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진보진영 단일화를 위해 후보를 사퇴한 박명기 교수에게 선거가 끝난 4개월 뒤 2억원을 건넨 혐의(후보자 매수)로 재판에 넘겨진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대법원이 징역 1년을 확정해 곽 교육감은 현재 여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그런데 대법원 제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14일 박명기 교수가 선거비용 채무로 경제적 곤궁에 처한 상황을 곽노현 교육감에게 알리며 경제적 도움을 주자고 제안하고 설득해 곽 교육감으로부터 돈을 받아 전달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의 이 같은 판결에 대해 법조인들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판결”, “궤변”, “해괴한 폐륜적인 논리”라는 반응을 내놓으며, 대법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 이재화 변호사 “‘동전의 앞면은 진짜인데 뒷면만 가짜’라는 궤변”
▲ 이재화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인 이재화 변호사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곽노현 전 교육감은 강경선 교수의 제안에 따라 박명기 교수를 경제적으로 도운 것이다. 도움을 제안한 강 교수가 ‘후보 사퇴 대가 지급 목적’이 없는데, 그 제안을 받아 실천한 곽 교육감이 목적이 있다는 판결 논리는 모순”이라며 “‘동전의 앞면은 진짜인데 뒷면만 가짜’라는 궤변”이라고 규정했다.
이 변호사 법리적으로 대법원 판결의 문제점을 반박했다. 그는 “1심과 2심은 사후매수죄는 목적범이 아닌 단순 고의범으로 판단해 곽 교육감이 ‘후보 사퇴 대가를 지급할 목적’이 있었는지에 대해 심리하지 않았다. 그런데 대법원은 목적범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항소심 판결에 중대한 법리오해가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대법원은 매우 이례적으로 파기환송하지 않고 직접 판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순수한 부조로 도왔다면 사후매수죄가 성립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곽 교육감이 어떤 목적을 갖고 돈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해 판단하지 않은 원심이 위법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통상적인 사건에서 볼 수 없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법원이 파기환송하지 않고 무리하게 스스로 곽 교육감의 목적 유무를 판단한 것은 법률적으로는 설명할 길이 없다”며 “그렇다면 대법원이 정치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또 “대법원 판결 논리라면 판사나 검사가 사전에 특정 로펌이나 기업체 임원으로 가기로 한 약속 없이 재량권을 행사해 특정 로펌이 맡은 사건을 무혐의나 무죄를 선고했는데, 나중에 퇴직 후 우연히 그 로펌이나 기업체 임원으로 가게 된 경우에도 해당 판사와 검사를 뇌물죄로 처벌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대법원의 곽노현 판결의 논리는 단일후보로 된 사람은 사퇴한 사람과 영원히 원수로 지내야 하고, 사퇴한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외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선을 버리고 악을 택하라’고 강요하는 참으로 해괴한 ‘패륜적인’ 논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특별면회 간 최재천 “곽 교육감과 손을 꼭 잡고 헤어졌다. 손을 놓기가 어려웠다”
특히 14일 경기도 여주교도소에 찾아가 곽노현 전 교육감을 특별면회 했다는 변호사 출신 최재천 민주통합당 의원도 눈길을 끌었다.
최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여주교도소로 곽노현 교육감 면회를 다녀왔다. 1시간 넘도록 특별면회를 할 수 있었다. 남겨두고 나오려는데 정말 힘들었다. 곽 교육감께서도 (제) 손을 놓지 않았다”며 곽노현 전 교육감 소식을 전했다.
최 의원은 “아무래도 두 사람 다 법률가라서 사건에 대한 법적 토론이 있었다. 천번 만번을 생각해도 (곽노현은) 무죄인데, 어떻게 그런 판결이 났는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대법원 유죄 판결을 비판하며 “법리적으로도 서로 간에 한참을 이야기했는데, 두 사람의 (무죄) 결론은 동일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곽 전 교육감은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출신이다.
그는 “그래서 답답하다. 당사자가 판결에 승복할 수 없을 때, 법리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 과연 유죄 판결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저조차도 불복이 되는데, 곽 교육감의 심정은 어떠할까요? 여러모로 괴로웠다”고 거듭 대법원을 겨냥했다.
최 의원은 이날 곽노현 전 교육감을 특별면회한 것에 대한 애뜻함을 이렇게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서울을 벗어난 여주는 봄 느낌이 한참이었다. 하지만 교도소 안이야 겨울이지요. 변호사 시절 교도소에 접견을 자주 다녔다. 교도소에는 교도소만의 독특한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여전하더군요. 변호사 때 접견을 마치고 나면, 버릇대로 접견실 입구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오곤 했는데, 오늘은 그냥 나왔다”며 “손을 씻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곽 교육감과 손을 꼭 잡고 헤어졌다. 서로가 손을 놓기가 어려웠다”
▲ 변호사 출신 최재천 민주당 의원(로이슈 자료사진)
◈ “곽노현은 기득권 위협하는 교육감이어서 유죄, 강경선은 기득권과 무관해 유죄”
<사라진 정의, 거꾸로 선 법>의 저자인 한웅 변호사는 트위터에 <대법, 곽노현에 돈 주자고 제안하고 전달한 ‘강경선’ 무죄>라는 기사를 링크하며 “곽노현은 기득권을 위협하는 교육감이어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유죄이고, 강경선은 기득권과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무죄!”라고 대법원 판결을 촌평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교수는 트위터에 <곽노현 부탁받고 돈 전달 강경선 교수 무죄 확정>이라는 기사를 링크하며 “‘범의’를 유발하고 설득하고 직접 실행까지 한 사람은 무죄라는 얘기”라며 “도무지 이해가 안가네요”라고 대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 곽노현공대위 “이번 판결은 곽노현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모순된 것임을 자인한 꼴”
이번 판결에 대해 곽노현교육감 범국민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박명기 교수에게 돈 전달을 제안한 강경선 교수는 무죄, 그 제안을 따라서 돈을 마련했던 곽노현은 유죄라는 판결은 사법부 스스로 곽노현 전 교육감의 유죄 판단근거를 허물어뜨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곽노현 전 교육감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모순된 판단이었음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 됐다”고 맹비난했다.
(종합) 법조인들 “곽노현 유죄, 강경선 무죄…이해 안 돼, 궤변”
최재천 “천번 만번 생각해도 곽노현은 무죄”…이재화 “대법원이 정치적 판단” 등 기사입력:2013-03-15 14: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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