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법학회와 중국의 명문 서남정법대학이 공동주최로 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중국 중경에서 한중국제상사법학술 대회가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한중법학자 19명이 각각 주제발표를 했으며, 한중법학회 총무이사인 조동제 박사가 로이슈에 단독 제공한 국내 법학자들의 발표내용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소개한다.
◈ 정연호 변호사
정연호 변호사는 ‘한국의 불공정무역행위조사 및 산업피해구제제도 - 덤핑방지관세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발표에서 “WTO의 2004년 상반기까지의 반덤핑제소건수를 보면 중국이 272건으로 세계 1위, 한국이 110건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중간에도 한국의 조치대상국 중 중국이 30건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의 조치대상국 중에서 한국이 20건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이어 “오늘날 각국은 반덤핑관세, 상계관세 및 세이프가드를 통해 불공정무역행위에 대처하고 있는데 이 기회가 한중간의 반덤핑을 비롯한 산업피해구제제도를 이해하고, 통상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반덤핑관세에 대한 한국의 조치들을 소개했다.
정 변호사는 “한국은 WTO 반덤핑협정과 마찬가지로 반덤핑조치의 발동요건으로 ▲정상가격 내지 구성가격 이하로 수입되는 덤핑사실의 존재 ▲덤핑으로 국내산업에 실질적 피해 발생을 규정하고 있다”며 “덤핑으로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국내 산업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나 해당 산업을 과장하는 주무 장관이 덤핑방지관세의 부과를 요청하는 경우 무역위원회는 2월 이내에 조사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반덤핑조사를 개시하기로 한 경우 공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예비조사를 하고 이어 본조사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조사는 덤핑마진조사와 산업피해조사로 구분돼 현장실사, 서면조사, 공청회 등을 통해 이뤄지고, 관련자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는 “조사결과 덤핑으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가 있거나 피해의 우려가 있는 경우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는데, 덤핑방지관세 금액은 덤핑차액 이하로 결정하고 있는데 이 경우 관세의 부과는 조치일 이후의 수입물품에 한해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기 이전이라도 필요한 경우 잠정조치를 취해 산업피해의 확대를 막을 수 있는데 이 경우 관세가 소급적으로 부과되고,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된 경우라도 필요한 경우 이를 재심사해 부과결정을 변경 할 수 있으며, 덤핑방지관세의 부과요청을 한 사람이 이를 철회하는 경우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종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상 부산외국어대 법대 교수
정용상 교수는 ‘감사위원회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발표에서 “2000년 개정 증권거래법은 일정규모 이상의 상장회사와 협회등록법인에 대해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강제하고, 2001년 개정 증권거래법에서는 감사위원회 위원 총수의 2/3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토록 규정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감사위원회는 당시의 특수한 경제적·사회적·정치적 배경이 상호 상승작용 하면서 도입된 것이지만 학계에서는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이사회제도의 기능 강화를 통해 감독기능을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감사제도 자체의 개선을 통해 감독기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으나 개정 상법은 결국 전자가 보편적인 제도로서의 장점을 지닌 것으로 보고 그 방법으로 입법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그러나 이런 감사위원회제도는 이사로서 업무집행에 관여한 자가 다시 감사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는데 이는 모순이며 또한 종래 감사보다도 그 지위의 독립성에 문제가 더 많으며, 동일하게 미국제도를 도입했다는 감사위원회제도와 외부감사인제도가 상법과 특별법에 의해 별도로 병존하고 있는 점도 문제이고, 또한 같은 상법에 의해 감사제도와 감사위원회제도를 병존시켜 회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점도 회사의 감사기관의 불통일로 인한 혼란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이처럼 한국의 감사는 독일의 감사회와 같은 감독기능도 없고, 또 99년 개정 상법이 도입한 감사위원회도 많은 문제점이 있어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다”며 “따라서 한국 주식회사의 업무집행기능은 이사회와 대표이사에 의해 수행된다고 볼 수 있으나 이에 대한 감독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사회) 및 감사기능을 수행하는 기관(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은 거의 유명무실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업무집행(회계업무)에 대한 감사 중에도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두고 있는 감사는 외부감사인에 의한 회계감사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도 외부기관에 의한 감사이고, 또 제한적인 시간과 범위에서의 감사이기 때문에 회계업무 전반에 관한 효율적인 감사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국 주식회사의 업무집행은 거의 대표이사에 의해 전횡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의 권한남용도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한 효율적인 감사 및 감독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영미제도인 사외이사의 확충에 의한 이사회의 감독과 공인회계사 자격을 가진 감사에 의한 회계감사를 하도록 하든지 또는 독일제도인 감사회에 의한 감독 및 감사와 회계감사를 보조하기 위해 그 밑에 공인회계사 자격을 가진 결산검사인을 두는 방법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 손성 동국대 법대 교수
손성 교수는 ‘Corporate Governance에 있어서 미국 회사법상 Monitoring Model에 관한 연구’에서 “97년 외환위기로 인해 경제운용이 IMF관리체제로 내몰리면서 한국의 Corporate Governance(이하 CG라 약칭)에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됐다”며 ▲회사법 분야에서 이사 선임시 집중투표제를 채택케 하고 ▲이사회 산하에 각종 위원회를 둘 수 있게 했으며 ▲동시에 특히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독립감사를 감사위원회로 대치시킬 수 있도록 했으며 ▲또한 이사의 비밀유지의무를 신설하고 ▲3개월에 1회 이상 이사회에 업무를 보고토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한국의 CG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 이 같은 주요 개정 내용 등은 IMF와의 의향서 합의에 따라 불과 2∼3년 사이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첫째는 변화에는 변화를 뒷받침할 합당한 이유로서 정당성이 요구되는데 이번 개정으로 인해 새롭게 변화된 CG가 기존의 한국 CG를 대치하면서 구비해야할 정당성을 갖추고 있는가하는 의문, 둘째는 새롭게 변화된 CG는 특히 이사회의 구성, 기능 그리고 구조에 큰 변화를 수반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한국 회사법제가 알지 못하던 사외이사제도, 감사위원회제도 등을 도입하고 잇는데 이들 제도에 문제가 없는가하는 의문, 셋째는 정당성의 부재, 변화된 이사회제도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CG변화는 사실로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하에서 변화 후 향후 나갈 방향으로서의 회사법상의 과제는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그러면서 “IMF의 법제수용권고에 내몰리는 상황 속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법적으로 검토함이 없이 창졸지간에 수용해 버리기는 했지만 늦게나마 회사법적 차원에서 한번쯤은 집고 넘어 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영길 동국대 법대 교수
박영길 교수는 ‘商事仲裁制定과 公序良俗’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한국과 중국간의 경제교류는 중국의 경제개방실시 이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고 이에 수반해 거래와 관련된 분쟁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사법제도는 아직도 확립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기타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식민지화 또는 근대화 과정에서 도입된 서구 근대법이 기반을 이루게 되고 이는 근대적인 법원기구의 정비와 소송절차의 개혁을 중시하게 됐다”며 “이런 소송 중심주의적인 사고는 아시아 여러 나라에 전통적으로 관습법 혹은 종교규범 등을 기준으로 커뮤니티의 유력자에 의해 행해지던 조정·중재형의 분쟁처리제도는 거의 사라지고 근대적인 서구의 재판제도가 자리 잡게 됐다”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국가는 국제간의 상거래에서 발생한 분쟁해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는데 그 간편한 방법은 분쟁해결을 자기의 주권내로 끌어들이는 것이고 또 주권의 충돌을 회피하고 준거법약관, 재판관할약관의 효력의 긍정, 양국간에 있어서의 판결의 승인과 잡행, 국제사법에 의한 준거법의 확정, 국제조약에 의한 법의 통일 등의 방법이 이용돼 어느 정도 성과도 올리고 있다”며 “그러나 법의 적용, 판결의 집행이 특정한 국가권력에 기해 행해지는 한 이런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한계를 대처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ADR제도로서 중재제도가 있으나, 외국에서 중재판정을 받은 경우에 있어서도 그 판정이 공서양속에 반하는 경우에는 국내법원은 그 승인과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진기 경남대 법학부 교수
윤진기 교수는 ‘UNCITRAL 모델중재법의 관점에서 본 중국 중재법’에 관한 주제발표에서 “전체적으로 볼 때 중국 중재법은 모델중재법에 비해 당사자자치 원칙의 보장이 미흡하고, 논쟁의 여지가 있는 쟁점을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으며, 중요한 원칙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비합리적인 규정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중국 학자들은 중국 중재법이 국제적인 관례를 수용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중재법은 중국의 학자나 중재관계자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국제적인 관례를 중재법에 수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며,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중재법의 국제적 통일화 방향의 기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모델중재법과는 매우 다른 내용을 갖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그러면서 “앞으로 중국 중재제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모델중재법을 수용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이라”이라고 강조했다.
◈ 채형복 영남대 법대 조교수
채형복 조교수는 ‘한국산 내국물품 원산지 표시제도의 법적 쟁점’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오늘날 세계경제는 국가간 교역이 활발해지고 상품의 생산이 다국적화함으로써 원산지를 확인할 필요성 및 중요성이 점점 더 증대하고 있어 각국은 상품의 원산지 국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법률, 규정 및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행정적인 판정기준이나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데 이를 ‘원산지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채 조교수는 이어 “이 같은 원산지규정은 일반적으로 수출입품에 대해 적용될 뿐 국가 내에서 생산된 내국물품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고 있으나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내산 물품에 대해서도 자국산 임을 표시함으로써 수입품과 차별화를 도모하고, 유통질서를 확립하며, 또 자국의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산지 표시제도가 도입되면 일정조건을 충족한 제조자는 선택적으로 국산임을 표시해 판매할 수 있으나,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는 국산표시를 할 수 없으며, 만약 허위나 오인할 수 있는 표시를 할 경우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위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채 조교수는 “한국은 2003년 9월 ‘대외무역법’ 제24조의 2를 신설해 ‘수입원료를 사용한 국내생산물품 등의 원산지 판정 기준’을 마련했다”며 “이 규정에 의하면 수입물품을 사용해 생산, 유통, 판매되는 물품은 원산지표시를 할 것을 EU원산지 기준에 따라 내국물품임을 표시하게 하고 내국물품에 대해서는 원산지허위, 오인표시 등을 규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문준조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문준조 연구위원은 ‘한국의 외국인투자관련법과 최근의 동향 - 중국법과의 비교를 중심으로’에서 “98년 11월 도입 및 시행된 외국인투자촉진법은 외국인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각종 정책과 제도를 정비해 그 동안의 규제, 관리중심의 투자제도를 촉진, 지원중심으로 전환해 외국인투자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이 법은 외국인투자출자목적물의 확대,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신설 등 시행에 따른 미비점을 보완하고 외국인투자지역지정 및 외국인등록요건 완화 등 산업정책과 관련된 외국인투자를 촉진, 활성화할 수 있도록 2001년 2월 개정 외국인투자촉진법이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 연구위원은 “한국은 이를 토대로 외국인기업전용단지, 외국인투자지역지정제도 및 외국인투자에 대한 조세감면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외국인투자지원센터를 설치해 외국인투자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독]한·중 법학회, 한·중 국제 상사법 학술 대회 개최
한중법학회 주제발표 자료 로이슈에 단독 제공 기사입력:2005-05-03 17: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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