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김성환 노원구청장에게 ‘종북 성향 지자체장’이라고 지목해 논란을 빚었던 KBS 아나운서 출신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에 대해 법원이 명예훼손을 인정해 김성환 구청장에게 위자료 8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근 법원은 공인에 대한 ‘종북(從北)’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엄격한 기준으로 표현의 위법성을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전후맥락 없이 ‘종북’이라는 표현을 함부로 쓰면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정미홍 대표의 사건을 통해 ‘종북’ 개념과 ‘종북 성향’에 대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짚어본다. 대한민국이 온통 ‘종북’ 타령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정미홍 대표는 이번 판결에 불복 의사를 분명히 했다. 7일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는 <로이슈>에 “사실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여러 판례도 있고, 공직자에 대한 비판은 폭넓게 용인되는 게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법용례”라며 “당연 항소합니다”라고 항소 의사를 밝혔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끝까지 저들 종북세력의 허위와 사상적 편향된 공직자들의 잘못된 행태에 경종을 울릴 것이고, 결국 승리할 겁니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법원에 따르면 먼저 정 대표는 지난 1월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시장, 성남시장, 노원구청장 외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 모두 기억해서 내년에 있을 지방 선거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합니다. 기억합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 “자질이 의심되는 지자체장과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을 퇴출해야 한다니까 또 벌떼처럼 달려드는군요. 그들이 무슨 짓들을 하고 있는지 잘 알아보지도 않고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를…ㅉㅉ”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은 <김성환 노원구청장, 종북 음해세력에 강력한 법적 대응>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60만 구민 대표를 종북단체장으로 음해하는 세력에 대해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죄 묻겠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성환 구청장은 “이는 공인으로써 정미홍씨가 사회적 책임감을 망각한 채, 대중 다수의 소통공간에 전혀 근거 없이 노원구청장을 ‘종북 성향’으로 몰아가는 것은 개인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고, 노원구민 전체에 대한 폄하”라고 규정했다.
특히 “정씨의 ‘종북 성향’ 발언은 우리 사회를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대립의 장으로 만들어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분열을 초래해 우리 사회의 기본질서를 어지럽히는 온당치 못한 처사로 정씨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법적ㆍ도의적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할 것”이라고 소송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정미홍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허위사실유포죄’와 공직선거법에 따른 ‘허위사실유포죄’, 명예훼손죄 등으로 형사고발하고, 민사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정미홍 대표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김 구청장은 “정미홍씨가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이라고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매도한 행위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종북’이라고 매도되면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현저히 침해되고 특히 정치인의 경우 정치적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에 이르므로 인격권과 명예 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미홍 대표는 “종북 표현행위는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 아니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라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노원구청장이라는 공적 인물에 대해 공적 관심사에 관한 비판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정 대표 역시 노원구청의 보도자료 등에 대해 “원고(김성환)의 파렴치한 행위로 피고(정미홍)는 말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당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데 엄청난 지장을 입었고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기조차 대단히 어려웠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 반소로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단독 이재은 판사는 지난 2일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정미홍 대표를 상대로 낸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반면 정미홍 대표가 김성환 구청장을 상대로 낸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먼저 “이른바 ‘종북(從北)’이라는 말은 아직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등재돼 있지 않은 말이나, 이는 문자적으로 ‘북(북한)을 추종하는 것’을 의미하고, 보통 ‘북한 김일성의 주체사상과 북한 정권의 노선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경향’을 일컫는 데 쓰이는 말”이라고 종북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정미홍)는 아무런 전후 맥락 없이 또한 구체적인 전제사실의 적시 없이 원고(김성환)를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으로 단정하고 지방선거에서 퇴출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했다”며 “이렇게 특정인을 ‘종북 성향’이라고 지칭하는 경우에는 그 안에 특정인의 주체사상과 북한의 노선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행동, 발언, 정책이나 가치관을 암묵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표현이라고 봐야 하고, 단순한 의견이나 평가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나 ‘종북 성향’이 발현되는 행위 즉, 북한을 추종하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는 국가보안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는 실정을 고려하면, 어떤 사람이 ‘종북 성향’의 인사로 지목되는 경우 사회적 평판이 크게 손상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명예훼손이 된다”며 “따라서 피고는 사회적 평가를 현저하게 저해시키는 표현으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를 ‘종북 성향’의 인사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거나, 원고의 성향이 ‘종북’이라고 단정하기에는 근거가 매우 박약하다”며 “따라서 공적인 존재인 원고의 정치적 이념이라는 공적 관심사에 관한 것으로서 표현의 자유가 넓게 인정돼야 할 문제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위법한 행위”라고 밝혔다.
손해배상의 범위에 대해 “피고(정미홍)의 표현행위로 원고(김성환)의 명예가 훼손됨으로써 원고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고, 표현행위의 경위와 내용, 원고와 피고의 사회적 지위, 이 표현행위가 일회적ㆍ우발적 행위에 불과한 점, 그에 대한 논란이 일자 피고가 이를 곧바로 삭제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가 지급할 위자료의 액수는 8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반면 정미홍 대표가 “김성환 구청장이 보도자료 배포 등 파렴치한 행위로 말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당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데 엄청난 지장을 입었고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기조차 대단히 어려웠다”며 낸 반소(1억원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보도자료의 내용 중 원고(김성환)가 피고(정미홍)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피고의 표현행위를 반박하는 원고의 주장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그에 대한 법적 대응 계획을 밝힌 것이므로, 피고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침해하는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행위로서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법원 “‘종북 성향’ 지목되면 사회적 평판 손상돼 명예훼손”
“정미홍 대표 ‘종북 성향 지자체장’ 발언, 김성환 노원구청장에 800만원 배상” 판결…정미홍 “당연히 항소해 결국 승소할 것” 기사입력:2013-10-08 13: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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