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배상 대법원 판결 질타…“국정원은 악덕 사채업자”

박영선 법사위원장, 서영교ㆍ이춘석 의원 질타 “국가가 돈을 줬다가, 너무 많이 줬으니 이자까지 갚으라고” 기사입력:2013-10-14 16:12:28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국가의 잘못을 인정하고 지급했던 배상금의 이자가 너무 많다며 배상금을 줄인 대법원과 선지급 받은 날로부터의 이자까지 계산해 반환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국가정보원의 모습을 보면 악덕 사채업자의 행태와 다를 것이 없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개탄이다. 서 의원은 14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국가에서 정한 방식으로 돈을 줬다가, 너무 많이 줬다고 이자까지 더해서 갚으라는 것은 어느 누가 보더라고 불합리한 행위”라고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에게 따져 물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인혁당’ 사건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의 지연이자 삭감 판결과 이에 따른 국정원의 인혁당 피해유족들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을 질타했다.

변호사 출신 이춘석 민주당 의원도 “인혁당 사건을 주도했던 국정원(구 중앙정보부)이 도리어 피해자들을 상대로 부당이득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을 두고 대법원의 부당한 판결이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서영교 의원 등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 시절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주도해 꾸며낸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은 지난 2007년, 2008년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됐다.

이에 인혁당 사건 피해자와 유족 77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은 2009년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 국가가 가해자가 돼 위헌적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위자료와 그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이 제시한 이자기준일은 고문 등 국가의 불법행위 종료일 다음날.

그 결과 전창일 상임고문 등 67명은 1975년 4월 9일을 기준으로 위자료 235억원에 지연이자 402억을 더한 637억, 이OO씨 등 10명은 1979년 6월 27일 또는 1982년 12월 24일을 기준으로 위자료 44억원과 지연이자 78억원을 더한 125억을 배상받게 됐다.

이에 따라 국가로부터 받게 된 배상금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총 759억원(피해자 77명). 이에 이들은 법무부에 가집행을 신청해 배상금의 65%인 490억원을 2009년 8월 지급받았다.

그런데 대법원은 2011년 1월 27일 판결에서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위자료의 원금은 인정하면서도, 이자가 너무 많아 ‘과잉배상의 문제가 제기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법원 재판부는 “통상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이자는 불법행위 시점부터 발생한다”면서도 “하지만 불법행위 이후 장시간이 흘러 통화가치 변동으로 과잉배상의 문제가 생길 경우 사실심(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 변론종결 시점부터 발생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전창일 상임고문 등 67명의 이자 기준일은 2009년 11월 13일, 이OO씨 등 10명의 이자기준일은 2010년 7월 2일로 변동됐다. 대법원 판결로 인해 35년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결국 피해자들에게 지급돼야 하는 이자가 확 줄어든 것이다. 그 결과 실제 피해유족들이 받을 배상액은 759억원에서 279억원으로 크게 줄게 됐다. 또한 서울고법의 가지급 결정으로 선지급 받은 490억과 211억원의 차이가 발생하게 됐다.

대법원 판결로 서울고검은 “인혁당 사건 피해유족들에게 과다 지급된 211억원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피해유족들은 거절했다.

그러자 국정원이 2013년 7월 인혁당 사건 피해유족들에게 과다 지급된 211억원과 그 이자 40억원 등 총 251억원을 돌려달라며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정리하면 배상금이 과다 산정됐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다 지급된 배상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이자까지 내놓으라는 것이다. 그것도 법원 판결로 드러난 인혁당 사건을 조작한 국정원이 직접 나서서 말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0월 7일 국정원이 낸 251억원의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에서 상호 절반 부담이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손해배상금의 지연이자를 불법행위 시점부터 계산하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였고 변할 수 없는 원칙이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인혁당 사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하급심의 판결을 뒤엎고 예외적으로 지연이자 기준일을 변경했는데, 이 같은 판결을 내린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의원들의 지적이다.

▲ 14일 대법원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영선 위원장(사진=의원 홈페이지) 이날 대법원 국정감사를 진행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영선 위원장은 “인혁당 사건 피해자분들이 지금 단식을 하겠다고 하는 등 굉장히 억울한 것이 많이 있다. 그분들이 찾아와 문제점을 제기한 것 중에 ‘대법원의 파기자판으로 피해자들의 변론기회가 박탈됐다. 이것은 헌법위반이고 평등권 침해다’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에게 전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또 하나는 ‘대법원 판례변경을 전원합의체에서 하지 않았다. 이것은 법원조직법 위반’이라는 것에 대한 답변을 서류로 해달라”면서 “대법원으로서는 출구가 없는 사건이라고 답변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억울함을 겪는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그러한 조치도 법원행정처로서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서영교 민주당 의원 서영교 의원도 “지난 수십 년 간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와 유족들이 선지급 받은 배상금으로 은인들의 신세도 갚고 평생 처음 집도 마련하고 하면서 작게나마 위로받았던 마음이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다시 한 번 상처를 받았다”며 “전창일 상임고문 등이 받은 국가배상금은 그냥 돈이 아닌 지난 세월 고통 속에서 살게 한 국가의 사과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지 18시간 만에 사형 당한 8명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9명 등 수많은 피해자들이 어떤 고통 속에서 지난 세월을 살아왔는지 생각한다면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나올 수 없는 것”이라며 대법원을 질타했다.

서 의원은 “불법행위 시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것은 피해자들의 잘못이 아니라 진실 규명을 막고 있었던 국가권력의 잘못임에도 그 기간을 전부 피해자들의 불이익으로 돌리는 판결”이라며 “대법원의 입장은 정책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일지는 몰라도 결코 바람직한 판결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국정원은 초과 지급된 금액 전부와 지연이자에 대해서까지 반환을 청구했다”며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것은 가지급을 받고 1년6개월이나 지난 뒤이고, 피해자들은 반환할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경제적, 정신적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서영교 의원은 특히 “국가의 잘못을 인정하고 지급했던 배상금의 이자가 너무 많다며 배상금을 줄인 대법원과 선지급 받은 날로부터의 이자까지 계산해 반환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국정원의 모습을 보면 악덕 사채업자의 행태와 다를 것이 없다”며 “국가에서 정한 방식으로 돈을 줬다가, 너무 많이 줬다고 이자까지 더해서 갚으라는 것은 어느 누가 보더라고 불합리한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춘석 의원도 “법원이 수십 년을 확인해 온 손해배상 산정 원칙을 유독 재심사건 피해자들에 대해서만 예외를 둔다는 것은 부당한 일이며, 그 기준 또한 형평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소지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잇따를 다른 소송들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사법부 차원의 반드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5,824.17 ▲329.39
코스닥 1,080.75 ▲44.02
코스피200 875.29 ▲54.19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5,943,000 ▼294,000
비트코인캐시 659,000 ▲500
이더리움 3,317,000 ▼4,000
이더리움클래식 12,910 ▼80
리플 2,039 ▲3
퀀텀 1,400 ▼12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5,957,000 ▼239,000
이더리움 3,316,000 ▼5,000
이더리움클래식 12,930 ▼50
메탈 432 0
리스크 191 ▼1
리플 2,039 ▲3
에이다 388 ▼1
스팀 88 ▼1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5,930,000 ▼260,000
비트코인캐시 659,500 ▲1,500
이더리움 3,316,000 ▼6,000
이더리움클래식 12,910 ▼110
리플 2,040 ▲4
퀀텀 1,399 ▲13
이오타 88 ▼2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