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확정한 ‘고등법원 상고부 도입’ 방안이 최근 국회 입법과정에서 서울고법에만 설치하고 지방의 4개 고법에는 설치하지 않는 쪽으로 변경되자, 지방변호사단체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대구 등 4개 고법이 있는 지방변호사회 등 8개 변호사단체는 20일 <고등법원 상고부 설치 관련 법률안의 변칙 통과 시도에 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대법원과 국회를 싸잡아 비난했다.
변호사단체들은 먼저 “고법 상고부 설치 법안은 대법원의 사건부담을 줄이고 개별사건의 심리를 충실히 하며, 특히 대법원과 거리가 먼 지방주민들의 소송에 따른 비용과 시간낭비를 줄이는 등 국민의 소송편의를 위해 마련된 방안이고, 지방분권화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사법제도개혁의 대표적 사례로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받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국회 입법과정에서 본래의 입법취지를 망각하고 오히려 서울에만 고법 상고부를 설치해 전국의 고법 판결을 다시 심판하도록 하고, 대구·부산·광주·대전 등 4개 지방도시의 고법 상고부 설치안을 백지화시키는 방향으로 변칙통과를 시도하고 있어 작금의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들은 “이 법안은 지방분권화라는 시대적 조류가 형성돼 제출됐는데 국회 심의과정에서 소송비용과 시간의 절감, 상고심 재판의 효율적인 접근성에 대한 지방주민들의 열망을 도외시한 채 별도의 상고법원 필요성이 없는 서울에만 고법 상고부를 설치하고, 국민이 필요로 하는 지방고법 상고부를 없애는 방향으로 변질되는 것은 오로지 중앙특권의식의 발로”라고 비난했다.
또한 “과거 61년부터 63년까지 서울고법뿐만 아니라 지방의 고법에도 상고부를 설치했던 전례가 있는데 현재 사법제도가 완전히 정착했고, 국민의 권리의식이 고도로 높아지는 등 법률문화가 성숙한 이 때에, 서울에만 고법 상고부를 설치하고 지방에는 설치하지 않는 것은 사법제도 발전과 성숙한 법률문화발전에 역행하는 처사이고, 높아진 국민의 권리의식을 무시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변호사단체들은 “대법원 관계자는 지난 17일 국회법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역인사와의 유착 우려 ▲지방에서의 우수법관 확보의 어려움 ▲법령해석의 통일 등을 위해 각급 고법에 상고부를 설치하는 것보다 서울에만 상고부를 설치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발언했다”며 “그렇다면 대구, 부산, 광주, 대전에는 우수한 법관들이 없다는 것인지, 유독 지방고법의 상고부에만 지역인사와의 유착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인지를 명백히 해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한 “법령해석의 통일문제는 직권이송 및 특별상고제도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것이고, 고등법원 상고부를 설치하려는 근본적인 목적이 지방주민들의 상고심에 대한 접근가능성을 제고시킴으로써 헌법에 보장된 국민들의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데 있으므로 대법원 관계자의 발언은 극히 편협한 발상”이라며 “대법원은 각성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변호사단체들은 “사법제도개혁의 일환으로 전국민의 지지를 받은 이 법안에 대해 아무런 합리적 이유도 없이 당리당략에 따라 변칙적으로 서울에만 상고부를 두고 지방에는 두지 않는 쪽으로 개악하는 것은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하는 반민주적인 행태를 드러내는 것으로 지방주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회는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없는 이런 시도를 당장 중지하고, 차라리 고법 상고부 제도를 도입하지 말고 대법관의 업무량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던지, 오히려 일부 고법에만 상고부를 설치하려면 대법원이 있는 서울에는 상고부를 두지 않고 지방에만 상고부를 두는 쪽이 국민의 상고심재판 접근성을 위해 더욱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동성명에 참여한 지방변호사단체는 고법이 설치돼 있는 대구·부산·광주·대전을 비롯해 춘천·울산·경남·전주지방변호사회가 동참했다.
지방고법에는 우수법관 없어…대법원 해명해
서울만 상고부 설치에 지방변호사단체 집단 반발 기사입력:2006-04-21 00: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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