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학교법인 이사장의 위법행위에 동조하거나 묵인 내지 방치함으로써 직무를 소홀히 한 학교법인 이사들에 대한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한 교육감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분명히 지운 것이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시교육감은 2013년 3월 영훈학원 및 영훈학교(영훈초등학교, 영훈국제중학교, 영훈고등학교)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하고 2013년 5월 ‘학교법인 인사권의 부당행사, 교비회계예산의 목적 외 사용, 교사채용업무 부당처리, 입학전형 관련 성적 조작’ 등 총 31개 항목을 지적하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영훈학원에 감사결과를 통보하면서 관련자 11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김OO 이사장에 대하여는 임원취임승인 취소 처분을 할 것을 통보했다. 또한 처분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2개월 안에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자금회수 등의 조치를 하도록 요구했다.
교육감의 고발에 따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영훈학원 및 영훈학교의 비위행위에 대해 수사한 후, 김OO 이사장과 임OO 행정실장을 구속기소하는 한편, 영훈학교 교장 등 7명은 불구속기소하고 교사와 직원 및 학부모 6명은 약식기소했다.
서울시교육감은 영훈학원에게 시정기한을 2013년 8월 19일로 정해 교비회계에서 잘못 집행한 12억 7270만을 영훈초등학교(11억 8476만원), 영훈국제중학교(8794만원)의 교비회계로 보전조치하고 김OO 이사장 개인차량 유류비로 지출된 16만8198원을 회수해 영훈초등학교 교비회계에 세입 조치하도록 요구했다. 또한 임시이사 6명을 포함한 임원들의 임원취임승인 취소를 계고했다.
이후 서울교육감은 청문을 실시한 후 2013년 9월 17일 사립학교법에 따라 정OO 등 6명의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했다.
한편, 정OO 등 이사 6명은 임원취임승인취소 처분 이전인 2013년 8월 21일 이사회를 개최해 영훈학원 및 영훈학교와 관련된 비위행위의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모두 사임하고 후임이사를 선임할 것을 결의하고, 서울시교육감에게 자신들이 지정한 후임이사들의 임원취임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감은 신청을 거부하고 2013년 11월 사립학교법에 따라 한OO 등 7명을 영훈학원의 임시이사로 선임했다. 위 임사이사들은 기존의 이사인 박OO과 함께 현재까지 영훈학원의 이사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자 정OO 이사 등은 “임원취임승인 취소 처분사유의 원인이 된 비위행위의 실제 실행자는 김OO 이사장이고, 우리들은 제시된 서류를 심의해 표결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두고 임무를 태만히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 원고들의 비위행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 정도가 가벼워서 ‘학교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주는 행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당초 감사결과 발표 당시 김OO 이사장만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하기로 했다가 수사결과 발표 후 여론을 의식해 원고들의 임원취임승인을 일괄적으로 취소한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러면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한 이상 그 후속행위로 이루어진 임시이사 선임도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1부(재판장 이승택 부장판사)는 2014년 4월 정OO 등 영훈학원 전ㆍ현직 이사 6명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임원취임승인취소 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임시이사 선임은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이사회에 출석해 영훈학원 예산ㆍ결산, 교원의 임용, 재산의 관리ㆍ처분 등에 관한 주요 안건을 심의ㆍ의결하는 과정에서 이사장 김OO의 비위행위 및 영훈학원과 영훈학교의 운영상 여러 위법행위 등을 바로 잡을 수 있었음에도 오히려 이러한 위법행위에 동조하거나 이를 묵인 내지 방치함으로써 직무를 소홀히 했으므로 위법성의 정도가 적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가 원고에 대한 감사를 마친 후 이사장에 대하여만 임원취임승인 취소를 통보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원고들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하기 어려운데다가, 감사결과 발표 당시 언급이 없다가 이후에 이 사건 처분을 했다 하더라도 각 처분사유가 인정되고 법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한 이상 그 어떤 실체적 내지 절차적 잘못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과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으로 임원취임승인이 취소돼 원고들이 향후 5년 이내에 다시 학교법인의 임원이 될 수 없는 등의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는 영훈학원과 영훈학교 운영의 정상화 및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해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더 크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를 전제로 이루어진 임시이사 선임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8행정부(재판장 장석조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도 이유 없다”며 정OO 등의 항소를 기각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최근 정OO 등 영훈학원 전ㆍ현직 이사 6명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임원취임승인취소 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2015두36843)
재판부는 “영훈학원이 영훈국제중학교 신규교사들을 채용함에 있어 관련 법령이 정한 공개전형 및 신규채용 절차를 위반했음에도, 원고들은 각 이사회에 출석해 임명 제청된 신규교사들이 적정한 절차를 거쳐 공정하게 임명 제청됐는지 살펴보고 부당함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부적절한 과정을 거쳐 임명 제청된 교사들의 채용을 찬성하는 의결을 했으므로, 원고들은 사립학교법 제27조가 준용하는 민법 제61조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또 “원고들이 교비회계에 속하는 예산의 부당 전용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그 시정을 요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등의 처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학교법인의 이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에 대해 찬부의 의사표시를 하는데 그치지 않고, 담당업무는 물론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학교법인의 이사가 다른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방치한 것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학교법인 이사장 위법행위 묵인ㆍ방치한 이사 승인 취소 적법”
영훈학원 전현직 이사들 임원취임승인 취소한 서울시교육감 처분 정당 기사입력:2015-06-28 20: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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