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회장 첫 경선…이재화 변호사 “늦게 철들었다. 일하고 싶다”

이재화 후보 출마의 변 및 주요 프로필 기사입력:2016-02-15 21:55:05
[로이슈=신종철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제12대 회장 선거에 부회장인 정연순 변호사와 사법위원장인 이재화 변호사가 후보로 등록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민변이 1988년 창립한 이래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회장을 선출한다.

두 후보자의 출사표(공약)와 주요 프로필을, 후보자가 제공한 그대로 게재한다.

제12대민변회장선거에출마한이재화변호사

제12대민변회장선거에출마한이재화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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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화 변호사 출마의 변 <다시 ‘처음처럼’>

늦게 철이 들었습니다

저는 2000년에 민변에 입회했지만 2012년까지는 변변한 활동을 한 것이 없습니다. 그저 연명으로 성명을 발표할 때에 서명에 참여하고, 회비만 꼬박꼬박 내는 이른바 ‘회비 회원’에 불과했습니다. ‘변호사가 되어 민주화에 기여하겠다’는 초심을 잊고 단지 여가시간에 ‘과외’로 민변활동을 했을 뿐입니다.

오십이 되어서야 철이 들었습니다. 2012년 정권교체에 실패한 직후 우리 사회를 돌아보았습니다. 시민사회의 토대가 너무나 허약했고, 광장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제 자신도 되돌아보았습니다. 나는 민주사회를 위해서 과연 무엇을 하였던가? ‘행동’은 하지 않고 ‘평론’만 하는 ‘진보 꼰대’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부끄러웠습니다. 초심불망(初心不忘). 다시 20대 정신으로 돌아가자고 다짐했습니다. 대학시절 감옥 갈 각오로 민주화를 외치던 ‘열정’, 6월항쟁의 열기를 시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려고 동분서주했던 『말』지 기자 때의 ‘패기’, 공무원들을 설득하여 ‘김영란 법’의 기초를 마련했던 국민권익위원회 위원 때의 ‘지혜’, 대통령 선거 때 검찰ㆍ법원 등 국가기관에 대한 개혁공약을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제대로 민변활동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뒷짐 질 나이에 다시 민변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몇 가지 다짐을 했습니다. ‘신입회원처럼 배우는 자세로 일하자.’ ‘현장에 답이 있으니 항상 현장에 있자.’, ‘한 사람의 경험은 보잘 것 없으니 함께 일하자.’, ‘ 적극적으로 일을 맡고 맡은 일은 책임을 지자.’, ‘뒤늦은 논평은 가치가 없으니 사건 당일에 논평을 쓰자.’, ‘시민의 눈높이로 일하고, 민변의 활동을 더 많은 시민에게 알리자.’

저는 ‘사법위원장’, ‘민주주의 수호 비상특별위원회 위원’, ‘정치관계법 개선 TF 위원’, ‘대한변협 상고심제도 개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러한 다짐을 실천해 왔습니다. 각종 현안에 대한 논평을 직접 쓰기도 했고, ‘상고법원 도입 반대’ ‘박상옥 대법관 임명 반대’ 등을 위해 토론회장, 국회, 대법원으로 뛰어다녔습니다. 시민과 함께 광장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고, 세월호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외쳤습니다. 때로는 집회장에서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정당해산을 저지하기 위해 전국으로 돌며 시국강연도 하고 법정투쟁도 전개했습니다. 민변활동을 시민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매일 트위터(@jhohmylaw)에 글을 올렸고,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창립정신으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2018년이면 민변 출범 30주년이 됩니다. 지난 28년 동안 민변은 각종 시국사건 변론과 인권침해 감시활동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 민주세력의 든든한 지원자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공익소송을 수행하고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왔습니다. 대통령, 검찰, 법원, 국회, 행정부 등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이러한 활동으로 민변은 시민들로부터 믿을 만한 진보적 법률전문가 단체로 평가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에 안주할 때가 아닙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고 있습니다. 민변과 시민들이 피땀으로 일구어 온 절차적 민주주의마저 무너지고 있습니다. 노동자ㆍ농민ㆍ서민들의 생존권은 처참히 짓밟히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절망하고 있고, 사회정의는 그 기준마저 무너지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는 ‘화해와 협력의 시대’가 아닌 ‘불신과 대결의 냉전시대’로 역행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상황은 민변 창립당시 수준으로 후퇴되었습니다.

이 ‘반역의 시대’에 민변은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 있는가? 민주주의 후퇴를 저지하고 민주사회의 진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가? 비판과 견제 기능을 넘어 대안제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작금의 시대상황은 민변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시 ‘민주사회를 위한 주체로서의 민변’, 그 창립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시대적 소명을 다하는 민변’을 만들겠습니다

1) ‘한 걸음 더 시민 속으로 들어가는 민변’을 만들겠습니다
민변은 진보적 법률전문가단체임과 동시에 시민운동단체입니다. 어느 것을 강조할 것인지는 시대적 환경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박근혜 정권의 반역사적ㆍ반민주적 공세는 날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반면 시민운동세력은 그 어느 때보다 미약합니다. 정권의 공세는 ‘사법’의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정치의 사법화’ 시대, ‘사법의 정치화 시대’입니다. 지금 강조되어야 할 것은 시민운동단체성입니다.

시대적 환경이 달라졌음에도 현재 민변의 모습은 여전히 수동적입니다. 법률적 지원 수준의 소극적 연대활동에 그치고 있습니다. 민변은 민주사회를 만들어 가는 ‘조력자’를 넘어 ‘주체’로 서야 합니다. 시민 없는 민주화는 없고, 시민 없는 민변도 없습니다. 시민 속으로, 시민과 함께 시대적 소명을 다해야 합니다. 민변의 활동을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민변 팟캐스트’를 만들어 민변의 활동을 시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겠습니다. 아울러 공익변론센터를 통해 다양한 시민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2) ‘보다 역동적인 민변’을 만들겠습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축소․은폐에 관여했던 박상옥이 대법관으로 임명될 때 민변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무엇을 하였던가? 논평만 내고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만들어진 후 정권이 지속적으로 진상조사를 방해할 때 민변은 무엇을 하였던가? 청문회에서 해수부와 해경 관계자가 ‘모르쇠’로 일관한 것에 대해 침묵했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댓글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이 비상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때 민변은 무엇을 하였던가? ‘재판진행에 문제가 있다’고 한탄만 하고 있었습니다.

저부터 반성합니다. 이제 역동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에 역행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기동성 있는 집행부’를 만들어 현안에 대해 보다 기민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통상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해당 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활동하되, 사회적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집행부가 위원회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보다 효과적인 활동을 전개하겠습니다. 대변인제를 도입해 현안에 대한 민변의 입장을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3) ‘더 많은 회원들과 함께 하는 민변’을 만들겠습니다
젊은 변호사들은 교육의 대상이 아닌 민변활동의 주체입니다. 젊은 회원들이 주인이 되어 창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겠습니다.

젊은 세대와 지부 회원의 대표성을 강화하겠습니다. 선배그룹, 중간그룹, 후배그룹 별로 각 대표자 1인을 부회장으로 임명하고, 지부 회원들을 대표하여 부회장 2인을 임명하겠습니다. 그리하여 각 세대별 회원 및 각 지부 회원의 의사가 집행위원회에 상시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오랫동안 회원들의 소망은 민변회원들이 수행한 이른바 ‘민변 사건’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었습니다. 민변회원들이 수행한 사건과 공익활동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모든 회원들이 소송자료, 변론기술, 공익활동 자료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민변 회원들은 지금도 부당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해고자 곁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외치는 세월호 유가족 곁에서, 노동법 개악 반대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 곁에서 함께 비를 맞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별 회원들의 힘을 민변의 깃발 아래 모으겠습니다.

4) ‘사회권 전선에서도 싸우는 민변’을 만들겠습니다
무분별한 규제완화와 민영화 확대, 복지와 경제적 약자 보호에는 한없이 작은 정부, 재벌 독식의 시장경제, 주거비ㆍ교육비ㆍ가계부채 등 날로 증대되는 서민가계의 부담, 비정규직의 양산, 자영업자의 몰락. 이 시대 민생의 현주소입니다.

집회ㆍ결사의 자유와 같은 자유권적 기본권뿐만 아니라, 노동권ㆍ주거권과 같은 사회권적 기본권도 민변이 수호해야 할 과제입니다. 저는 민변이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자유권 전선’을 계승함과 동시에 새롭게 경제민주화, 민생개혁, 복지확대라는 ‘사회권 전선’을 형성해 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2개의 전선에서 싸우는 민변’을 만들겠습니다.

5) ‘전문성과 대안제시 능력을 갖춘 민변’을 만들겠습니다
새로이 출범한 공익변론센터를 통해 새로운 공익소송 수행은 물론, 보다 전문적인 활동을 위해 장․단기적 이슈를 발굴하고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전통적으로 수행한 비판과 견제기능 외에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겠습니다. ‘새로운 헌법 연구모임’을 만들어 28년 동안 각 위원회에서의 활동을 정리하여 ‘87년 체제의 헌법’을 극복한 ‘새로운 권리장전’을 선보이겠습니다. ‘최고법원의 올바른 구성을 위한 연구모임’을 만들어 ‘바람직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상’을 마련한 후, 그것이 현실화되도록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지속적으로 활동해 나가겠습니다.

정말 일하고 싶습니다

저의 다양한 경험, 새로운 열정, 다져온 지혜를 모아 회원들을 위해, 우리 사회를 위해 제대로 일해보고 싶습니다.

진보적 법률가단체를 넘어 ‘시대적 소명을 다하는 민변’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겠습니다. 모든 회원들이 가슴 속에 ‘회원의 자부심’을 새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모두의 지혜를 모아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아내겠습니다. 한 걸음 더 진전된 민주사회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 2. 13.
제12대 민변회장 선거 후보자 이재화

<이재화 변호사 주요 경력>
-경북 경주 출생(1963년)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82학번)
-삼민투 사건으로 1년간 투옥(1985년)
-월간 『말』기자(1987.-1989년)
-제38회 사법시험 합격(연수원 28기)
-<오마이뉴스> 감사(2004. -현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2009.-2011.)
-민주주의 수호 비상특별위원회 위원(2013.)
-민변 사법위원장(현)
-대한변협 상고심 제도개선TF 위원(현)
-민주변론 편집위원(현),
-정치관계법 개혁TF 위원(현)
-정당해산 후속대응TF 위원(현)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 진행(현)

<주요 변론>
-정봉주 BBK 사건(2007.-2011.)
-장진수 전 주무관 민간인사찰 양심선언 사건(2012.)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사건(2013.-2014.)
-권영국 변호사 집시법위반 사건 변론(2015.)

<저서>
『행정법 연습』, 『행정법의 쟁점』
『분노하라, 정치검찰』, 『기획된 해산 의도된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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