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전환 요구하다 영창간 전경…대통령에 편지

순자 인용하며,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따를 것 당부 기사입력:2008-06-27 20:00:43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을 진압하며 전투경찰 복무에 회의를 느끼고 육군으로 전환시켜 달라고 요청했다가 15일간의 영창 징계를 받고 있는 전투경찰 이OO(22) 상경이 유치장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친구인 강의석(22·서울대 법대)씨는 서울남대문경찰서에서 이 상경을 면회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님께 보내는 현역 전경의 편지’라는 서한을 받아 27일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편지에서 이 상경은 먼저 “이명박 대통령님, 최근 촛불집회와 육군 전환 요구를 이유로 경찰조직의 괘씸죄에 걸리어 보복성 징계를 당하고 있는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물은 배를 띄우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는 중국 순자의 말을 인용하며 말을 이어갔다.

이 상경은 “국민이 물이라면 이명박 대통령님은 그 물 위에 떠가는 배일 것”이라며 “국민이라는 물은 이명박 정부라는 배를 띄웠지만, 대통령께서 국민이라는 물의 흐름을 거스른다면 곧 세찬 파도나 급류를 만나 국민이라는 물은 이명박 정부라는 배를 뒤집을 것”이라며 국민의 뜻에 따라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세계 어느 나라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국민을 무시한 정부가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은 단 한 순간뿐이고, 국민에게 학정을 서슴지 않은 군주가 잘 돼 가는 일은 없었다”고 역사를 되돌아 볼 것도 주문했다.

이 상경은 “예로부터 명군주는 듣기 좋은 말을 멀리 하고, 듣기 싫은 말을 가까이 한다라는 말도 있다”며 뼈 있는 말을 던졌다.

그는 “당장 대통령님의 주변에서 이명박 정부라는 배를 이끄는 선원들이 아무리 선장인 대통령님께 듣기 좋은 소리를 해도 물의 흐름을 거스르려 하는 것인지 판단하고, 만약 선원들이 물을 거스르려 한다면 듣기 싫은 소리를 할지언정 물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항해하는 유능한 선원들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대통령님, 실용주의도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하기에 필요한 것이고, 국민이 없다면 나라도 없다”며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국가 정체성인 민주주의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라는 내용을 유념하고 또 기억하시어서 앞으로 국민을 위한 명군이 되기를 바란다”고 간청했다.

이 상경은 “지금처럼 부모와 자식, 형제가 다투고 친구가 연행돼 가는 안타까운 현실, 특히 전경인 저에게는 더더욱 가슴 아픈 일일 것”이라며 “배가 물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인 만큼 부디 배가 뒤집히지 않도록 순항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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