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연 12만원의 염가로 25년간 장기 계약한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 23층을 비워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김 전 회장은 힐튼호텔 23층을 한 달에 만원만 주고 사용한 것.
서울중앙지법 제36민사부(재판장 김흥준 부장판사)는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 소유주인 ㈜씨디엘호텔코리아가 이 호텔 23층 펜트하우스(면적 903㎡)를 비워달라며 김우중 전 대우회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을 소유했던 (주)대우개발은 1999년 2월 당시 대우그룹 회장이던 김씨와 호텔 23층을 임대해 주기로 계약했다. 임대차계약기간은 2024년 2월까지로 무려 25년이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임대료가 연간 12만원에 불과했는데, 당시 대우개발의 회장은 김씨의 아내였다.
그런데 김씨는 1999년 10월 출국해 6년 가량 해외 도피생활을 하다가 2005년 6월 귀국했다. 이후 김씨는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간한 법률 위반죄 등으로 기소돼 2006년 11월 서울고법에서 징역 8년 6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 9253억원을 선고받아 확정됐다.
한편 씨디엘호텔코리아는 같은 해 11월 김씨와의 계약을 포함해 대우개발로부터 이 호텔을 사들였다. 당초 대우개발은 김씨가 호텔에서 매년 객실요금과 식음료를 합해 5000만원 이상을 이용해야 한다는 조항을 계약에 포함시켰으나, 호텔 매각 직전 특별협약을 통해 이 조건을 빼버렸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당시 대구그룹 회장이던 피고에게 집무실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개인으로서의 피고에게 당시 집무실 공간에 대한 사실상의 종신무료임차권을 부여한 것으로, 대우그룹 회장이라는 공식적인 직책과는 무관하게 개인에게 재산상 특혜를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대우개발 회장이자 피고의 처는 사실상 무상과 다름없는 염가로 임대료를 책정함으로써 피고에게는 실제 임대료와의 차액 상당의 부당한 이득을 제공한 반면, 대우개발에게는 그만큼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덧붙였다.
또 “그렇다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당시 대우개발 회장의 정당한 경영판단의 범위를 넘어 대우개발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행위에 해당하고, 당시 피고가 대우그룹 회장이었던 점, 당시 대우개발의 회장이 피고의 아내였던 점, 피고가 특별협약의 체결을 통해 호텔 임차권을 유지하려 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는 임대차계약의 체결에 적극 가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따라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대우개발 회장의 배임행위라는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해 무효인 만큼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유자인 원고에ㅔ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힐튼호텔 23층 매월 1만원에 쓴 김우중 방 빼
서울중앙지법, 연 12만원에 25년간 장기 임대차계약 패소 기사입력:2008-06-17 12: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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