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제22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 축사

기사입력:2013-08-26 17:05:51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양승태 대법원장은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22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다음은 양승태 대법원장 축사 전문>

존경하는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님, 그리고 전국의 변호사 여러분!

오늘 대한변호사협회가 제22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에서의 법치주의 확립을 염원하면서 변호사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친애하는 변호사 여러분!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법의 지배는 역사적으로 부당한 권력 남용으로부터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수호하는 정치적 이념으로 출발했습니다만, 저는 현대 사회에서의 법의 지배 이념은 이러한 전통적인 역할에서 더 나아가 보다 적극적인 기능, 즉 최고의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수호하고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한 지도이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 개인이 자유로운 창의력과 성실한 노력에 의해 인간다운 삶을 꾸미고 행복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 창의력과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약속되는,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안정되고 평화로운 사회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 바로 법치주의의 현대적 과제라 할 것입니다.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민주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이념이나 가치관 간의 마찰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마찰이 해소되지 않으면 결국 분쟁으로 연결되고, 당사자가 자율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분쟁은 종국적으로 재판이라는 사법절차에 의하여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재판에 의해 분쟁을 해소하고 재판 결과를 수용하여 그 기초 위에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것이 법치국가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따라서 재판이 법치주의를 구현하는 분쟁해결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분쟁 당사자가 재판 결과에 승복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자신이 주장하는 이념이나 가치관을 끝까지 고집하여서는 우리 사회에 법의 지배가 결코 바로 설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재판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승소하고 패소하는 대립 당사자가 있어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숙명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유감스럽게도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날이 갈수록 가치관 상호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대립구조가 심화되어 자신의 주장 외에 아무 것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그릇된 풍조가 만연한 듯합니다. 우리 사회를 좀 먹는 이러한 잘못된 풍조가 방치되고 재판을 비롯한 사법제도의 본질적 속성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법치주의는 위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여 사법제도에 대한 일반의 이해와 신뢰를 높힘으로써 법치주의를 수호하여야 할 제1차적인 책임은 바로 우리 법조인에게 있다고 믿습니다.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법조 직역 전체가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서로 보완하고 협조하며 함께 노력해 나가야만 재판 등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일반 대중과 가까이 접촉하고 함께 호흡하는 변호사야말로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굳건히 하여 법의 지배를 확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고 생각하고, 이 점에서 변호사 여러분의 적극적인 활약과 기여를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변호사 여러분!

최근 우리의 법조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을 통한 법조인의 대량 배출로 법조계는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반면, 법률서비스 수요는 송무와 같은 전통적인 분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법률시장의 개방과 전면적 법조일원화 등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고, 국민의 권리의식 수준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법조의 양적 팽창과 경쟁의 심화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찰스 다윈은 그의 저서 「종(種)의 기원」에서 ‘기나긴 생명의 역사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종은 가장 강한 종이나 가장 똑똑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적응을 잘한 종이다’라고 갈파한 바 있습니다. 법조가 급격한 변화를 이겨내고 법의 지배를 더욱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법조인 스스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화에 적응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 법조인은 전통적인 송무 분야에 그치지 말고 입법과 행정 분야, 나아가 기업 활동 등 민간 분야에서 법조인의 손길이 필요한 새로운 사법 수요를 적극적으로 개척하여야 합니다. 또한 이미 발생한 법적 분쟁의 사후적 해결이라는 역할에서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역할로 변모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노력이야말로 법조가 사회 곳곳에 법치주의를 공고히 뿌리내리게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대회에서의 논의도 변화하는 법조 환경에 대응하는 법조인의 자세와 역할을 되새기고 법의 지배를 확립하는 데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끝으로, 이번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3. 8. 26. 대법원장 양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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