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전용모 기자] 메르스 신고지연으로 해임처분 받은 공무원에 대해 법원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며 공무원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지방법원에 따르면 공무원인 A씨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발생 병원인 삼성서울병원에 지난 5월 27 ~ 28일 양일간 방문했다.
6월 7일 언론에 메르스 발생 병원이 공개되고 삼성서울병원에 동행한 A씨의 누나가 지난 6월 10일 메르스 확진자로 확인(잠복기 최대 14일) 됐음에도 신고하지 않다가 며칠 뒤 오한 등의 감기몸살 등이 느껴져서야 비로소 메르스 감염을 의심해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소에 신고하고 격리조치 됐다.
A씨의 신고지연으로 인해 남구청장은 모 주민센터를 일시 폐쇄하고, A씨의 출입업소 4개소는 일시 휴업하게 했고, 117명을 자가격리하고, 350명을 능동감시자로 관리하게 했는데, A씨로부터 추가적으로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은 없었다.
결국 대구 남구청장은 지난 7월 7일 A씨(사회복지주사)가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발생병원방문 신고를 지연해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 우려 및 지역경제 침체 등 국민적 비난을 야기하는 등 대구시 공무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실이 있다며 지방공무원법 제48조(성실의 의무), 제49조(복종의 의무) 및 제55조(품위유지의 의무)위반 이유로 대구광역시 인사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대구광역시 인사위원회는 지난 7월 30일 해임 의결을 했으며, 이에 따라 남구청장은 지난 8월 1일 A씨에게 해임 처분을 했다.
남구청장이 11차례 공문을 보내 원고가 9개를 확인했음에도 지난 6월 7~15일까지 메르스노출 병원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이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대구광역시 지방소청심사위원회는 지난 10월 13일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자 A씨(원고)는 법원에 남구청장(피고)을 상대로 해임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당시 메르스와 관련한 자각 증상이 없었고, 메르스 잠복기로 알려져 있던 14일이 경과해 메르스에 감염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했고, 누나가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음에도 질병관리본부 등 관련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메르스 확산방지 등을 위한 공문 9개를 확인했으나, 6월 1일부터 8일까지는 공공근로 신청기간이었고, 6월 1일부터 12일까지는 기초수급 맞춤형급여 집중신청기간으로 업무가 많아 공문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지 못해 신고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해임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반하고, 징계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구지법 제2행정부(재판장 백정현 부장판사)는 15일 A씨의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피고가 2015년 8월 1일 원고에 대해 한 해임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2015구합23184)
재판부는 “원고의 행위로 인한 부정적 파급효과와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 등 피고가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을 감안하더라도, 그에 비해 원고나 그 가족이 입는 불이익이 너무 커서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만일 원고가 2015년 6월 7일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노출병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바로 방문사실을 신고하고 즉시 격리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후 결국 원고가 메르스에 감염되었다면, 다소 범위에 차이는 있었을지언정 원고의 직장 근무지에 대한 통제와 지역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25년 동안 수회 표창과 감사패를 받는 등으로 비교적 성실하게 공무원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보이고, 원고로부터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원고나 가족이 원고의 메르스 감염이나 신고 지연으로 인해 이미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해임될 경우 특히 자녀들(대학생, 중학생)이 입게 될 정신적ㆍ물질적 어려움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해임처분 취소 사유를 설명했다.
대구지법, 메르스 신고지연 공무원 해임은 ‘징계재량권 남용 위법’
기사입력:2015-12-17 06: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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