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후 교통사고 낸 택시기사 면허취소 정당

전주지법 “택시기사가 음주운전 한 사실만으로 제재 필요성 커” 기사입력:2008-05-22 10:45:34
택시기사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경우 운전면허취소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개인택시기사 조OO(50)씨는 지난해 2월26일 자신의 택시를 운전해 전주시 호성동에 있는 모 아파트 입구 삼거리에서 유턴하기 위해 차로를 변경하다가 A씨의 차량을 들이받았다.

A씨는 이 사고로 머리와 이마가 찢어져 봉합술을 받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고, 차량수리비로 150만원이 나왔다.

이후 교통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조씨는 음주운전 혐의가 적발돼 음주측정을 받은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95%로 나타났다. 조씨는 운전에 앞서 친구와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다치게 했다는 이유로 조씨의 운전면허를 취소했다.

그러자 조씨는 운전면허 취소처분에 불복해 경찰청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가 기각 당하자 “교통사고 전력이 없고 피해자와도 합의했으므로 운전면허 취소처분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특히 조씨는 “5900만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처와 이혼한 후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취업하지 못한 딸과 군복무 중인 아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 운전면허가 취소되면 생계유지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법원이 판단은 엄격했다. 전주지법 행정부(재판장 정일연 부장판사)는 조씨가 전북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오늘날 자동차가 대중적인 교통수단이고 운전면허가 대량으로 발급돼 교통상황이 날로 혼잡해져 감에 따라 교통법규를 엄격히 지켜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고, 특히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빈번하고 그 결과가 참혹한 경우가 많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할 공익상의 필요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음주운전을 이유로 운전면허의 취소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와는 달리 취소로 인해 입게 될 당사자의 불이익보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해야 하는 일반 예방적 측면이 더욱 강조돼야 하고, 특히 운전자가 자동차 운전을 업으로 삼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더 그러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고는 택시기사로서 승객의 안전을 도모하고 교통사고를 방지하며 대중교통질서의 확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할 고도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야간에 술을 마시고 택시를 운전해 교통사고 발생의 위험성을 높임으로써 주의의무를 현저히 다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설령 음주 후 곧바로 귀가할 목적으로 운전했더라도 귀가 도중 승객을 탑승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으므로, 택시기사로서 야간에 음주 후 택시를 운전했다는 점만으로도 일반인의 음주운전에 비해 그 제재의 필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원고는 음주운전에서 더 나아가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그 사고로 인해 타인에게 상해를 입히고 재산상 손해를 가했으므로 그 제재의 필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를 종합해 보면 원고가 개인택시 영업을 가족생계 수단으로 삼고 있고,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운전면허가 취소되면 경제적 형편이 악화될 것이라고 해도 원전면허 취소로 입게 되는 개인적 불이익보다 운전면허를 취소함으로써 달성해야 할 공익상의 필요성이 더 크므로 운전면허 취소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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