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자 바지 내린 징병검사는 인격권 침해

국가인권위, 국방부 등에 수치심 최소화 방향 권고 기사입력:2007-08-20 14:26:49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을 바꾼 사람에 대해 징병 신체검사를 할 때 바지를 내리게 해 신체상태를 검사하는 것은 인격권을 침해한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법원에서 호적정정을 허가받아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을 정정한 김OO(29)씨는 병역의무 부과 대상 나이에 해당돼 병역법에 따라 징병신체검사를 받게 됐다.

김씨는 징병신체검사 과정에서 법원결정문과 진단서 등 남성임을 입증하는 충분한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징병 전담의사는 김씨의 바지를 내리게 하며 신체상태를 직접 검사한 것.

결국 김씨는 인격권을 침해한 행위라며 지난 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국방부장관 및 병무청장에게 “여성에서 남성으로 호적상 성별을 정정한 병역 의무자에 대한 징병신체검사 시 수치심 유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징병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인권위는 “진정인 김씨에 대해 신체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 징병신체검사를 실시한 것이 법령을 위반한 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나, 일반적인 병역의무자들과 달리 특수한 병력 및 신체를 가진 진정인에게는 자신의 은밀한 신체부위를 노출하는 것은 상당한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진정인은 법원의 호적정정 허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정신적·신체적 상태에 대해 충분한 입증을 거쳤으리라 예상되는 점 ▲그동안 호적상 성별을 정정해 징병신체검사를 받은 다른 병역의무자들은 법원결정문, 진단서 등을 참조해 판정한 점 ▲CT촬영 등 간접방법으로 신체상태 확인이 가능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진정인에 대한 징병신체검사는 헌법 제10조가 정한 인격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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