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곽노현 교육감 ‘서울시 학생인권 조례’ 공포 적법”

지방의회 의결에 대한 재의요구 권한은 자치단체장과 정부부처 장관과 별도…지장의회 재의결 전까지 단체장이 재의요구 철회 가능 기사입력:2013-09-26 21:22:49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자신의 구속 중에 교육감 권한대행이 서울시의회에 요청한 ‘서울시 학생인권 조례안’ 재의요구를 직무에 복귀해 철회한 것과, 또한 교육부장관의 재의요구 요청을 거부하고 작년 1월 학생인권 조례안을 공포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두 가지 큰 의미가 있다. 하나는 지방의회의 의결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재의요구 권한과 중앙정부의 주무부처 장관의 재의요구 요청 권한이 별도의 독립적인 것임을 처음으로 헌법적으로 명확히 한 것이다. 또 하나는 지방의회의 의결에 대해 자치단체장이 재의요구를 했더라도, 지방의회가 재의결을 하기 전까지 단체장이 재의요구를 철회할 수 있음도 명확히 했다는 것이다.

▲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사진=블로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2011년 9월 체벌 금지, 두발 및 복장 자유화, 학생의 집회 자유 등을 핵심정책으로 하는 ‘서울시 학생인권 조례’를 서울시의회에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곽 교육감의 핵심교육 정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후 곽 교육감은 서울시교육감 선거 과정에서의 ‘후보자 사후매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교육감 공석으로 이대영 서울시부교육감이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서울시의회는 석 달 뒤인 12월 19일 ‘서울시 학생인권 조례안’을 의결하고, 다음날(20일) 이대영 교육감 권한대행에게 조례안을 이송했다. 그런데 이대영 권한대행이 조례안을 공포하지 않고, 오히려 2012년 1월 이 조례안에 대해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고 나서며 파장이 일었다.

그러던 중 재판을 받던 곽노현 교육감이 1심에서 벌금형을 받고 풀려나 교육감 업무에 복귀하면서 곽 교육감은 2012년 1월 20일 자신의 공석으로 권한대행이 행사했던 학생인권 조례안에 대한 재의요구를 철회했다.

그러자 애초 교육감 권한대행에게는 재의요구를 하지 않았던 교육부장관이 당일 곽노현 교육감에게 ‘서울시 학생인권 조례안’에 대한 재의요구를 하도록 요청했다. 교육부는 서울서 학생인권 조례에 대해 반대해 왔었다.

하지만 곽 교육감은 교육부장관의 재의요구 요청을 따르지 않고, 2012년 1월 26일 ‘서울시 학생인권 조례’를 공포했다.

이에 교육부장관은 “서울시교육감이 재의요구를 철회하고, 서울시 학생인권 조례를 공포한 행위 그리고 교육부의 조례안 재의요구 요청을 받고도 교육감이 서울시의회에 재의요구를 하지 않은 것은 교육부장관의 재의요구 요청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작년 3월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는 교육감이 교육부장관으로부터 재의요구를 하도록 요청받는 경우에는 교육위원회 또는 시ㆍ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6일 교육부장관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교육감 조례안 재의요구 철회 권한쟁의 심판사건(2012헌라1)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헌재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이대영 권한대행이 행사했던 재의요구를 철회한 것에 대해, 먼저 교육감과 교육부장관의 조례안 재의요청 권한은 중복해서 행사될 수 있는 별개의 독립된 권한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조례안에 대한 교육감의 재의요구 권한은 조례안의 완성에 대한 조건부의 정지적인 권한에 지나지 않으므로, 시ㆍ도의회의 재의결 전에는 언제든지 재의요구를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서울시교육감은 교육부장관의 요청에 따라 재의요구를 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독자적인 권한으로 재의요구를 한 것이므로 이를 철회할 권한이 있다”며 “따라서 서울시교육감의 재의요구 철회가 교육부장관의 재의요구 요청권한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헌재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과 헌법을 종합하면, 교육부장관의 재의요구 요청과 관계없이 교육감이 재의요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은 ‘시ㆍ도의회의 의결사항을 이송받은 날부터 20일 이내’다”라며 “교육감이 재의요구를 할 수 없다면 교육감에 대한 교육부장관의 재의요구 요청도 무의미하므로, 교육부장관도 교육감이 재의요구를 할 수 있는 기간 내에만 교육감에게 재의요구 요청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이 조례안을 2011년 12월 20일 서울시의회로부터 이송받았으므로, 교육부장관은 그로부터 20일 이내에 권한대행에게 재의요구를 요청할 수 있었다”며 “이대영 권한대행이 재의요구를 했다고, 교육부장관이 자신의 독립된 권한인 재의요구 요청을 하지 못할 법률상 장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별개의 권한에 근거한 서울시교육감의 재의요구와 철회가 교육부장관이 재의요구 요청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의 진행을 중단시킨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그렇다면 교육부장관이 권한행사 기간이 지난 뒤인 2012년 1월 20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조례안에 대한 재의요구를 요청한 것은 이미 소멸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부적법하다”며 “따라서 교육부 요청에 따라 서울시교육감이 조례안에 대해 재의요구를 해야 할 헌법이나 법률상의 작위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재의요구를 철회한 이상, 처음부터 재의요구가 없었던 것과 같게 되므로, 서울시교육감은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안’을 공포할 권한이 있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그러므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교육부장관으로부터 조례안 재의요구 요청을 받고도 서울시의회에 재의요구를 하지 않은 부작위 및 서울시교육감이 2012년 1월 26일 ‘서울시 학생인권 조례안’을 공포한 행위가 헌법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교육부장관의 재의요구 요청 권한을 침해했거나 침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헌재는 “이번 결정은 지방의회의 의결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재의요구 권한과 중앙정부의 주무부처 장관의 재의요구 요청 권한이 별도의 독립적인 것임을 처음으로 헌법적으로 명확히 한 것이고, 또한 지방의회의 의결에 대해 자치단체장이 재의요구를 했더라도, 지방의회가 재의결을 하기 전까지 재의요구를 철회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이번 결정은 지방의회의 의결에 대한 재의요구에 관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여, 장래 지방자치의 제도적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다만, “이번 결정은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가 법령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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