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김진호 기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장주영)은 8일 안산시 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7대 과제를 선언했다.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위원장 권영국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온 국민에게 너무도 충격적인 사태가 아닐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배가 침몰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도 마치 꿈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우리들의 모습이 너무도 참담하기만 했다”며 “선내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던 승객 중,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앞에 우리는 절망감과 분노로 몸서리쳐야 했다”고 말했다.
또 “여객선에 탑승했던 아이들은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는 대한민국이었기에, 세계무역 8~9위를 달리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의 백성이었기에, 이런 재난 정도쯤이야 문제되지 않을 거라고, 반드시 생명의 동아줄이 내려올 거라 믿었을 것이고, 그래서 후속조치 없는 대기방송에도 착하게 따랐다”며 “선내에 대기하라는 방송에 따라 기울진 배에서 넘어지지 않으려 발로 벽체를 밀며 안간힘을 쓰는 마지막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에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을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우리들은 무슨 낯으로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인지…”라고 말을 잊지 못했다.
민변은 “세월호 참사는 자본의 입장에 치우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드러낸 최악의 사건”이라며 “법망을 밥 먹듯이 피해가는 관료와 기업의 유착구조, 경각을 다투는 구조현장에서까지 돈의 논리가 횡행하는 사회, 국민의 안전에는 무능하고 국민 통제에만 유능한 국가권력, 그리고 그러한 권력의 나팔수를 자처하고 있는 다수의 언론들, 그 결과 정직하게 규칙을 따르는 이들이 수장을 당하는 나라, 이건 결코 정상이 아니다”고 규탄했다.
또 “‘국민안전’을 국정의 최고목표로 삼겠다고 약속하며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꾸었던 정부와 대통령, 마치 이름 때문에 일을 못하는 것처럼 요란을 떨었던 정부와 대통령, 배가 침몰하고서 23일이 지났다”며 “그러나 실종자 중 단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고,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실종자들 다수가 남아 있다”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를 질타했다.
민변은 “안전을 최고의 국정목표로 삼겠다던 정부에서 아이들 살려달라고 대통령에게 애원해야만 하는 나라가 됐다”며 “리더십도 체계도 없는 주먹구구식 재난구조 대응에서 이것이 국가인지 깊은 회의감을 갖게 만들어 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이 엄청난 사태 앞에서도 청와대라는 곳에서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변명하기 바쁘고, 참사의 책임을 권한 없는 총리에게 떠넘기는 현실이었다”면서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게 됐다.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정부의 약속만을 믿고 기다릴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5일 민변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참사와 관련된 여러 의혹과 문제점들에 대한 분석을 진행해 왔다.
세월호 참사 민변 특위는 그 중간보고로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7대 과제’를 선정하고, 최소한 이들 과제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함을 선언했다.
민변 특위는 “진상규명 17대 과제를 선언하는 것은 진상조사 대상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환기시키기 위해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진상규명의 대상과 범위는 열려 있으며 미래진행형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관심 있는 분들께 제보와 고견을 요청 드린다”고 당부했다.
특위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바다 속에 남아있는 실종자들에 대한 신속한 구조, 수백 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의 침몰과 늑장구조의 원인, 그에 대한 책임 소재를 밝히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내지 희생자들에 대한 피해 배상을 앞세워 참사의 진상과 책임 규명을 흐리거나 이를 방해하는 행위는 어떤 경우든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희생자들에 대한 피해배상과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 책임 추궁에 따른 결과이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세월호 참사 민변 특위는 “피해자들과 시민사회와 함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이를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갈 것이며, 아울러 피해자들에 대한 법률적 지원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양심적인 시민사회, 종교계, 학계, 법조계, 해양전문가 등등… 세월호 참사에 분노하는 모든 분들의 지혜와 힘을 모아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가 발표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7대 과제
◆ 세월호 침몰의 근본적인 원인
1.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으로 인한 안전장치의 해체 (진상규명 과제1)
2. 2008년 해양수산부 해체로 인한 행정공백 및 혼란 (진상규명 과제2)
3. 부패한 감독기관에 의한 부실한 선박 운항 및 안전 관리 (진상규명 과제3)
4. 해양사고 위험신호 등에 대한 무시와 무대책 (진상규명 과제4)
◆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 원인
1. 출항 과정에서 해양경찰·해양항만청의 관리·감독의무 위반 (진상규명 과제5)
2. 정확한 침몰경위와 원인 규명 (진상규명 과제6)
◆ 세월호 구조과정에서의 문제점
1. 사고 발생 직후 세월호 승무원들의 잘못된 대응 (진상규명 과제7)
2. 사고 발생 직후 해양경찰의 잘못된 초기 대응 (진상규명 과제8)
3. 정부 재난관리시스템의 부실과 무책임 (진상규명 과제9)
4. 해양경찰의 해군 및 민간잠수사 구조 활동 방해 의혹 (진상규명 과제10)
5. ‘언딘’과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 (진상규명 과제11)
6. ‘인명구조’ 명령권 한 번도 발동하지 않은 해양경찰의 직무유기 의혹 (진상규명 과제12)
◆ 사고 이후 정부대응과 수사과정에서의 문제점
1. 정부의 언론통제 및 사건은폐 의혹 (진상규명 과제13)
2. 피해가족 및 시민에 대한 부당한 감시 (진상규명 과제14)
3. 비판자들에 대한 부당한 외압과 위협 (진상규명 과제15)
4. 대통령 지시내용과 이행여부 검토 (진상규명 과제16)
5. 수사 과정에서의 의혹 (진상규명 과제17)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출범
“피해 배상 앞세워 참사의 진상과 책임 규명 흐리거나 방해하는 행위 용납 안 돼” 기사입력:2014-05-08 20: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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