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 고문’에 간첩 누명…납북어부 38년만 재심 무죄

정규용 “경찰에서 위협하기 때문에 검사 앞에서나 법정에서 허위 자백했다” 기사입력:2014-01-09 14:21:36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고문기술자’ 이근안씨의 가혹행위에 못 이겨 간첩이라고 허위 자백해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납북어부 정규용(72)씨가 무려 38년 만에 재심을 통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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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용씨는 1968년 6월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조기잡이 조업을 하던 중 북한 경비정에 피랍됐다가 그해 11월 인천항을 통해 귀환했다. 물론 북한에서 강제로 정치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경기도 경찰국 소속 수사관들이 정씨를 영장 없이 불법 연행해 18일간 불법 감금한 상태에서 고문과 가혹행위로 허위 자백을 받아냈다. 이후 간첩, 국가보안법위반, 반공법위반죄로 재판에 넘겨졌고, 대법원은 1977년 정씨에 대해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15년을 확정했다.

이후 1989년 모범수로 감형을 받아 옥살이 12년 만에 풀려난 정씨는 억울해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 문을 두드렸다. 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정씨는 2011년 11월 “수사관들이 조사과정에서 영장 없이 불법 구금하고 구타 고문하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인천지법은 2012년 6월 “경찰 수사관들이 정씨의 간첩죄 등을 조사함에 있어 적어도 구속영장이 발부 집행되기 전인 18일간 구속영장 없이 불법구금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는 형사소송법의 인신구속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형법의 불법체포ㆍ감금죄에 해당하는 범죄로 재심사유에 해당한다”며 재심을 결정했다.

재심을 맡은 인천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송경근 부장판사)는 2012년 12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은 증거능력이 없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며 정규용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기도 경찰국 수사관들에 의해 영장 없이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받는 동안 이근안 등 수사관들에 의해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해 자백을 강요받았고, 검사의 조사단계에서도 그로 인한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계속돼 같은 내용을 자백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검찰은 “정씨에 대해 불법구금이나 가혹행위가 없었고, 정씨는 재판과정에서도 자백을 했다”며 항소했다.

반면 정씨는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와 항소심 법정에서 “한 번은 이근안이 ‘높은 사람이 오니까 시키는 대로 대답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제가 ‘간첩이 아니다’라고 대답하자 이근안은 나를 발로 밟고 몽둥이로 개 패듯이 팼다. 이근안이 서류 뭉치를 가져와서 지장을 찍으라고 해서 찍었다, 이후 나는 걷지도 못하고 기어서 화장실을 다녔다. 나중에 내 몸을 보니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 몸이 검은 옷을 입은 사람처럼 시커멓게 변해 버렸다. 옷을 모두 벗기고 팬티만 입힌 채 조사를 했으며, 3~4일씩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도 했다”고 진술했다.

서울고법 제8형사부(재판장 이규진 부장판사)는 2013년 6월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고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강제로 자백을 받아 누명을 씌웠다. 납북돼 있는 동안 강제로 정치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형사가 ‘검사 앞에서 여기 기록한 모든 내용을 시인하면 조금만 고생하면 나올 수 있다. 가족의 생계는 염려마라’고 말해 너무 고마워 검사 앞에서도 시인했다고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며 “피고인은 경찰 조사에서 고문에 못 이겨 허위 자백한 것이다, 검찰에서는 경찰에서 진술한 것과 같이 진술해야만 살 수 있다고 해서 그대로 진술한 것이며, 법정에서도 그대로 자백한 것이나 모두 허위다. 경찰에서 위협하기 때문에 검사 앞에서나 법정에서 허위 자백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는 피고인의 법정에서 한 자백은 임의성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주장하나, ‘피고인의 자백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한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는 형사소송법 제310조에서의 자백은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자백뿐만 아니라 법정에서의 자백도 포함하는 것으로, 피고인이 비록 재심대상 사건의 원심 법정에서 자백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백이 가공적인 것이 아니고 진실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정도의 독립된 다른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건은 검사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규용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2013도8301)

재판부는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봐 모두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로이슈 = 신종철 기자 /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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