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박훈 변호사가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막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자, 창원지방법원이 “박훈 변호사의 소란행위”라고 반박하면서 “변호인의 재판진행 방해”, “재판장 모욕”,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맞대응하며 진실공방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이에 박훈 변호사는 6일 <로이슈>와의 전화통화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지금 창원지법이 진실게임을 하자는 것이냐. 그렇다면 재판 녹취록을 공개하라, 녹취록을 공개하면 진실게임이 끝난다”고 정면대응하며 창원지법을 압박했다.
따라서 향후 창원지법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 변호사의 주장대로 녹취록을 공개하면 진실공방은 쉽게 결론내려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훈 변호사와 창원지법 간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번 논란을 공방 흐름 순으로 총 정리했다.
◆ 박훈 “재판장이 ‘자백하면 벌금형으로 해주겠다’ 자백 강요 짓거리”
먼저 이번 일은 박훈 변호사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법정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공개하며 시작됐다.
박 변호사는 “새해 첫 재판이 11시30분에 있었다. 판사와 대판 싸우고 스스로 퇴정해버렸다. 중증 장애인들이 김해시청에 들어가 시장 면담을 요구한 사건을 퇴거불응죄로 정식기소한 사건이었는데 피고인들이 사정을 설명하면서 ‘퇴거불응이 아니다’라고 하자. 판사 왈 ‘자백하면 벌금형으로 해주겠다’ 이런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사건 재판은 지난해 4월 중증 장애인들이 활동보조 도우미의 월 68시간 근무이행을 촉구하며 김해시장과의 면담을 부속실에서 요구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돼 공동퇴거불응죄로 기소된 사건이다.
박 변호사는 이어 “어이가 없어 ‘재판장이 할 소리냐. 재판하는 거냐, 협박하는 거냐’ 그러자 판사 왈 ‘전에도 재판 받아 집행유예 받지 않았냐. 피고인들과 악연이다. 판사가 할 말이라 생각한다’ 이런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뭐라. 악연. 말 잘한다. 크게 문제삼겠다’, ‘재판장에 항의 표시로 퇴정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전에 재판을 할 때도 여러 가지 주장을 했지만 하나도 안 받아 주고 집행유예를 선고해 버렸던 판사가 피고인들과 악연이라 하면서 자백을 강요하는 짓거리를 한다”고 최OO 판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가 언급한 것은, 이 사건 피고인 중 김OO씨가 작년 9월 집시법 위반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던 것을 말한다.
박 변호사는 그러면서 “내 이 친구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징계 요청은 물론이거니와 1인 시위도 할 생각이다. ‘장애인 협박하는 최**’”이라고 1인 시위를 알렸다.
실제로 박훈 변호사는 6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창원지법 앞에서 큰 표지판을 들고 1시간 동안 1인 시위를 벌였다. 표지판 내용은 아래와 같이 적혀 있었다.
“‘자백하면 벌금형으로 하겠다. 피고인과 악연이다’라고 막말한 형사4단독 최OO 판사는 공개 사과하라”
“창원지법은 재판도 하지 않은 채 자백 강요한 최OO 판사를 징계 요청하라”
“-변론권 침해에 분개한 변호사 박훈-”
◆ 창원지법 <박훈 변호사의 소란행위에 관한 내용> 공식해명
이에 이날 기자는 창원지법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연락을 취했고, 창원지법 권창환 공보판사는 <박훈 변호사의 소란행위에 관한 내용>이라는 제목으로 반박자료를 <로이슈>에 전해왔다.
권창환 공보판사는 “지난 금요일 사건의 배경에 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연락드리게 됐다”며 “법조인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재판진행을 방해하고 사법신뢰를 저해하는 비정상적 행동을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창원지법은 논란이 되고 있는 ‘자백하면 벌금형을 해주겠다’는 재판장의 발언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당해 사건은 비교적 경미해 피고인의 반성 정도 등 법정태도에 따라 벌금형이 가능한 사안)에 재판장이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 양형에 관한 설명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창원지법은 “그럼에도 변호인은 불출석한 다른 피고인의 소재나 연락처도 모르고 있고, 공소사실에 대한 명확한 입장정리 등 변론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였으며, 더욱이 재판장이 변호인의 모든 주장을 받아들여 부인 의견으로 쟁점정리를 한 뒤 증거조사 단계에 들어가려 하자, 변호인이 부적절한 발언을 하며 일방적으로 법정을 퇴정함으로써, 재판진행을 방해한 사안”이라고 박훈 변호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 “변호인의 위와 같은 행동은 사법신뢰의 한 축을 담당하는 법조인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일 뿐만 아니라, 같은 법정 내의 다른 사건의 피고인과 방청객들에게 재판의 신뢰를 저해하는 중대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창원지법은 “또한 페이스북에 본질을 호도하는 글을 올리고, 재판장을 모욕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부적절한 관여이며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박훈 변호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창원지법은 “이 사건 같은 경우, 변호인이나 피고인들은 첫 공판기일까지도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측의 의견을 담은 ‘변호인 의견서’나 ‘피고인 의견서’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고, 따라서 법정에서 비로소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정리했다”며 “비교적 간단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서 변호인과 피고인은 제대로 정리된 사실적ㆍ법률적 주장을 내놓지 못하면서 막연히 부인만하는 모습이었다”고 재판장의 해명을 전했다.
또 “그런데, 불과 3개월 전에 같은 시위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피고인이, 3개월 후에 또다시 같은 죄로 같은 재판부에서 출석한 흔치 않은 사안에서, 또다시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앞서 집시법위반 사건 등의 전력도 있는 만큼 더 이상 선처할 여지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창원지법은 “그럼에도, 재판장의 내심으로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이 오죽하면 김해시장실까지 찾아가서 항의했을까’하는 동정심이 있었을 것이고, 차라리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그런 쪽으로 딱한 사정을 호소한다면, 이번 건은 앞서 집시법위반 등 사건보다 사안이 경미하니 과감하게 ‘벌금형’을 선택해 선처할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창원지법은 “재판장은 각 피고인의 입장을 재확인 한 뒤 ‘그럼, 이 사건은 (무죄를) 다투는 것으로 정리하겠습니다’라고 선언했고, 연이어 ‘그럼, 증거조사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박훈 변호인이 재판부에 대해 부적절한 언행을 하면서 일방적으로 퇴정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참고로 처음 인정신문을 할 때부터 히죽히죽 웃으면서 재판부를 조롱하는 듯한 얼굴빛을 보이던 피고인들이, 시간이 갈수록 법정에서 소리를 내어 웃기까지 하는 등 더욱 더 태도가 불량해졌다”고 최OO 판사의 해명을 전했다.
◆ 박훈 “창원지법 공식해명 어이가 없다…웃기는 소리 말라”
<로이슈>가 이렇게 보도하자, 박훈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창원지법의 공식해명이 오히려 재판 방해라고 한다. 페북에 악의적으로 올려 재판권을 도리어 침해했다고 한다. 어이가 없어서 웃기는 소리하지 말라고 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 변호사는 “재판도 하기 전에 ‘내 인사 발령 전에 자백하면 벌금형으로 해주겠다’는 막말을 감싸는 사법부를 보면서 그냥 한숨만 나온다”며 “이건 뭐 (법원에서) 전면전 하자는 것”이라고 창원지법을 해명을 ‘전면전’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내일은 (공동퇴거불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장애인 분들이 기자회견 및 1인 시위를 한다”며 “이 시위는 공개사과 및 대법원에 징계 요청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장인 최OO 판사가 공개사과하고, 창원지법이 대법원에 최 판사에 대한 징계를 청구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 박훈 “진실게임하자는 모양인데…창원지법 생거짓말 하지 말라”
박훈 변호사는 이날 <로이슈>에 다음과 같이 요청해 왔다. 언론보도로서 창원지법에 전달해 달라는 취지다.
“내 딱 한마디만 창원지방법원에 요구한다. 재판 녹취록 공개하라. 그것뿐이다. 지금 진실게임하자는 모양인데 당신들이 그 증거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러니 그냥 공개하라”
“더 이상 당신들의 거짓말을 들어 줄 수가 없다. 당신들은 그 재판이 비교적 단순한 재판이라고 하나 전혀 그렇지 않는 사건이었다”
“변호인의 변론 방향을 놓고 당신들이 왈가불가할 사안이 아니다. 부인으로 쟁점을 정리했다고, 생거짓말 하지 마라. 피고인이 비웃었다고? 부드럽게 웃으면서 당시 사정을 이야기 하고 있는 피고인한테 버럭 화를 낸 것은 재판장이었다”
“좌우지간 여러 말 할 것 없다. 재판 전 과정 (10분 정도다) 녹취록을 모두 공개하라”
박 변호사는 “저의 공식 답변입니다. 그대로 올려 주십시요”라고 요청했다.
◆ 박훈 “진실게임서 누구 말이 옳은지 법정 녹취록 까서 판단하자”
이날 <로이슈>는 박훈 변호사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입장을 들었다.
박훈 변호사는 “당시 법정에서 있었던 10분 정도 분량밖에 안 되는 녹취록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사실 관계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하게 주장을 했고, (재판장과 창원지법) 자기네들이 아니라고 하고 있으니, 그러면 진실게임을 하자는 것 아니냐. 그러면 자기네들이 그것을 녹음했다고 하니, 그것을 공개하자는 것이다”라고 녹취록 공개를 요구했다.
박 변호사는 “쌍방이 충분하게 자기 입장을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자기네들이 재판할 때 ‘말이 필요 없고, 증거를 가져오라’고 하는데, 난 이번에 (법정 녹취록) 증거를 까자고 하는 것이다. 녹취록을 공개하면 끝나는 것이다”라며 “서로 간에 충분하게 주장했으니, 진실게임에서 누구 말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이제 녹취록을 갖고 판단하자”고 강조했다.
[로이슈 = 신종철 기자 / sky@lawissue.co.kr]
박훈 변호사 vs 창원지법 진실공방…“녹취록 까자”
창원지법 “박훈 변호사의 소란행위, 재판장 모욕” vs 박훈 “진실게임 녹취록 공개하면 끝난다” 기사입력:2014-01-06 19: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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