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피고인 소환 없이 공판진행 판결은 위법”

“적법한 소환 실시하지 않은 채 피고인 불출석 상태서 공판진행은 잘못” 기사입력:2012-08-29 11:37:25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적법한 소환을 실시하지 않은 채 공판기일을 개정해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판결을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유명학습지 J사의 학습지교사이자 노동조합원인 Y(44)씨는 2009년 7월30일 단체협약 개정을 요구하며 회사 앞에서 피켓을 세워두고 1인 시위를 하던 중 통행에 방해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통행에 방해가 되니 피켓을 치우라’고 하자 화가 나 우산으로 경찰관의 옆구리를 4회 때리고, 멱살을 잡아 흔들어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Y씨의 연락을 받고 온 전국학습지노동조합 위원장인 G(42)씨는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하며 양손으로 경찰관의 가슴을 밀치며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G씨는 2009년 5월8일 J사 앞길에서 영정사진을 들고 상복을 입은 채로 1인 시위를 하면서 확성기를 사용해 J사를 규탄하는 등 7회에 걸쳐 J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이관용 판사는 2011년 2월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Y씨에게 벌금 100만원, G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피고인들은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제출한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록을 살펴봐도 아무런 직권조사사유를 찾아볼 수 없다”며 Y씨와 G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러자 이들은 “재판 진행절차가 잘못됐다”며 상고했고, 대법원 제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은 학습지교사 Y(44)씨와 G(42)씨의 상고(2011도10706)를 받아들여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370조, 제276조에 의하면, 항소심에서도 피고인의 출석 없이는 원칙적으로 재판을 개정하지 못하며, 다만 피고인이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않은 때에는 다시 기일을 정하고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도 출정하지 않은 경우에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와 같이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적법한 공판기일 소환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정하지 않을 것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공판기일 소환장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하고 피고인들의 출석 없이 1ㆍ2회 공판기일을 진행했고, 나아가 3회 공판기일에서 판결을 선고했다”며 “그러나 공판기일과 관련해 공시송달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 피고인들에게 소환장의 송달을 실시했음을 알 수 있을 만한 자료를 기록상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실관계를 법리에 비춰 보면,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해 적법한 소환을 실시하지 않은 채 공판기일을 개정해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판결을 선고한 것이므로, 이런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365조 등 소송절차에 관한 법령을 위반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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