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날’ 기념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잠시 잠을 잔 뒤 운전을 하다가 신호대기 중에 잠이 들어 시민들의 신고로 음주단속에 적발돼 파면된 경찰관에 대해 법원이 ‘징계 재량권을 남용했다’며 파면처분을 취소해 기사회생했다.
A(43)경사는 지난해 10월19일 오전 11시 부산 강서구 범방동 모 음식점에서 열린 ‘경찰의 날’ 공식 회식자리에 참석해 소주 2병과 맥주 2병을 마시고, 음식점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에서 약 2시간 정도 잠을 잤다.
그런데 A경사는 이날 오후 7시 50분께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10km 가량 운전하다가 신호대기 중에 잠이 들었다. 이를 본 주위 운전자들의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돼 음주운전으로 입건돼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당시 A경사는 혈중알코올농도는 0.117%였다.
이에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0월26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A경사가 과거 음주교통사고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음주운전을 해 경찰공무원으로서 성실의무와 복종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파면’처분했다.
그러자 A경사는 “파면은 억울하다”며 중앙인사위원회 소청심사위원회에 파면처분을 감경해 줄 것을 청구했으나, 위원회는 지난해 12월5일 제반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파면처분 상당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하자 소송을 냈다.
한편, A경사는 1993년 12월 혈중알코올농도 0.06%의 주취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고를 내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고, 또 2001년 8월에도 혈중알코올농도 0.187%의 주취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 인적 및 물적피해를 내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이때 감봉 2월의 징계처분도 받았다.
1990년 8월 경찰에 입문 이후 지방경찰청장 표창 등 9회 표창을 수상한 A경사는 2003년 8월 “음주운전을 하지 않을 것이고 음주운전시 어떠한 처벌이라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해 부산지방경찰청에 제출한 바 있다.
아울러 경찰청장이 2006년 7월 지시한 ‘징계양정 압리적 개선방안 하달’에 의하면, 단순 음주운전 및 음주사고는 중징계(정직) 처분하고, 근무시간 중 음주사고, 뺑소니, 음주운전 전력자의 경우에는 파면과 해임하는 징계를 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부산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황진효 부장판사)는 최근 A경사가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원고가 이전에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일으킨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음주운전을 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음주상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물적피해 및 피해자 4명의 인적피해를 가했음에도 정직 3월의 징계를 받은 다른 공무원의 형평성과 비교할 때, 원고에 대해 음주운전을 사유로 공무원에 대한 징계 중 가장 중한 파면을 선택한 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했거나 넘어선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원고가 공식적인 회식으로 인해 음주를 하게 됐고, 음주 후 승용차에서 2시간 정도 수면을 취한 다음 운전하는 등 음주운전에 이르게 된 경위에 다소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혈중알코올농도가 그리 높지 않고,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지도 않은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한 “원고가 17년간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다수의 표창을 받는 등 성실히 근무해 왔고, 과거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징계처분을 받은 것 외에는 비위행위로 징계처분을 받은 바 없으며 징계처분도 이미 특별사면된 점, 지방경찰청장 표창 등 9회의 표창을 받은 점 등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음주운전 파면 경찰관…법원이 구제해 기사회생
부산지법 “비난받아 마땅하나 파면처분은 징계 재량권 남용” 기사입력:2008-09-05 12: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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