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규號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공모 없는' 정책지정 올해 1108억…3곳에 63.6% 집중

5년간 정책지정 예산 3970억원…올해 전년 대비 2.1배 증가

'경쟁형 AI' 사업 130억원 중 125억원 TTA 지정…사업 운영·관리 적정성 도마
기사입력:2026-10-16 15:35:00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박윤규 원장. 사진=연합뉴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박윤규 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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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박윤규 원장이 이끄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정책지정 사업 예산이 최근 5년간 39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책지정 예산은 1108억원으로 전년의 2.1배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63.6%가 3개 기관에 집중됐다. 공개경쟁 없이 수행기관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예산이 집행되는 구조를 두고 사업 운영의 투명성과 예산 관리의 적정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책지정 예산은 2022년 853억원, 2023년 844억원, 2024년 644억원, 2025년 52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1108억원으로 전년보다 587억원 증가했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누적 예산 규모는 3970억원이다.

정책지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사업 수행기관과 지원 규모를 정해 통보하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해당 기관과 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공개 공모와 달리 수행기관 선정 단계에서 경쟁 절차가 생략되는 구조다. 수행기관 지정 권한은 과기정통부에 있지만, 대규모 정책지정 사업의 협약과 집행을 담당하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사업 운영 및 관리체계 역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해 정책지정 예산 1108억원은 모두 28개 기관에 배정됐다. 이 가운데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에 약 353억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약 253억원,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에 약 100억원이 배정됐다. 의원실 집계 기준 3개 기관의 합계는 705억원으로 전체의 63.6%를 차지한다. 예산의 상당 부분이 소수 기관에 집중된 만큼 기관별 지정 사유와 사업 수행 역량, 예산 배분 기준 등이 주요 점검 대상으로 꼽힌다.

개별 사업에서도 특정 기관에 예산이 집중된 사례가 확인됐다. '국가 AI데이터센터 고도화 사업'은 총 192억원 가운데 186억원(96.9%)이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에 배정됐다.

'경쟁형 AI 혁신인재 성장지원' 사업은 총사업비 130억원 중 125억원(96.2%)이 TTA에 정책지정됐다. 사업명에 '경쟁형'이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지만, 운영기관을 선정하는 단계에서는 공개경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발간한 '2026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에서도 해당 사업의 예산 배분 구조와 성과관리 문제가 다뤄졌다. 보고서에 제시된 예산안상 사업추진체계는 총 130억원 가운데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5억원, 민간위탁기관에 125억원을 배정하는 구조였다. 예산정책처는 경진대회와 일회성 상금 지원에 그치지 않도록 2025년 유사 연구개발사업의 성과와 후속 연구지원 계획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인프라 진단·개선 사업' 역시 총 15억7000만원 가운데 14억9000만원(94.9%)이 TTA에 배정됐다. 시험·인증과 기술표준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라는 점에서 사업 수행의 필요성이 인정될 여지는 있지만,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사업 관리 과정에서 지정 목적에 부합하는 성과가 확보되고 있는지도 살펴볼 대목이다.

일부 사업에서는 한 사업을 5개 기관에 나눠 정책지정한 사례도 4건 확인됐다. 최 의원은 복수 기관이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 공개경쟁을 통해 수행 역량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정책지정 방식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대학, 지역 기관의 사업 참여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사업 수행기관을 공개 모집하지 않으면 다른 기관들은 역량을 갖추고도 사업 수행을 신청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취지다.

특히 최 의원은 AI 인재양성, 창업, 해외진출 지원 등의 사업에서 기존 유관 기관 중심으로 예산이 배분되는 구조를 문제 삼으며, 이러한 방식이 이른바 '관피아'의 토양이 되고 있지 않은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책지정 사업별 법적 근거와 수혜기관 내 과기정통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 출신 임원 현황을 점검하고, 법정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사업은 공모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정책지정의 적법성은 개별 사업의 성격과 적용 법령에 따라 달라진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9조 제4항은 연구개발과제와 수행기관의 공모 선정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국가안보, 법령상 지정, 긴급 상황 대응, 수행 가능한 기관이 한정된 경우 등 일정한 예외를 허용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모든 정책지정 사업에 동일한 법적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닌 만큼, 사업별 법적 근거와 예외 사유를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한편, 박윤규 원장은 과기정통부 제2차관을 지낸 뒤 지난해 3월 29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임기를 시작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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