴 촉구 투쟁을 하고 있는데, 신영철 대법관이 사법부에 남아 있는 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올라갈 수 없다”며 “신영철 대법관은 당연히 사퇴해야 되고, 임명권자도 같이 물러나야 된다. 신영철 대법관 사퇴를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단독]법원노조에 회유와 협박한 법원행정처
대법원 정문 앞 1인 시위 100일 일단락…사퇴 촉구 제2라운드 기사입력:2009-08-27 16: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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