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편도욱 기자] 한국 가전 시장에서 쿠쿠라는 이름은 오랫동안 밥솥으로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였다. 특히 IH 압력밥솥은 국내 시장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으며 밥솥 명가라는 이미지를 굳혀왔다. 최근 쿠쿠가 무선청소기 ‘파워클론 제트슬림’을 출시했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밥솥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가 청소기 시장까지 확장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살펴보니 쿠쿠의 청소기 사업은 이미 꽤 오래 이어져 왔다. ‘파워클론’ 브랜드 아래 소형 청소기, 고흡입력 모델, 물걸레 결합 제품, 로봇청소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꾸준히 출시돼 왔다.
이번 제트슬림은 새로운 도전이라기보다, 기존 청소기 라인업을 확장하는 흐름 속에서 등장한 모델에 가깝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에 뛰어든 쿠쿠
무선청소기 시장은 국내 가전 산업에서 손꼽히게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내가 이 제품을 받아보기 전에 시장 구조부터 파악했다.
LG전자의 LG 코드제로 A9 시리즈는 국내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강력한 서비스망, 교체형 배터리, 한국 아파트 구조에 맞춘 설계가 강점이다. 업계에서 "결국 청소기는 LG로 돌아온다"는 말이 나올 만큼 저변이 탄탄하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제트(Bespoke Jet) 시리즈로 자동 먼지 비움 스테이션과 디자인 가전을 앞세우며 LG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때 한국 무선청소기 시장을 개척했던 다이슨의 V15 Detect 역시 흡입력만큼은 여전히 강력한 경쟁자다.
그리고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존재가 있다. 샤오미, Dreame, Roborock 같은 중국 브랜드들이다.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그냥 중국 거 사도 충분하지 않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 치열한 판에 쿠쿠가 뛰어들었다.
◆자동 먼지 비움 스테이션이 만든 프리미엄 시장
쿠쿠 파워클론 제트슬림을 받아보기 전에 먼저 무선청소기 시장의 가격대를 살펴봤다. 조사 과정에서 한 가지 분명한 흐름이 보였다.
최근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가르는 기준은 ‘자동 먼지 비움 스테이션’이다. 청소기를 거치대에 세워두기만 하면 먼지통을 자동으로 비워주는 기능인데,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 스테이션이 붙는 순간 제품 가격이 급격히 올라간다.
중국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예를 들어 Xiaomi 계열의 MIJIA 자동 비움 스테이션 모델은 약 45만~50만 원 수준이고, Dreame Technology의 Z20 Station은 60만~70만 원대, Roborock의 H60 Hub Ultra는 70만~90만 원대까지 올라간다. 중국 브랜드지만 가격대만 놓고 보면 이미 국내 프리미엄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이런 시장 구조를 놓고 보면 쿠쿠의 가격 전략은 분명해진다. 자동 먼지 비움 스테이션을 갖춘 모델이면서도 가격은 중국 스테이션 제품들과 비슷하거나 일부 구간에서는 더 낮은 수준으로 설정했다.
즉 쿠쿠는 프리미엄 기능으로 분류되는 스테이션 모델 시장에 비교적 공격적인 가격으로 진입한 셈이다.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 — "이게 진짜 1.47kg이야?"
박스를 열고 제품을 꺼내는 순간, 솔직히 놀랐다. 1.47kg. 숫자로는 알고 있었지만, 손에 쥐어보니 체감이 달랐다.
평소에 쓰던 다른 무선청소기가 2.5kg 안팎이었는데, 그 차이는 단순히 수치 이상이었다. 한 손으로 들어보니 팔에 거의 힘이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랄까. LG 코드제로나 삼성 비스포크 제트는 약 2.6~2.7kg 수준으로, 단순 비교로도 약 40% 가까이 가벼운 셈이다.
그 차이가 실제 청소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는, 써보고 나서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집에서 직접 사용해본 결과, 가장 먼저 느낀 건 손목 부담의 차이였다. 청소 시작 10분이 지났을 때 보통 오는 그 묵직한 피로감이 오지 않았다.
마루 바닥 청소는 흡입력이 충분했다. 머리카락, 먼지, 과자 부스러기 같은 일상적인 오염은 깔끔하게 처리됐다.
다만 카펫이나 러그 위에서는 확실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흡입력이 200W급 BLDC 모터 기준으로 중상급 수준인 만큼, 다이슨 V15 Detect(200~250AW)나 Dreame Z20(250AW)처럼 카펫을 깊숙이 파고드는 수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마루 중심의 주거 공간이거나 카펫이 없는 환경이라면 충분하지만, 반려동물 털이 카펫 깊이 박혀있는 집이라면 이 점은 미리 감안해야 한다.
◆4.2cm 슬림 브러시 — "이 집에 이런 공간이 이렇게 많았나"
이 제품을 써보면서 의외로 만족도가 높았던 부분이 바로 슬림 브러시였다. 두께가 4.2cm로, 일반 청소기 헤드(6~8cm)보다 훨씬 얇다.
처음에는 별 기대 없이 침대 밑으로 밀어 넣었는데, 허리를 거의 굽히지 않고도 쑥쑥 들어갔다.
소파 아래, TV 거치대 밑, 신발장 하단처럼 평소에 대충 넘어갔던 공간들을 제대로 청소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집에서 '사각지대'가 이렇게 많았구나, 하고.
이런 공간들을 제대로 닦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실사용에서는 꽤 큰 의미였다.
◆자동 먼지 비움 스테이션 — 가벼운 본체의 단점을 채운다
파워클론 제트슬림은 거치대에 세워두면 먼지통을 자동으로 비워주는 스테이션을 갖췄다. 사실 본체 무게를 줄이면서 필연적으로 먼지통 용량도 작아진다. 쿠쿠는 이 약점을 스테이션으로 보완하는 설계를 선택했다.
실제로 써보니 이 구조가 꽤 효과적이다. 청소가 끝나면 거치대에 꽂기만 하면 먼지가 자동으로 빨려 들어간다. 먼지 날림이 없고, 손을 댈 일이 거의 없다. 먼지통 자체는 물세척도 가능해서 위생적으로 관리하기도 어렵지 않다.
◆쿠쿠의 진짜 무기 — AS와 신뢰
제품 성능 외에 또 하나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 가격대에서 중국 브랜드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점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가격대는 비슷하다. 스펙도 비교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차이는 어디서 나는가.
답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 있었다. AS(애프터서비스)다.
중국 브랜드를 실제로 써본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불만이 바로 AS다. 부품 수급이 느리거나 어렵고, 서비스센터를 찾기 힘들고, 수리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불편하다는 경험이 적지 않다. 샤오미나 Dreame, Roborock 제품이 충분히 좋은 스펙을 갖고 있어도, 고장 하나에 겪는 불편함이 결국 전체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쿠쿠는 다르다. 전국에 서비스 거점을 갖춘 한국 기업이다. 오랜 가전 사업을 통해 쌓아온 AS 인프라가 있다.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전화 한 통으로 해결 가능한 구조, 그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이 달라진다.
중국 브랜드가 스펙과 가격으로 시장을 파고드는 동안, 쿠쿠는 "한국 기업이라는 것" 자체를 경쟁력으로 삼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건 꽤 영리한 포지셔닝이다. 특히 부모님 세대나, 청소기를 오래 쓰려는 사용자라면 AS 편의성이 구매 결정에서 결코 작은 요소가 아니다.
결국 이 제품의 방향은 분명하다. 최고 성능을 겨루기보다는 실제 사용 편의성을 중심에 둔 설계다.
무선청소기 설계에는 늘 균형의 문제가 따라온다. 흡입력을 높이려면 모터와 배터리 용량이 커지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제품 무게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많은 제조사들이 성능과 무게 사이에서 일정한 타협점을 찾는다. 실제로 주요 무선청소기 제품들의 무게가 2.5kg 안팎에 형성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쿠쿠는 여기서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최고 수준의 흡입력을 앞세우기보다는 제품 무게를 크게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파워클론 제트슬림의 1.47kg이라는 무게는 이런 설계 방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 무선청소기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흡입력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가벼움이나 자동 먼지 비움 같은 사용 편의성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 속에서 쿠쿠는 경량 설계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을 내놓은 셈이다.
파워클론 제트슬림은 '다이슨 킬러' 같은 초고성능 제품이 아니다. 중국 브랜드처럼 스펙으로 정면 승부를 거는 제품도 아니다.
하지만 "가볍고 편하게, 믿고 오래 쓰는 실사용형 청소기" 라는 표현은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이 제품은 가벼운 무게와 사용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모델로 보인다. 매일 청소를 하는 가정에서 손목 부담을 줄이고 싶은 경우나, 부모 세대가 사용하기에 무게가 가벼운 제품을 찾는 경우에 특히 어울린다. 또한 마루 바닥 위주의 주거 환경에서 자동 먼지 비움 스테이션을 갖춘 청소기를 원하지만 100만 원대 프리미엄 제품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반면 카펫 깊숙한 곳에 박힌 반려동물 털을 강하게 제거해야 하는 환경이거나, 흡입력 자체를 최우선 기준으로 두는 사용자라면 다른 고성능 모델을 고려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다.
가전 시장에서는 종종 이런 말이 나온다. "결국 사람들은 가장 강한 제품보다 가장 편한 제품을 오래 쓴다."
파워클론 제트슬림은 정확히 그 지점을 노린 제품이다. 그리고 밥솥 브랜드에서 종합가전으로 도약하는 쿠쿠의 전략적 한 수이기도 하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
[리뷰] 밥솥 회사가 만든 청소기? 직접 써본 쿠쿠 파워클론 제트슬림
기사입력:2026-03-14 10: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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