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판사 “법원노조가 대법원장까지 난도질”

정진경 부장 정면 비판…법원노조 대응방안 논의 기사입력:2007-05-20 20:59:26
현직 부장판사가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이하 법원노조)에 대해 법원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누리며 자신들의 구미에 맞지 않으면 심지어 대법원장까지 난도질해 버린다고 정면으로 비판해 파장이 예상된다.

▲정진경부장판사

▲정진경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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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법 정진경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법원 내부통신망(코트넷)에 올린 ‘전국의 법원 가족에게 고함’이라는 글에서 “법원 전체를 대립과 투쟁, 분열로 몰아가며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자신들은 민주투사인양 행세하는 소수 극렬 과격분자들과의 투쟁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법원노조를 정조준 했다.

정 부장판사는 “자신들은 억눌리고 착취당하는 약자라고 말하지만 현재 그들은 법원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누리고 있다”며 “국과장이건, 법원장이건, 법원행정처장이건 심지어 대법원장까지도 난도질을 해 버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견이라도 말하려고 하면 폭언으로 막아버리고,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이야기 외에는 누구의 이야기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그들의 비위를 맞추지 않고는 누구도 무사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원 게시판은 법원조직원 모두의 공기인데, 소수의 극렬 조합원이 법원 게시판을 장악하고 같은 조직원이면 무조건 감싸고, 반대하는 목소리는 집단으로 달려들어 난도질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게시판을 들여다보기도 겁난다”며 “이런 현실을 더 이상 방관해서도 용인해서도 안 된다”고 법원행정처에 개선을 요구했다.

정 부장판사는 “다수의 조합원 의사와는 관계없이 법원노조가 과격해진 가장 큰 이유는 법원행정처의 무원칙한 타협 때문”이라며 “법원노조의 소수 과격분자가 발호하는 가장 큰 무기는 법적 근거 없이 법원행정처에 의해 제공된 조합비 일괄공제라는 편의제공임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합비를 노조원들이 매월 수령한 급여 중에서 직접 송금하게 하면 조합의 지도부가 다수의 조합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는 결코 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부장판사는 “(법원노조는) 입만 열면 사법의 민주화와 사법개혁을 외치면서도, 자신들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수구보수 세력이라는 낙인을 찍어 버린다”며 “하지만 그 실상은 철저한 직역이기주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과연 법원노조가 노조원에게 다소 부담이 가는 일 중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보아 개선하려 한 일이 하나라도 있느냐”며 “하나같이 승진자리 확보와 같은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자신들의 부담과는 무관한 로스쿨도입 등의 추상적인 사법개혁이었다”고 비판했다.

정 부장판사는 “소수자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법원에 근무하면서 법원의 역할과 판사의 입장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여론에 영합해 법원을 공격하고 자신들의 이익추구에만 혈안이 돼 있는 법원노조를 과연 언제까지 용인해야 하느냐”고 법원행정처를 겨냥했다.

그는 “이제는 거대 세력이 돼버린 법원노조와 맞서 싸워야 한다”며 “그 첫 단추는 조합비 일괄공제라는 편의제공부터 중단해 일반노조원의 의사가 지도부에 즉각적으로 전달돼 소수 과격파의 행동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꿋꿋하게 지켜온 법원을 반민주적인 소수 과격세력이 휘젓고 다니게 해서는 안 된다”며 “법원은 국민의 공기이지 몇몇 노조 과격파의 전유물이 아닌 만큼 언로는 열어 놓되 전횡과 방종은 확실히 응징해 법원이 국민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 법원노조 위원장 “정 부장판사 발언 부적절…대응방안 논의”

이에 대해 법원노조 이강천 위원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이강천 위원장은 “정진경 부장판사가 법원노조에 대해 비판한 부분 중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겸허하게 수용하겠지만 현직 부장판사로서 너무나 부적절한 발언이 많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 부장판사가 법원노조를 반민주세력으로 폄훼하고, 소수 극렬 과격분자라고 표현한 발언과 또한 조합원들을 승진이나 탐하고, ‘철밥통’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 “노조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조합비 징수부분에 대해 ‘조합비 일괄공제의 편의제공을 중단해야 한다’고 마치 법원행정처 관계자처럼 대변한 부분은 결코 용인할 수 없고,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과 관련한 로스쿨에 대해 법원노조와 무관하다고 주장한 부분도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월요일(21일)에 정 부장판사의 입장을 직접 들어보고, 화요일(22일) 법원노조 상임집행위원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법원노조의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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