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전 회장을 생가 마당에서 마구 때리고 호미로 내리찍어 숨지게 한 20대에게 법원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에어컨설치보조기사 강OO(27)씨는 지난 3월 26일 오후 6시경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마당에서 상의를 모두 벗은 채로 청소를 하던 중 생가보존 회장인 A(80)씨가 지팡이를 들고 제지를 당하자 화가 났다.
이에 강씨는 A씨의 멱살을 잡아 넘어뜨린 뒤 머리채를 움켜잡아 바닥에 수회 내리찧고, A씨로부터 빼앗은 지팡이(길이 97㎝)와 주먹으로 A씨의 얼굴을 마구 때렸다.
화가 풀리지 않은 강씨는 A씨의 목을 조르면서 지팡이로 배를 마구 찌르고, 두 발로 뛰어 올라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로 가슴을 짓밟은 후 다시 목을 졸랐다.
강씨의 포악함은 멈추지 않았다. 또 생가 뒤편에 있던 테이블을 가지고 와 A씨를 눕혀 놓고 그곳에 있던 호미로 A씨의 왼쪽 가슴과 목 부위 등을 수회 내리찍어 A씨가 현장에서 심장파열 및 심장자창 등으로 숨지게 했다.
한편 법원에 따르면 범행 3일 전부터 강씨는 급성 일과성 정신병적 장애 증상을 보였다. 이로 인해 강씨는 퇴근 후에도 귀가하지 않고 사무실 등을 청소하고, 에어컨 설치작업 중에도 지나치게 꼼꼼하게 쓰레기를 줍는 등 청소에 집착하는 강박장애 증상을 보였다.
사건 당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가 강박장애 증상이 나타나 주변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있던 중 A씨가 이를 제지하자, 위협을 당했다고 느끼면서 공포감이 들어 순간적으로 돌변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법원은 판단했다.
결국 강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부(재판장 강동명 부장판사)는 강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마당에서 청소를 하고 있던 중 피해자가 이를 제지한다는 이유로 80세의 연로한 피해자를 잔인한 방법으로 무참히 살해해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방문객이 오가는 공공장소에서 주저함 없이 피해자를 폭행했고, 이미 의식을 잃은 피해자의 가슴과 목을 수 차례 호미로 가격하는 등으로 피해자를 살해해 범행방법 또한 매우 잔혹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큰 고통과 상처를 주었음에도 피해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비윤리적이고 잔혹한 행위에 대해 극형에 처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급성 일과성 정신병적 장애, 강박장애 등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위와 같은 정신병적 장애가 범행의 주된 원인이 된 만큼 형벌로써 그 책임을 묻기보다는 먼저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함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이 아직 26세의 젊은 나이이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가능한 점, 피고인이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으며,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형을 선택한 후 심신미약 감경을 한 형기의 범위 내에서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급성 일과성 정신병적 장애의 기저에 있는 정신병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할 경우에는 재발병 해 새로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이 정신병적 장애로 인한 재범의 위험성이 있어 치료감호시설에서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치료감호를 부과했다.
한편 강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반면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전 회장 살해범 중형
김천지원 “징역 12년…극형에 처해야 마땅하나, 정신병 있어” 기사입력:2008-07-31 10: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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