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화영(52) 전 국회의원에게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화영 국회의원은 2004년 4월 15일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후 2004년 5월 30일부터 2008년 5월 29일까지 제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제17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후부터 2010년 8월까지 민주당 서울중랑갑 지역구 지역위원장을 맡았다.
그런데 현대자동차그룹 총수인 정몽구 회장은 2006년 5월 1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법률위반(횡령)죄 등으로 구속기소 돼 제1심 재판을 받던 중 2006년 6월 28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2007년 2월 정몽구 회장은 1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2007년 9월 2심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사회봉사명령 등을 선고받았다.
이후 2008년 4월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이 파기환송된 후, 2008년 6월 서울고등법원에서 횡령죄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화영 국회의원은 정몽구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 2007년 8월 현대자동차그룹의 김동진 총괄부회장으로부터 “대통령 비서실 고위공무원에게 부탁해 정몽구 회장이 재판 과정에서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청탁을 받고 3000만원을 받을 것을 비롯해, 2006년 9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총 7회에 걸쳐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화영 의원은 또 김동진 부회장으로 하여금 현대자동차 명의로 3000만원을 한국방정환재단에 교부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또한 2009년 하반기와 2010년 1월 사이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2회에 걸쳐 1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1형사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는 2013년 12월 변호사법위반,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국회의원에게 금품을 수수한 의심이 든다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동진 등의 진술은 객관적인 증거와 명백히 모순되거나 다른 증거들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합리성이나 객관적 상당성을 띠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는 등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존재해 그대로 신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관한 가장 직접적이고 유력한 증거인 김동진 등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이상,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김동진으로부터 현금 1억원을 수수했음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황병하 부장판사)는 2014년 7월 검찰이 항소를 기각하며 이화영 전 국회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채OO은 원심 법정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중이라 굉장히 예민해서 직접 금품을 전하기가 상당히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위와 같은 상황에서 정몽구 회장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 다수에게 공개적으로 현금을 공여했다는 김동진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다”고 봤다.
또 “김동진은 원심 법정에서 ‘당시 정몽구 회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피고인(이화영)에게 항의하거나 섭섭함을 표현한 바는 전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오히려 김동진은 피고인에게 2000만원을 더 줬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그러나 김동진이 피고인에게 정몽구 회장의 선처 명목으로 돈을 교부했음에도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을 구하거나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오히려 돈을 추가로 공여했다는 점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 돈을 교부했다는 김동진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일저축은행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유동천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진술할 당시 제일저축은행 비자금 조성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던 중이었는바, 이들이 자신들의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허위의 진술을 했을 가능성 역시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사건은 검사의 상고(2014도9494)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변호사법위반,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국회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금원(돈) 수수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금원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품을 제공했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해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여러 차례에 걸쳐 금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진술을 신뢰할 수 있는지 심사해 본 결과 그 중 상당한 금원제공 진술 부분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 등이 밝혀져 신빙성을 배척하는 경우라면, 금원을 제공했다는 진술의 신빙성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허물어졌다고 봐야 하므로, 여러 차례에 걸쳐 금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진술만을 내세워 함부로 나머지 일부 금원수수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대법원 판례(2008도8137)를 상기시켰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김동진, 유동천으로부터 금품을 교부받았다는 점 또는 현대자동차가 한국방정환재단에 기부한 자금이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재판과 관련해 피고인이 선처를 받도록 도와준 대가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현대차 ‘정몽구 로비’ 불법정치자금 이화영 전 의원 무죄
변호사법위반, 제일저축은행 1500만원 수수 혐의 등도 무죄 기사입력:2015-09-29 11: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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