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가 횡단보도에서 7∼8m 떨어진 차로에서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했더라도 보행신호에 맞춰 길을 건넜으면 횡단보도를 이용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김OO(28·여)씨는 2005년 11월19일 오후 7시경 화성시 남양면 남양농협 앞 교차로 편도 2차로 도로에서 보행신호가 켜진 것을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그런데 이 때 정OO씨가 운전하던 렉카 차량이 정지신호를 받자 중앙선을 넘어 반대 차로로 진행하다가 김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김씨는 다리 골절상 등을 입어 병원에서 석 달 가량 입원치료를 받았다.
사고를 당한 김씨는 자신의 주소지 관할인 전주지법에 정씨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를 상대로 1억 1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그런데 문제는 김씨가 횡단보도에서 약 7∼8m 벗어나 길을 건너고 있었던 것. 당시 김씨는 횡단보도에 버스가 있어 버스 뒤편으로 도로를 건너다 사고를 당했다.
연합회 측도 이점에 주안점을 두고 “김씨가 횡단보도가 아닌 곳으로 도로를 건너며 버스 뒤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중과실이 있다”며 맞섰다.
하지만 전주지법 민사1단독 김상연 판사는 지난 2일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200만원과 치료비 등으로 7286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버스 뒤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원고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나, 사고 지점은 횡단보도에서 7∼8m 떨어진 곳으로 횡단보도의 신호가 미치는 범위 내이며, 정씨가 신호를 지키고 전방주시를 제대로 했다면 적어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따라서 피고는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다만 “원고가 보행신호만을 믿고 횡단보도에서 7∼8m 벗어나 도로를 횡단한 과실이 있고, 이런 과실은 사고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기여한 것이므로 원고의 과실비율도 20%인 만큼, 피고의 책임비율을 8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횡단보도 밖에서 건너다 사고나면 책임은?
김상연 판사 “횡단보도 7∼8m 밖도 횡단보도로 봐야” 기사입력:2008-05-13 1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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