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학생 등 승객들을 가득 채운 채 바다 속으로 침몰하는 세월호를 방치하며 도망쳐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에게 살인죄가 인정됐다. 이에 대법원은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구조조치’ 또는 ‘구조의무 위반’이 문제된 사안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이는 선장 등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에게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 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2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세월호 전 선장 이준석씨 등에 대한 상고심(2015도6809)에서 살인죄를 인정해 이준석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관들은 이준석씨의 살인ㆍ살인미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업무상광실선박매몰, 수난구호법 위반, 선원법 위반,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검찰은 이준석 선장 등은 승객 등이 안내방송을 믿고 세월호의 선내에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가 더 기울면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기관장 박OO는 부상당한 조리부 승무원 2명에 대해 구조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익사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했음에도, 어떠한 구조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각자 퇴선 함으로써, 304명을 익사하게 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했다.
또 152명이 사망할 것을 용인하면서 퇴선 했으나 해경과 어선 등에 의해 구조되는 바람에 사망하지 않았다며 살인미수 혐의도 적용했다.
이에 검찰은 이준석(69) 선장, 박OO(54) 기관장, 강OO(43) 1등 항해사, 김OO(47) 2등 항해사 등 4명에 대해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준석 선장에 대해서만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했고,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강OO 1등 항해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과 업무상과실 선박 매몰 혐의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12년, 김OO 2등 항해사는 유기치사ㆍ치상,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7년, 박OO(여, 26) 3등 항해사는 유기치사ㆍ치상,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징역 5년이 확정됐다.
박OO 기관장은 유기치사ㆍ치상, 수난구호법 위반은 유죄, 살인과 살인미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나머지 피고인들은 최소 징역 1년6월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선장 이준석의 살인ㆍ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대법관들은 전원일치 유죄로 판결했다.
쟁점은 세월호에서 이준석 선장이 퇴선 방송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이 살인행위와 동등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선박의 총책임자인 선장으로서 포괄적이고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당시 상황을 지배하고 있었고, 자신의 선내 대기 명령에 따라 선실 또는 복도에서 대기 중이던 승객 등에 대한 대피ㆍ퇴선 명령만으로도 상당수 피해자들이 탈출ㆍ생존이 가능했고, 조타실 내 장비이용 등 쉬운 방법만으로도 대피ㆍ퇴선명령은 충분히 가능했다”며 “퇴선 후 구조조치를 전혀 하지 않아 승객 등의 탈출이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했고, 이러한 행태는 승객 등을 적극적으로 물에 빠뜨려 익사시키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쟁점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다.
대법원은 “선장으로서 지체할 경우 승객 등이 익사할 수밖에 없음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구조세력의 퇴선 요청마저 묵살하고 승객 등을 내버려 둔 채 먼저 퇴선했고, 이는 승객 등의 안전에 대한 선장의 역할을 의식적이고 전면적으로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퇴선 직전이라도 승객 등에게 퇴선 상황을 알려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음에도 그마저도 하지 않았고, 퇴선 후에도 해경에게 선내 상황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 승객 등의 안전에 대해 철저하게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방관했다”고 판단했다.
대법관들은 이런 판단에 따라 이준석 선장에게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구조조치’ 또는 ‘구조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인 사안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을 인정한 최초의 판시다.
대법원에 따르면 그동안 “부작위에 의한 살인”을 인정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 사례도 대부분 ‘계획적인 범죄’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위에 의한 살인에 대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대법원은 1982년 11월 23일 선고(82도2024)한 판결이다. 당시 중학생인 피해자를 아파트에 유인해 포박ㆍ감금한 후 수차 그 방을 출입하던 중 피해자가 탈진상태에 있어 그대로 두면 죽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병원에 옮기고 자수할 것인가, 그대로 둬 피해자가 죽으면 시체를 처리하고 범행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자살할 것인가 등을 두루 고민하다가 그대로 나와 학교에 갔다가 와 보니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탈진상태에 빠진 후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했다.
또한 2009년 12월 24일 대법원이 선고(2009도10724) 판결이다. 피해자(여)와 밤낚시를 하던 중 낚싯대 받침틀을 좌대 고무 패킹에 끼웠다가 다시 빼다가 왼쪽 팔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건드려 피해자를 깊이 2.5미터에 달하는 낚시터에 빠지게 했음에도 그대로 방치한 채 현장을 이탈해 익사하게 한 사건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기관장 박OO씨에 대해서도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으나, 전원합의체 대법관들은 전원일치 무죄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이준석 선장의 지휘나 구체적 상황에 따라 임무의 내용이나 중요도가 수시로 변동될 수 있고, 다른 승무원으로 쉽게 대체 가능하고, 선장과 같이 사태를 지배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선장의 전문적 판단과 지휘명령체계를 무시하면서까지 결과 책임이 따를 수 있는 퇴선조치를 독단적으로 강행해야 할 만큼 비정상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을 쉽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퇴선 당시 부상당한 조리부 승무원 2명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오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여기에다 강OO 1등 항해사와 김OO 2등 항해사의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전원합의체 대법관들 10명은 다수의견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무죄 판결의 이유는 박OO 기관장과 같다.
다만 박보영ㆍ김소영ㆍ박상옥 대법관은 “1ㆍ2등 항해사의 지위ㆍ의무에 비추어 선장을 대행해 구조조치를 지휘할 의무가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있고, 구조조치 불이행과 퇴선행위는 피고인 이준석과 마찬가지로 승객 등의 사망 결과의 발생을 인식ㆍ용인하는 내심의 의사에서 비롯됐다”며 유죄 의견을 냈으나 소수에 그쳤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는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 실제 살해행위를 하는 것과 동등한 평가를 받을 정도의 강한 위법성이 있어야만 인정될 수 있다고 하여 엄격하게 판단해 온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선장 이준석은, 승객 등의 안전이 종국적으로 확보될 때까지 적극적ㆍ지속적으로 구조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고, 당시 상황에서 퇴선명령으로 승객이 세월호를 탈출하지 못해 익사하는 결과를 쉽게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승객을 선실 내에 대기하도록 내버려 둔 채 먼저 퇴선하는 등 승객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철저히 무관심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수백 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게 했고, 이것은 사실상 적극적인 살해행위와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대법관 전원이 살인죄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판결은 구조조치 또는 구조의무 위반이 문제된 사안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로서, 선장 등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에게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요구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참조 :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전문
http://www.scourt.go.kr/sjudge/1447310541409_154221.pdf
대법원, 세월호 이준석 선장 무기징역…‘부작위 살인죄’ 최초 판결
기관장과 1ㆍ2등 항해사의 살인ㆍ살인미수 혐의는 무죄 판결…다른 혐의는 유죄 기사입력:2015-11-12 20: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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