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공무원 채용시 키·몸무게 제한은 평등권 침해

법무장관·경찰청장 등에 개선 권고…문신만으로 불합격도 차별 기사입력:2005-04-12 15:13:45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는 12일 경찰ㆍ소방ㆍ교정직ㆍ소년보호직ㆍ철도공안직 공무원 채용시 응시자격으로 키와 몸무게를 제한하는 것은 신체조건에 의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K(30·여)씨가 2003년 9월 “경찰ㆍ소방 등 여성공무원 채용시 키와 몸무게를 일정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은 신체조건에 의한 평등권 침해”라며 낸 진정과 경찰공무원 채용기준인 167㎝에 1㎝ 못 미친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리된 C(24)씨 등이 낸 진정과 관련, 이 같이 밝히고 법무부장관·건설교통부장관·경찰청장ㆍ소방방재청장에게 불합리한 제한을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각 공무원 채용시 키와 몸무게 제한 현황은 아래의 표와 같다.

또한 각 기관별 신체조건 제한 사유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 경찰공무원 = 경찰청은 △시위진압, 범인검거, 주취자 처리 등 일반시민과 육체적 접촉이 많은 경찰업무의 특성상 체력뿐만 아니라 신체적 조건도 채용시 고려돼야 하는 주요한 요소이며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피보호자보다 신체적이나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어야 하므로 필연적으로 신체적 조건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소방공무원 = 소방방재청은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화재 및 재난현장의 극한 상황에서 소방공무원 본인의 안전을 확보하고 국민의 생명을 구조하며, 보다 양질의 소방서비스를 공급받을 국민의 권리를 고려할 때 신체조건에 대해 일정 기준을 정해 운영하는 것은 필요하며 △신체조건은 소방업무수행에 필요최소한의 기본조건으로 기준 이상의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에 대해 체력검사를 실시해 보다 우수한 체력 소유자를 발굴하고자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 교정직·소년보호직 공무원 = 법무부는 △교정직 공무원은 수용자가 직원 또는 타 수용자 및 시설에 대해 위해를 가하는 경우 시의적절한 제지를 해야 하며 특히 비상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을 갖추어야 하므로 신체조건의 제한은 불가피하며 △소년보호직 공무원은 비행소년을 수용해 교정교육을 실시하고 법원호송, 감호업무 등을 수행하며 수용사고가 발생할 경우 효과적으로 진압해야 하는데 공무원 수에 비해 관리·감독 대상의 보호소년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통제 및 자기방어를 위해 최소한의 신체조건은 필요하며 △현행 키와 몸무게 제한 정도는 17세 평균보다 많이 낮게 설정돼 있어 합리적 기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 철도공안직 공무원 = 철도청은 △열차 내 및 역구내에서 발생하는 현행범과 철도법에 규정된 범죄에 대해 전반적인 수사관할권을 갖고 특별사법경찰관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철도범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철도공안직 공무원 신규임용자의 높은 이직율 등을 감안할 때 철도공안직 공무원의 정예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서 일정 수준의 신체조건 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각 기관의 키와 몸무게 기준 설정이 해당 업무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설정된 것이 아니며 △특히 각 기관이 채용대상 공무원에 대해 공통적으로 업무 수행시 육체적 능력이 많이 요구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판단하기 위한 기초적인 체력검사를 실시하지 않는 기관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체력검사를 실시하는 기관도 키와 몸무게 제한과 체력검사와의 상관 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며, 키와 몸무게에 대한 제한 정도가 각 기관별로 다른 것에 대한 이유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고려할 때 공무원 채용시 응시자격으로 키와 몸무게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없이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로 판단했다”고 인권위는 밝혔다.

한편 인권위는 “15세때 우측 허벅지와 좌측 종아리에 새긴 문신만으로 2004년 경찰공무원 채용 신체검사에서 탈락시킨 것은 용모에 의한 차별행위”라며 S(25)씨가 낸 진정에 대해서도 경찰청장에게 관련 규정의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문신이 음란하거나 숫자가 많거나 경찰제복 착용 시 외부로 특별히 눈에 띌 정도이거나 시민 또는 동료 경찰공무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정도 등 문신의 위치 및 형태, 노출 여부, 문신이 의미하는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경찰관 채용 여부를 결정해야지 오로지 문신이 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합격시킨 것은 용모로 인한 차별행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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