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전관예우 과장”…제시한 해결책은?

“‘막말 판사’ 엄정 대처…대법관 증원 반대…법관 SNS 의견표명 신중해야” 기사입력:2013-03-13 20:29:16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양승태 대법원장은 13일 잇따라 터진 ‘막말 판사’ 사건에 대해 “일부 법관의 부적절한 법정언행에 대한 엄정한 조사가 불가피하며, 사법신뢰 확보를 위해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양 대법원장은 로펌(법무법인)이 전관예우의 새로운 피난처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전관예우 문제가 과장됐다”면서도 “전관예우의 근본적 해결책은 법조일원화, 평생법관제 정착으로 전관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대법원이 다른 헌법기관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어서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대법관 증원 논란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법관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정치적 발언과 관련, 양 대법원장은 “법관도 민주사회의 한 시민으로서 공공의 관심 사항에 대해 사적으로 정치적 견해를 갖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정치적 중립의무가 있는 법관은 외관상으로도 공정해 보여야 한다”며 신중한 처신을 주문했다.

▲ 양승태 대법원장(사진제공=대법원)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서다. 다음은 주요 사법현안에 대한 양승태 대법원장의 발언을 요약한 것이다.

☞ 최근 연임법관 오찬에서 ‘구속석방 신중해야 한다’고 발언한 취지가 무엇인지?

양승태 대법원장 = 인신구속에 관한 처리를 함에 있어 진중한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원론적인 일반론을 강조한 것이지 개별 사안을 염두해 둔 것 아니다.

최근 양 대법원장의 ‘구속석방 신중’ 언급을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법정구속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해 불과 8일 만에 보석신청을 허가해 석방한 것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 재벌 등에 대한 엄중한 판결이 계속될 것인지?

양승태 대법원장 = 재벌에 대한 법정구속 관행이 생겼다는 부분은 수긍하기 어렵고, 개별 사건에 관한 평가는 부적절하다. 다만 경영공백 우려나 기업인이 과거 경제발전에 기여한 점만을 들어 관대한 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 한편 재벌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중처벌해서도 안 된다. 법원은 법 앞에 평등이라는 관념에 따라 사안별로 판단할 뿐이다

☞ 양형기준이 낮아 국민의 법감정에 배치되는 것은 아닌지?

양승태 대법원장 = 양형기준은 법원 독자적으로 제정한 것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의견을 반영하고, 수용하는 절차를 걸쳐 제정한 것이고, 여론이 사회적으로 정착됐을 때 이를 양형기준에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여론의 사회적 정착 여부가 불명할 때 양형기준을 일시적 여론에 따라 성급히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양형위원회를 대법원으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전면 재검토 의향은 있는지?

양승태 대법원장 = 양형기준 설정 권한을 법원과 무관한 다른 기관이 가져가는 것은 사법부 독립과 관련한 문제가 있으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양형기준이 최초 시행된 이후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양형기준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항상 국민 여론을 경청해 국민의 법감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양형기준을 개정해 나아가야 한다.

☞ 로펌(법무법인)이 전관예우의 새로운 피난처가 된다는 의견이 있는데, 전관예우를 근절할 대책은 무엇인지?

양승태 대법원장 = 전관예우 문제가 과장됐지만, 전관예우의 존재 여부를 떠나, 전관예우의 논란 자체가 재판의 공정성과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
전관예우를 근절한다고 해도, 이를 국민들이 믿어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근본적 해결책은 법조일원화, 평생법관제 정착으로 전관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법관의 보수 등 처우개선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소수자 보호를 위해 현재보다 대법원의 구성을 다양화 할 의향은 있는지?

양승태 대법원장 =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는 사법부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이다. 그러나 대법관들이 성별, 출신 등으로만 소수자 보호를 위한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대법관 중에서도 여성, 장애가 있는 분, 재산이 적은 분도 있다. 대법원의 다양성은 대법관의 성별, 출신에 달려 있다기보다는 대법관 각자의 가치관이나 철학에 달려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출신학교 등 겉으로 드러나는 표지들이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에 관한 하나의 인식기준이 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으나, 대법관을 임명할 때 가치관, 성별 등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된 모든 것을 포괄하는 다양성을 추구해 왔고, 앞으로도 다양성 추구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 로스쿨 제도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양승태 대법원장 = 로스쿨 제도 도입의 취지와 그에 맞는 제도 운영이 필요하고, 시행 초기의 문제점이 드러난다고 해서 과거로 회귀하기 보다는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향후 시행경과를 봐 다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에 본질적인 수정을 하거나 다른 제도로 변경할 수는 있을 것이나, 시행 초기인 지금은 제도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 법관의 SNS를 통한 정치적 발언 등에 관한 대책이 있는지?

양승태 대법원장 = 법관이나 법원 직원도 민주사회의 한 시민으로서 공공의 관심 사항에 대해 사적으로 정치적 견해를 가지거나 친지들과 정치적 토의를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법관은 정치적 중립의무가 있고, 실제로 공정할 뿐만 아니라 외관상으로도 공정해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법부의 존립 근거인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12년 5월 법관들의 SNS를 통한 정치적 견해 표명에 위와 같은 문제점이 있음을 인식해 ‘법관이 SNS를 사용할 때 유의할 사항’을 권고의견으로 제시했는데, 법관들에게 위와 같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권고의견을 주지시키는 등으로, 법관이 항상 정치적 중립성을 견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법관 재임용 심사를 강화할 의향은 있는지?

양승태 대법원장 = 연임제를 통해 부적격 법관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나, 이는 성실히 근무하는 많은 법관들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그리고 자칫하면 사법부 독립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 지역법관제의 지역유착 등 문제에 대한 개선책은 무엇인지?

양승태 대법원장 = 지역법관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알고 있고, 사법부 차원에서도 진지하게 개선책을 고민하고 있으나, 성실하게 직분을 수행하고 있는 대다수의 지역법관들이 지역법관제의 논란으로 상처받지 않고 사기를 진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법관의 독립을 위해서는 법관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전보를 하지 않는 것이 세계적으로 법관 인사제도의 원형이고, 일본과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이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법관 전보를 하지 않는다.

지역법관제도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지역법관 인사교류 활성화, 지역법관 비율 상한 설정)을 하고 있다. 법관윤리를 강화하고 지역법관제의 순기능을 유지하면서 역기능을 해소할 개선 방안을 연구할 것이다.

☞ ‘막말판사’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대한 대책은?

양승태 대법원장 = 법정에서의 언행 하나하나가 사법부 전체의 신뢰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법관의 막말을 방지하기 위해 법관 상호간 모니터링의 강화, 법관윤리강화(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의견을 통한 명확한 인식, 지속적인 법관윤리 교육), 엄정한 법관징계, 맞춤형 법정언행 컨설팅 실시를 위한 관련 절차 등을 진행 중이다.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일부 법관의 부적절한 법정언행에 대한 지적이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데, 엄정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생각된다. 조사결과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법신뢰 확보를 위해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다.

☞ 막말 판사 사건에 관한 징계를 엄중히 할 것인지?

양승태 대법원장 =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지금 단계에서 징계수위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 막말 판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법관 선발에 인성평가를 강조하는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많은데, 어떤지?

양승태 대법원장 = 과거 사법연수원 수료성적을 위주로 법관을 선발해 왔는데, 대학 및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즉시 법관임용이 돼 사회활동이나 인성을 평가할 자료가 부족했다.

최근 법관 임용시 인성평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법조일원화가 정착될수록 사회활동 당시의 인성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풍부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국민과 소통 활성화를 취한 추진 내역 및 향후 추진 계획은?

양승태 대법원장 = 국민의 신뢰가 사법부의 존립 근거가 되고, 법원과 국민이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가 싹이 튼다고 생각한다. 국민과의 소통은 재판을 통한 소통과 재판 외의 소통 모두 이루어져야 하고, 대법원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각급 법원 차원에서도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강화를 위해 오는 21일 예정인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건의 공개변론에 관해 포털사이트 네이버 및 대법원 홈페이지를 통한 중계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

☞ 국민참여재판 관련 최종모델의 문제점과 장점은 무엇인지?

양승태 대법원장 =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을 사법절차에 끌어들여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법원의 규범형성 기능의 수행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헌법상 재판청구권 침해를 우려하는 견해가 있으나, 재판청구권은 절대적 기본권이 아니고, 정당한 목적과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라면 제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심원 평결이 효력이 사실상의 구속력에 불과하므로 헌법적합성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 상고심 개혁에 대한 견해?

양승태 대법원장 = 대법원은 법률심으로서의 그 본래적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대법원의 경우 과다한 상고사건수로 인해 전원합의체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등 상고심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대법원의 사건 부담을 대폭 줄이는 것이 필요하나, 단순히 대법관 1인당 사건 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법관 증원은 바람직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대법관 증원으로 인해 단일한 전원합의체 운영이 곤란해지고, 법령 해석의 통일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법원이 본래적 기능을 다하면서도 권리구제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노력하겠다.

☞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통합에 관한 견해는 어떠한지?

양승태 대법원장 = 헌법재판소와의 통합 문제는 대법원이 다른 헌법기관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어서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

☞ 경기고등법원 설치에 대한 대법원장 의견은?

양승태 대법원장 = 경기도의 관내 인구 수, 서울고등법원의 비대화 등에 비추어 설치의 필요성은 공감한다. 다만, 부지 선정, 건축비용, 소요 인원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항소심 구조와 관련된 큰 틀에서의 구조 개편에 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검토와 연관해 결정할 사항으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 변리사에게 소송대리인 자격을 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견해는?

양승태 대법원장 = 변호사측과 변리사측의 양측 주장이 모두 나름대로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양측의 입장 중 어느 것을 중시할 것인지는 정책적인 결정의 문제이고, 궁극적으로는 입법을 통해서 해결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대법원장 개인의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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