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변호사로 떼돈 벌고 판검사로 복귀”

“토착세력과 유착 우려되는 지역법관제 폐지해야” 기사입력:2006-10-20 21:19:48
부산고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관예우를 받으며 변호사로 떼돈을 벌고 판검사로 복귀하는 법관임용제도의 문제점과 지역법관의 토착세력과의 유착관계 등 지역법관제도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지며, 궁극적으로 지역법관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법사위 소속 노회찬(민주노동당) 의원은 20일 부산고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부산고법 관할지역에서 판검사로 재직하다가 최종 근무지에서 변호사로 개업해 구속 및 보석사건을 싹쓸이 하는가 하면, 전관예우의 재미를 톡톡히 보며 떼돈을 번 후 다시 판검사로 복귀하는 ‘향판’의 다양한 행태가 발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에 따르면 경남 출신 A변호사는 96년 서울지역에서 검사로 퇴직한 후 서울에서 변호사 개업을 했다가 3년 만에 창원지역 법원에서 판사로 복귀했다. 이어 또다시 3년 만에 퇴직하고 창원에서 변호사 개업을 해 2003년 창원지역 구속사건 77건(1위)과 보석사건 44건(2위)을 싹쓸이하고, 2005년 다시 서울로 변호사 사무실을 옮겼다.

B변호사도 부산고법 관할지역에서 15년간 근무하다 부산에서 변호사로 개업한 뒤 99년 부산고법 관할지역에서 형사사건 177건, 2000년 73건을 싹쓸이하고, 2001년 다시 부산지역 판사로 복귀했다.

울산 출신인 C검사는 창원과 부산에서 검사로 재직하다가 2001년 서울에서 퇴직한 후 서울에서 변호사 개업해 2003년 서울지역 구속사건 55건을 수입해 랭킹 10위에 들고, 다시 부산지역 검사로 복귀했다.

영장전담판사 출신인 D변호사는 부산고법 관할에서만 16년을 근무하다가 울산에서 변호사로 개업해 2005년 울산 구속사건 2위(68건)와 보석사건 1위(51건)를 기록했다.

노회찬 의원은 “법조일원화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변호사 법관임용제도가 전관변호사가 최종근무 법원에서 ‘부도덕한 예우’를 받다가 그 효력이 다하면 다시 판검사로 돌아오는 제도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그러면서 “부산고법 관할지역에서 수년간 근무했거나 퇴직한 판검사들이 같은 지역에서 변호사로 개업할 경우, 2년간 부산고법 관할지역의 형사사건(특히 구속사건 및 보석사건) 수임을 금지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노 의원은 “부산고법 관할지역에서 활동하는 전관변호사들은 수임 건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구속적부심 승소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창원지역 전관변호사의 구속적부심 석방률은 일반변호사 석방률 43.9%보다 무려 18.4%나 높은 62.3%였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산지법에서 일반변호사의 구속적부심 승소율은 53.5%인 반면 전관변호사는 59.6%였으며, 울산지법에서 일반변호사의 구속적부심 승소율은 54.6%인 반면 전관변호사는 61.9%였다.

이와 함께 노 의원은 “창원지역 변호사 1인당 평균 보석사건 수임건수는 0.4건에 불과한데 전관변호사는 1인당 19건씩 수임하는 것으로 드러나 그 차이가 무려 47배에 이르고, 부산지역 변호사들도 13배, 울산지역 변호사들도 9배 많은 보석사건을 수임해 싹쓸이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이종걸 의원 “돈 준 사람은 징역, 받은 사람은 무죄 선고는 이상한 판결”

이종걸(열린우리당) 의원은 “2006년 9월 현재 전국 지방법원별 지역법관 수를 보면 부산지역(고법 18명, 지법 60명)의 지역법관이 78명으로 가장 많고, 대구지법도 70명으로 2위를 기록하는 등 지역법관 수가 많아 향토법관과 향판 출신 변호사들과의 밀착관계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의 의원은 지난달 12일 부산지법이 안영일 전 부산진구청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한나라당 김병호, 이성권 의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을 거론하며, “돈을 준 사람은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돈을 받은 사람은 무죄를 선고해 법 상식에도 맞지 않는 이상한 판결”이라며 “향토법관과 향판 출신 변호인들과의 밀착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김동철 의원 “궁극적으로 지역법관제 폐지해야”

김동철 의원도 “지역법관 비중은 부산고법이 전체법관 31명 중 17명으로 61%, 대구고법이 17명 중 10명으로 59%를 차지하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놓고, 대구지법도 전체법관 162명 중 70명으로 43%, 부산지법이 147명 중 59명으로 40%를 차지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울산지법이 경우 전체법관 40명 중 지역법관은 7명으로 18%, 전주지법도 전체법관 68명 중 13명만이 지역법관이어서 19%를 차지해 부산, 대구지역과 대조를 이뤘다.

김 의원은 “지역법관과 토착세력간의 유착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부패사범, 선거사범, 영장 및 보석청구사건 등 항소 및 합의부 사건인데 부산지법은 이런 주요사건을 다루는 재판부에 대부분 지역법관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토착세력과의 유착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역법관제도가 확대되면서 일부지역의 변호사들 사이에는 ‘변호의 성공을 위해 판사보다는 지역 토호세력들을 찾아다니면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지역법관제의 폐해를 없애려면 부패, 선거, 영장, 보석사건 등 주요사건 담당재판부에 가급적 지역법관을 배치해서는 안 되고, 부장판사들은 지역법관 임명을 배제해야 하며, 현재 10년으로 돼 있는 지역법관 임기를 점차 단축해 궁극적으로는 지역법관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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