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패션모델로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이른바 ‘정년’은 만 35세까지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003년 슈퍼모델에 선발된 A양은 18세이던 2004년 8월9일 여행패션 화보촬영을 위해 인천 강화도에 갔다. 화보촬영에는 총괄진행자 정OO(31)씨와 사진작가 신OO(41)씨 등 6명의 스태프가 동행했다.
그런데 이날 A양은 바닷가 선착장 끝에 맨발로 서서 촬영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져 뒤로 넘어지면서 바다에 빠져 익사했다. 선착장 끝 부분은 수심 8∼10m 바다로 낭떠러지였다.
이에 A양의 부모가 화보촬영을 의뢰한 여행잡지사와 사진작가, 화보촬영 총괄책임자 및 A양이 전속계약을 체결한 소속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제17민사부(재판장 김영혜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양이 모델로서 활동할 수 있는 나이는 35세까지로 판단된다”며 “피고들은 연대해 원고들에게 2억 125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손해배상액에는 A양의 사망에 따른 위자료 4,000만원과 부모에게 각각 500만원씩 1000만원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화보촬영 총괄진행자와 사진작가는 선착장 부분의 위험성을 인식해 A양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거나 인명구조장비를 준비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고를 예방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한 공동의 과실로 A양이 바다에 빠져 숨지게 한 만큼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양과 소속사가 맺은 전속계약은 고용계약의 성격을 가진다”며 “따라서 사용자인 소속사는 A양이 모델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보호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한 과실이 있는 만큼 소속사도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A양이 화보촬영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마셔 피곤한 상태였고, 또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점을 참작해 피고들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손해배상액. A양의 부모는 모델을 할 수 있는 나이가 60세까지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국모델협회에 등록된 여성 모델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여성모델의 약 94%가 30대 이하이고, 여성 패션모델의 경우 30대 중반까지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따라서 A양이 종사하고 있는 패션모델 직종의 정년은 만 35세까지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A씨가 35세가 되는 해까지는 패션모델로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을 적용하고, 그 후로부터 60세가 되는 해까지는 도시 일용노임 상당의 수입을 적용해 손해액을 산정했다.
여성 패션모델 정년은 언제까지?…법원 “만 35세”
화보촬영 중 숨진 모델 유족에 2억 1250만원 손해배상 기사입력:2008-04-15 19: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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