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오빠 아기 훔친 우울증 30대 주부…법원 선처

우울증 치료 등 정상 참작해…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기사입력:2008-05-29 11:22:09
유산한 아이를 떠올리며 아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친오빠 아기를 몰래 데리고 나온 뒤 파출소 인근에 버린 30대 주부에게 법원이 여러 정상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홍OO(33·여)씨는 지난해 8월 아이를 유산했다가 다시 임신했으나, 우울증 때문에 임신을 지속할 수 없어 지난 1월4일 낙태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홍씨는 계속 불안감과 우울감 그리고 죄책감 등으로 수면장애 등의 증상이 있어 약물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러던 중 홍씨는 자신의 친오빠 아들(14개월)을 보자 첫 번째 유산한 아이를 떠올린 나머지 오빠의 아들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이에 홍씨는 지난 3월13일 서울 둔촌동 오빠의 집에서 자신이 먹던 우울증 약을 커피에 희석시켜 오빠의 부인인 올케언니에게 마시게 해 의식을 잃게 한 후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하지만 아이를 데리고 나온 홍씨는 자신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음을 깨닫자, 아이를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의 파출소 인근에 내려놓고 그냥 집으로 갔다.

이로 인해 홍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약취·유인)로 불구속 기소됐고, 서울동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조현일 부장판사)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초범인 점, 피해자를 파출소 근처에 유기해 피해자가 무사히 돌아오게 된 점, 피해자의 부모가 선처를 바라고 있는 점, 피고인은 현재 우울증의 치료를 위해 입원중이고, 치료가 끝나면 곧 돌봐야 할 어린 딸이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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