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이상중 원장의 이력서에 기재되고 KISA 공식 취임 보도자료에도 소개된 검찰 경력 직함이 실제 공식 발령 직위는 아니었던 것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에서 확인됐다. 개인 사택의 공용 관사 처리와 업무추진비 집행 등에서도 부적정 사례가 지적됐다. KISA 이사회가 해임을 건의하고 법원도 이 원장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지만, 이 원장은 해임 사유와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 '1호 사이버 수사관'은 별칭…KISA 공식 자료엔 '팀장·실장 역임'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감사 결과, 이 원장이 경력으로 내세운 '서울중앙지검 인터넷범죄수사팀장'과 '대검찰청 사이버수사실장'은 공식 발령을 통해 부여된 직위가 아니었다. '1호 사이버 수사관'이라는 명칭 역시 검찰 동료들 사이에서 사용된 별칭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KISA가 2024년 1월 18일 배포한 원장 취임 보도자료에는 이 원장이 인터넷범죄수사팀장과 사이버수사실장 등을 역임했다고 명시됐다. 함께 공개된 프로필에는 인터넷범죄수사팀장 재직 기간이 2008년 8월부터 2011년 10월, 사이버수사실장 재직 기간이 2011년 11월부터 2015년 4월로 기재됐다. 공식 발령 직위가 아닌 명칭이 공공기관의 공식 경력 소개에 활용된 셈이다.
이 원장은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그런 역할은 했다"며 실제 해당 업무를 수행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정헌 의원의 추궁이 이어지자 "제가 검사를 사칭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가 답변 태도를 지적받고 사과하기도 했다.
구미대학교 사이버보안연구원장 재임 기간을 실제보다 약 2년 길게 기재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의원은 "이력서에 적은 직책은 별명이었고, 원장 재임기간은 2년이나 앞당겨져 있었다"며 "공공기관에서 평직원이 이력서에 경력을 허위로 적었다면 불합격이고, 합격 후에 드러나도 채용이 취소된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 원장이 실제로 해당 수사 업무를 수행했는지와 공식 직위에 임명됐는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공식 발령을 받지 않은 직함이 기관장 공모와 취임 홍보 과정에서 경력으로 사용된 경위다. 임원추천위원회와 과기정통부가 당시 제출된 경력 증빙을 어떻게 검증했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 개인 사택은 '공용 관사'…업무추진비 503건 사전결재 누락
경력 기재뿐 아니라 기관 운영과 예산 집행에서도 문제가 지적됐다. 과기정통부 복무감사에서는 관사 운영과 업무추진비 집행 등 모두 10건의 비위 및 부적정 처리 사항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헌 의원실은 이 원장이 서울 출장용 개인 사택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해당 공간을 '임직원 공용 관사'로 처리해 기관 예산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신문 등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해당 숙소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오피스텔로,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40만원 조건이다. 직원들에게 이 공간을 '공유 오피스'로 보고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원장 측은 관련 서류를 직원이 승인 없이 작성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추진비 집행에서도 사전결재 누락이 다수 확인됐다. 정보통신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감사 대상 업무추진비 545건 가운데 503건(92.3%)이 사전결재 없이 집행됐다. 개인 식비를 업무추진비로 처리하거나 여비로 집행해야 할 식사 비용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한 사례도 지적됐다.
다만 사전결재 누락 503건 전체를 부당 사용으로 볼 수는 없다. 결재 절차 위반과 지출 목적의 적정성은 별개의 문제다. 그럼에도 사전결재 없이 집행된 사례가 전체의 90%를 넘었다는 점에서 기관장의 예산 집행을 점검하는 내부 통제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 밖에도 지인에게 받은 미술품과 관련한 신고·상담 절차 미이행, 과기정통부의 직원 징계 요구 불이행, 차량 2부제 위반 등이 감사 지적 사항으로 전해졌다.
◆ 해임 건의에 가처분 기각까지…이상중 "절차상 문제"
KISA 이사회는 지난 8월 12일 제137회 이사회에서 '기관장 해임건의(안)'을 가결했다. 이 원장은 해당 안건의 심의·의결에서 제척·회피했다.
이 원장은 8월 21일 이사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광주지방법원은 지난 8일 이를 기각했다. 다만 가처분 기각이 감사 지적 사항의 사실관계나 해임 사유의 정당성을 본안에서 확정한 것은 아니다.
이 원장은 국감에서 "실체를 떠나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감사 지적 사항을 하나씩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공공기관운영법 제22조에서 규정한 해임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경력 부풀리기 의혹도 부인했다.
반면 이정헌 의원은 "신입 직원에게 적용되는 잣대가 기관장 앞에서만 멈춰서는 안 된다"며 "'그런 역할은 했다'는 말은 해명이 아니라 직책이 없었다는 자백"이라고 지적했다.
이사회 해임 건의와 가처분 기각 이후에도 실제 해임 여부는 후속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과기정통부의 검토와 제청 등 절차가 남아 있어 이 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 의원은 "직원에게는 불합격 사유인 허위 기재가 기관장에게는 버틸 이유가 될 수 없다"며 "과기정통부는 남은 청문 절차를 서둘러 마치고 해임 제청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1호 사이버 수사관'은 별칭이었다…이상중號 KISA, 경력·관사 논란에 해임 건의
과기정통부 감사 "인터넷범죄수사팀장·사이버수사실장, 공식 발령 직위 아냐"개인 사택 '공용 관사' 처리·업무추진비 92.3% 사전결재 누락 지적
이사회 해임 건의·법원 가처분 기각…이상중 "해임 요건·절차에 문제" 반박 기사입력:2026-10-16 1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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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이상중 원장 [사진=KISA 제공]](https://cli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1016171055079980f4ab64559d11216914677.jpg&nmt=12)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이상중 원장 [사진=KISA 제공]](https://cli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595&simg=20261016171055079980f4ab64559d11216914677.jpg&nmt=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