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전용모 기자] 자살한 사안에서, 1심은 특약 보장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했음을 이유로 약관 문언에 따라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의무를 인정했다. 반면, 항소심은 2년경과 자살시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약관 기재 부분 즉 면책제한조항이 ‘잘못된 표시’에 불과하다고 판단해, 약관 작성자 불이익 원칙도 적용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의무를 부정한 판결을 했다.
창원지방법원에 따르면 A씨(보험계약자, 피보험자)는 2007년 10월 모 보험회사와 재해사망특약을 포함해 종신보험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되, “피보험자가 정신질환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와 특약 보장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자살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그러다 A씨는 작년 5월 등산복 허리띠에 목을 매어 사망한 채 발견됐다.
수사기관은 A씨의 유서가 발견된 점, 주거지 내부에 침입 흔적이나 다툰 흔적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자살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
유족들은 작년 8월 보험회사에 보험계약에 따른 일반사망보험금 1억원과 재해사망보험금 2억원을 청구했다.
보험사는 재해사망특약에서 정한 보험금지급사유(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했을 때)에는 해당하지 않아 주계약에 정한 일반사망보험금 1억만 지급했다.
그런 뒤 보험사(원고)는 유가족들을 상대로 법원에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채무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보험사는 “재해사망특약 약관에서 보장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자살한 경우를 자살면책의 예외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표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만일 보장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된 후 자살한 경우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이는 건전한 보험산업의 육성을 저해하고, 공서양속에 어긋나므로 상법 제659조 또는 민법 제103조에 반해 무효”라고 덧붙였다.
1심 창원지법은 특약 보장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했음을 이유로 약관 문언에 따라 보험금 지급의무를 인정해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보험사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유족들도 항소심에서 “보험계약의 보장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망인이 자살했으므로, 재해사망특약 약관에 따라 원고는 보험수익자인 망인의 공동상속인인 피고들에게 재해사망보험금 2억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인 부산고등법원 창원제1민사부(재판장 이영진 부장판사)는 지난 11월 26일 채무부존재확인(본소), 보험금(반소) 청구소송에서 “재해사망특약에 기한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며 보험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항소심에서 제기된 유족들(반소원고)들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재해사망특약 약관에서 정한 사건 면책제한조항은 ‘잘못된 표시’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하고, 면책제한조항이 잘못된 표시에 불과하다고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상,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에서 정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08다81633)고 적시했다.
또 “보험자가 개별 보험상품에 대한 약관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사건 면책제한조항을 재해사망특약 약관에도 그대로 둔 점을 이유로 재해사망특약 약관의 보험사고의 범위를 재해가 아닌 자살에까지 확장하려고 해석하는 것은, 보험계약자 등에게 당초 이 사건 재해사망특약의 체결시 기대하지 않은 이익을 주게 되는 한편, 이 사건 재해사망특약과 같은 내용의 보험계약에 가입한 보험단체 전체의 이익을 해하고 보험자(회사)에게 예상하지 못한 무리한 부담을 지우게 되므로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자살도 주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사망)에 포함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해 주계약 약관에서 자살 면책 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는 달리, 보험사고가 재해를 원인으로 한 사망 등으로 제한돼 있어 자살이 보험사고에 포함되지 않는 재해사망특약에서는 면책제한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재해사망특약의 취지에도 부합된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면책제한조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피고들의 보험금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부산고법, 2년경과 자살시 보험금 지급 약관 면책제한조항 효력은?
기사입력:2015-12-04 00: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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