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회에서 매섭게 상대방을 몰아치는 시원한 토론으로 어록까지 만들어 내며 ‘전거성’이라는 별명을 얻은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가 최근 성별, 연령, 직업 등을 가리지 않고 참여하는 쇠고기 촛불시위에 대해 헌법 파괴를 거론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사진=전원책 변호사 홈페이지 전 변호사는 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촛불은 촛불로 그쳐야 한다’는 글을 통해 “우리는 보건권보다, 검역주권보다, 국가와 국민의 자존심보다 더 중요한 것을 부수고 있다”며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헌법이 파괴된다. 그건 모든 것을 잃는 길이다”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미국 쇠고기가 이명박 대통령의 목에 걸려 있다. 삼키기엔 국민 여론이 너무 악화되었다. 그렇다고 뱉자니 국가의 체통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고 운을 떼면서 “정부의 속셈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고 수출입업자들의 자율결의로 넘어갔으면 하지만, 그런 얼렁뚱땅이 통하기엔 국민들의 시선이 너무 싸늘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FTA타결로 민심이반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온 뒤 막상 비준동의에는 발을 뺐다”며 “그는 FTA타결만으로 얻을 것은 다 얻은 채 비준동의는 은근슬쩍 이명박 정부에 떠넘기고 봉하마을로 가서 이웃 마을 불구경하 듯 촛불시위를 보고 있다”고 이 대통령의 ‘설거지’ 발언에 동조했다.
적어도 내가 듣기로는 이 문제에 있어서 정권 간에 인수 인계는 없었다. 노무현 정권의 마지막 난제를 인수위의 누구도 챙기지 않은 채 그저 FTA의 비준동의를 부시 정권에서 해치워야 된다는 문제만 대두되었다. 그래서
전 변호사는 “휘발성 높은 이 문제(쇠고기 수입)의 내용도 잘 모른 채 한미정상회담을 서둘렀고 그 시한에 쫓겨 미국에게 백기투항했던 것”이라며 “모두 다 ‘한미관계복원’과 FTA 비준동의라는 성과에 매달려 저지른 실책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CEO적 리더십으로 관료들을 재촉한 대통령에게 ‘아니다’라고 간언한 참모는 없었다”며 “대통령은 인복(人福)이 없었던 것”이라고 대통령과 참모진 모두를 꼬집었다.
전 변호사는 “문제의 첫 단추를 한참 잘못 꿴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잘 몰랐다는 점이 적지 않다’고 했는데, 국민이 먹는 문제에 이만큼 민감한 것을 몰랐다는 것인지, 국민 보건권을 내팽개친 정부에 울화통을 터뜨린 국민의 의식수준을 몰랐다는 것인지 헷갈린다”며 “국민의 눈높이가 낮아 무지몽매하다면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것인지 그저 아리송하기만 하다”고 비꼬았다.
이어 “‘미국 쇠고기는 안전하다. 미국인들이 먹는 쇠고기와 똑같은 쇠고기를 들여와 서민들도 값싸게 쇠고기를 먹게 하겠다’면서 대충 넘어가려던 정부의 태도가 왜 문제였는지를 대통령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고 이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이러니 촛불이 꺼지지 않는다”며 한숨지으며 “이 대통령에게 처음부터 반대했던 ‘진보좌파’는 그렇다 치고, 지난 정권의 이념투쟁에 지쳤던 ‘보수우파’까지 촛불을 들거나 방관하고 있는 이 기막힌 사태의 원인을 아직 짚지 못하는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전 변호사는 “그게 다 좌파가 10년 동안 뿌려놓은 씨앗 때문이라고 치졸한 변명이나 한다면 정말 ‘꼴통’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특유의 직설화법을 구사하며, “촛불을 말릴 우파의 도덕적 우월성은 사라진 지 오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손에는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고 반전을 꾀할 마지막 패가 없다”며 “그렇다고 언제까지 촛불을 방관할 것이냐”고 이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어 “처음 촛불을 들고 여중생들이 모여들 때부터 대통령과 정부는 악수(惡手)를 거듭했다”며 “말 한 마디마다 국민들의 부아를 질렀고, 이제 성난 어른들이 촛불을 든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전 변호사는 “촛불을 그냥 든 것이 아니라 ‘문화제’라는 허울좋은 명분을 넘어 현행법을 무시하고 거리로 나간다”며 “정부가 고시의 관보게재를 연기하고 ‘사실상의 재협상’이라는 항복을 하는데도 ‘못 믿겠다’며 윽박지르는 형국”이라고 촛불시위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현 상황을 “마치 독재를 타도하겠다는 결의로 차 있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 무서운 ‘무법(無法)’이 거리를 휩쓰는데도 명색이 지식인이라는 자들은 입을 닫고 있다”며 “대통령이 저리 미운 것이 아니라면, 민중의 분노가 두려운 것이냐”며 지식인들이 나서 촛불을 꺼야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전 변호사는 “우리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제일의 명제는 ‘자유민주주의’”라며 “30개월이 넘는 미국 쇠고기를 먹지 않을 자유보다, 몇 만 배 더 소중한 명제”라고 말했다.
이어 “광우병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보다, 대통령을 미워할 권리보다 훨씬 더 소중한 명제”라고 덧붙였다.
그는“과연 지금의 촛불은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국민들의 저항 행위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대통령이 헌법을 무시하고 파괴한 만행을 저질러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국민들이 길거리로 나와 정부와 대통령의 무력화(無力化)를 기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촛불이 거리를 점령하는데도 이를 눈감는다면 그것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민중독재(民衆獨裁)를 용인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의 명분으로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이상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변호사는 “앞으로 무슨 일이든 불만을 가진 이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갈 것이고, 민중의 힘으로 국정을 재단하려는 유혹에 끝없이 빠져들 것”이라며 “촛불은, 문화제의 촛불로 그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원책 변호사 “촛불 멈추지 않으면 헌법 파괴”
이명박 정부 실정 질타…촛불시위문화 부정적 시각 표출 기사입력:2008-06-05 21: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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