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을 가져오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78세의 노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50대에게 항소심 법원이 1심 형량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하며 엄벌했다.
최OO(54)씨는 지난해 7월14일 새벽 4시까지 주점에서 술을 마셨으나 술값을 지불하지 못해 어머니인 A(78)씨에게 술값을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이에 화가 난 최씨는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머리채를 잡아 뒤로 젖혀 넘어뜨린 후 발로 수회 걷어차고 주먹으로 온 몸을 때려 다발성 늑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혔다.
얼마나 심하게 맞았던지 최씨의 어머니는 이날 오전 9시경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1심인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대성 부장판사)는 지난 2월14일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범행은 노령의 어머니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비윤리적이고 패륜적인 행동일 뿐만 아니라 범행 결과도 참혹해 그에 상응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양극성 장애로 1997년도 이후 줄곧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아오던 중 주취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의 형제들이 선처해 줄 것을 바라고 있는 점,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누구보다도 자신의 범행으로 평생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최씨는 “당시 양극성 장애 및 술에 취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으므로, 1심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반면 검사도 “1심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심상철 부장판사)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지난 1일 징역 3년6월을 선고하며 엄벌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피고인이 범행 당시 양극성 장애와 술에 취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던 점, 피고인에게 폭력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의 형제들 중 일부가 선처를 바라고 있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자신의 어머니를 마구 때려 다발성 늑골 골절 등의 상해를 가하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서 범행결과가 매우 중대하고 죄질이 극히 불량한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범행 이후 미국으로 도주한 점 등을 종합하면 1심 형량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노모 때려 숨지게 한 50대…항소심 뿔난 이유
서울고법 “죄질 극히 불량한데 범행 후 도피까지 해” 기사입력:2008-05-14 13: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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