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을 시행하고 싶다면, 제발 제대로 된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라!”
한영수 경원대 법대 교수는 대한변호사협회가 격주간으로 발행하는 대한변협신문(3월7일자) 시평에 기고한 글에서 “사법개혁을 위해 로스쿨을 도입하자고 주장했던 주된 이유는 법학교육을 파행으로 이끈 사법시험제도의 맹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작금의 로스쿨 도입 논의 과정에서 ‘법학교육’의 관심은 변방으로 떨어져 나가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한영수 교수는 우선 “사법개혁 화두가 로스쿨 문제로 중심 축이 옮겨가고, 시급히 로스쿨을 도입하지 않으면 무언인가 큰일이 날 것만 같은 분위기 때문에 다급하게 쫓기듯이 로스쿨 문제를 다루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그러면서 “2008년부터 로스쿨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일정을 보면 2008년부터 법학과 신입생 모집을 중단해야 하므로 2007년부터 수시모집을 할 수 없게 되고 그렇다면 2006년 말에는 로스쿨 인가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산술적으로 앞으로 1년 안에 로스쿨의 모든 윤곽이 정밀하게 그려져야 한다”며 촉박한 일정을 우려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가 도입하려는 로스쿨은 과연 어떤 모습이며 도대체 어떤 법학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어떻게 법조인 양성을 하려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로스쿨이 어떤 법학 교육 시스템인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인지 아무도 이 문제에 답을 주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분명한 것은 로스쿨이 미국식 법학교육 시스템이며 미국식 법률가 양성제도라는 사실인데 우리나라와 같은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매우 생소한 법학교육제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개혁을 위해 로스쿨을 도입하자고 주장했던 주된 이유는 법학교육의 파행으로 이끈 사법시험제도의 맹점을 극복하고 법률시장에도 미국식 자유 경쟁, 시장 경제의 원리를 적용하기 위함인데 로스쿨 입학정원을 제한하면 이런 원리에 반하는 것”이라고 입학정원에 제한을 두지 말 것을 주장했다.
또한 “모든 특권을 없애려는 참여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누구든지 소수의 로스쿨에 입학하기만 하면 장래가 보장되는 또 하나의 특권 그룹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도대체 무엇을 위한 사법개혁이냐”며 “사법시험이 로스쿨 입학 시험으로 바뀌고 사법연수원이 소수의 법학전문대학원으로 대치되는 것 이외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으며, 법학 교육 시스템을 송두리째 뒤엎어서 나온 결과물로서는 너무 빈약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교수는 “어떤 교육 시스템의 전환에도 상당한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에 교육 시스템을 손질할 때는 모든 문제점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작금의 로스쿨 도입 논의 과정에서 ‘교육적’ 관심은 변방으로 떨어져 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2008년부터 로스쿨로 전환한 대학의 학부 재학생들에 대한 교육의 질은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아무런 논의도 없고, 군복무나 휴학을 했다가 복학하는 학생들을 고려하면 학부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다고 해도 7,8년은 학부 교육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다면 상당 기간 동일한 교육 시설과 동일한 수의 교원으로 로스쿨 교육과 학부교육을 동시에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로스쿨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할 것이며, 실무교육 위주의 로스쿨 제도하에서 교수 요원은 어떻게 양성하고, 변호사 자격시험은 누가 주관할 것인지도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무엇보다 3년간의 로스쿨 교육만으로 현재 4년간의 학부교육과 2년간의 사법연수원 교육을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끝으로 “로스쿨 도입 문제는 사법개혁 이전에 법학교육개혁의 문제로서 100년 대계가 걸린 중장기 과제임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만큼 사법개혁을 주도하는 정책 당국자들은 ‘로스쿨을 시행하고 싶다면, 제발 제대로 된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입학정원 제한은 사법개혁 위한 로스쿨 취지 안 맞아”
한영수 경원대 교수 “제대로 된 로스쿨 제도 도입하라” 기사입력:2005-03-09 13: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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