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소송 스트레스로 자살 법원공무원, 업무상재해”

기사입력:2013-11-08 12:19:11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업무상 실수로 소송에 휘말린 법원공무원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공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1996년부터 법원공무원으로 근무해온 A씨는 2006년 7급으로 승진하는 등 법원공무원으로서 아무런 문제없이 생활했다.

그런데 2007년 채권 배당절차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배당표에서 채권자의 공탁금회수청구권에 대한 또 다른 가압류를 배제한 것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다른 가압류권자로부터 국가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A씨는 이 소송의 제1심부터 대법원 상고심까지 모두 소송수행자로 지정돼 5년에 걸쳐 직접 소송을 진행했다. 본인의 업무 외에 답변서 및 준비서면 작성, 변론기일 출석, 소송 진행경과 보고 등의 업무를 직접 처리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동료 공무원에 따르면 “A씨는 국가소송이 제기될 무렵부터 두통, 팔다리 저림 현상, 불면증, 소화불량 등에 시달렸고, 소송 진행 과정 및 패소할 경우 구상권 행사에 대한 걱정 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호소했다”고 진술했다.

2007년 5월부터 진행된 소송은 2012년 5월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났는데, 대법원은 “국가가 1억8521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검찰이 A씨에게 구상권 행사에 관한 의견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배상액을 A씨에게 구상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됐다.

그런데 또 다른 실수를 저질러 문제가 불거지자 극심한 불면증과 스트레스가 가중됐다. A씨는 2012년 9월 “몸이 좋지 않아 도저히 업무를 할 수 없다”며 휴가를 냈고, 소속 지원장은 A씨를 태워 병원에 데려가 진료를 받게 해주고, 업무조정도 해줬다.

A씨는 며칠 뒤에는 출근을 하지 않았다. A씨의 처는 서무계장에게 “남편이 밤새 잠을 자지 못해 수면제를 복용하고 새벽에 겨우 잠이 들어 깨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지원장은 “가족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오후 아내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A씨는 집에서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다. A씨의 차에서는 “외롭다. 사건 때문에 너무 괴롭다”라는 등의 메모가 발견됐다. A씨의 처도 경찰에 “남편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심한 심적 고통을 받았다” 등으로 진술했다.

이에 유족은 공무원연금공단에 “망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원인이 공무수행 중 발생한 업무상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공단은 “망인이 업무상 사유로 극단적인 심신상실이나 정신병적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망인의 사망은 고의에 의한 행위 또는 공무와 무관한 사적행위의 결과”라며 거부했다.

이에 유족이 “남편이 법원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누적된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로 발생한 우울증이 심화돼 이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것이므로, 사망과 공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윤인성 부장판사)는 망인 A씨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소송(2013구합54878)에서 원고 승소 판결(10월 24일)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망인의 사망 전에 소속 지원장은 검찰의 구상권 행사 의견서 제출 요구에 직접 ‘구상권을 행사할 사안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보냈고, 망인이 힘들어하자 병원 진료를 받도록 조치하고 업무부담을 조정했으며, 동료들도 망인을 배려해 회복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하는 등 소속 직원들의 적극적 관심과 위로가 있었음에도 망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음에 비춰 보면, 망인이 당시 처해 있던 상황과 공무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의 양은 능히 추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망인은 직원들이 자신을 피하고 뒤에서 욕하고 흉보는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고, 결국 이런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스스로 더는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에 떨다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망인은 장남으로서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함께 살아왔고, 사망 당시 가족으로 처와 만 8세, 6세의 두 아들이 있었는데 망인이 가정 문제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이상, 망인이 업무상 이유 외에 가족을 남겨두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한 특별한 이유나 동기를 발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망인은 직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하게 누적됐고, 그 때문에 발생한 극단적인 두려움 내지 괴로움으로 가족의 미래를 고려할 수 없을 정도로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 추단할 수 있다”며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옳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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