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다가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사체를 매장한 30대에게 법원이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범행 경위에 상당부분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범죄사실에 따르면 A(34)씨는 청소년 시절부터 아버지와 불화를 겪으면서 수년 동안 가출해 지내다가 2011년 4월 위암으로 병환 중이던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다. 그해 12월 어머니가 사망한 이후에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펜션 관리를 도우면서 함께 생활했다.
그런데 2012년 9월 술을 마신 A씨는 대전 서구에 있는 아버지의 펜션에서 어머니가 사망한 지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아버지가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이유로 말다툼이 벌어졌다. 당시 아버지로부터 주먹으로 얼굴을 맞은 A씨는 격분해 둔기로 아버지의 머리를 내리치는 등 수차례 가격해 숨지게 했다.
A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며칠 뒤 펜션 뒤뜰에 구덩이를 판 다음 사체를 묻고, 그 위에 펜션 인테리어 공사에 쓰고 남은 대리석 등 공사자재를 쌓아둬 사체를 은닉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이종림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소 기소된 A(34)씨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열고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사체를 구덩이에 묻어 은닉한 것은 결과의 중대성 및 범행의 패륜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범행 이후에도 2개월 동안 아버지에게서 받은 신용카드로 고가의 시계와 의류를 구입하거나 유흥비를 결정하는 등의 생활을 했을 뿐 아니라, 경찰에 출석해 ‘아버지가 주위 사람들과 연락을 끊은 것일 뿐, 일주일에 한두 번씩 펜션에 들르고 있다’고 태연히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엄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자는 어린 시절부터 피고인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고 강압적인 훈육태도를 취하면서 청소년기까지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가해 왔고, 이후에도 무시하거나 냉대해 온 점, 여기에다 어머니 사망 이전부터 피해자가 다른 여자를 만난 것에 관해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으나 권위적인 태도에 눌려 불만을 전혀 표출하지 못한 점, 그러던 중 술에 취한 상태에서 피해자로부터 얼굴을 얻어맞게 되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범행 경위에 상당부분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 유족인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의 동생도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적극적으로 탄원하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한편,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유죄를 인정했다. 양형 의견으로는 배심원 1명이 징역 12년, 3명이 10년, 3명이 9년의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부친 살해 뒤 암매장 30대, 국민참여재판 징역 9년
대전지법 “죄질 무거워 중형 불가피하나, 범행 경위에 상당부분 참작할 사정 있다” 기사입력:2013-03-25 16: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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