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과정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 등 수백 명을 무단으로 선거인단에 등록한 혐의로 기소된 종로구의회 정OO(45·여) 의원에게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정 의원은 지난해 8월 13일 열린우리당 종로지구당 당원협의회 총무인 김OO(34)씨로부터 노무현 대통령 등 열린우리당 종로구 기간당원 800여명의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등이 기재된 ‘당원명부’를 건네 받았다.
당시 김씨는 정 의원에게 “대통령 후보 당내 경선의 흥행을 위해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경선 선거인단에 등록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정 의원은 8월 23일 자신의 아들과 그 친구들에게 당원명부를 건네주면서 “인터넷을 통해 당원명부에 기재된 당원들을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선거인단에 등록해 달라”고 말했다.
정씨의 아들과 그 친구들은 PC방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포함해 당원명부에 기재된 405명을 인터넷을 통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선거인단에 등록했고, 다음날에도 117명을 추가로 등록하는 등 522명을 경선 선거인단에 등록했다.
이로 인해 정씨는 업무방해, 사전자기록등위작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3형사부(재판장 민병훈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정 의원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정 의원에게 당원명부를 건넨 김씨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이 열린우리당 종로구 기간당원 명부를 갖고 이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무단으로 사용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선거인단에 등록함으로써 경선관리 업무가 방해되고, 경선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됐으므로 죄질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의 범행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선에 참여하는 모양을 만들기 위한 것일 뿐, 피고인들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 않고, 또 타인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수사를 의뢰했던 대통합민주신당 공명선거위원회가 피고인들에 대한 수사 의뢰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제출했고, 개인정보가 도용된 사람들의 대부분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 유리한 정상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6형사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지난 3월 “피고인들의 정상 참작 사유와 범행 가담 정도 등을 종합해 볼 때 1심이 선고한 형량은 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며 정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대법원 제1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지난 10일 “피고인들의 죄질이 가볍진 않지만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지지자들을 선별 등록하지 않았고, 개인정보를 상업적으로 쓰지도 않은 점을 참작해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또한 1·2심에서 무죄가 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이 당내 경선에서 투표할 의사가 없는 사람들의 동의나 승낙 없이 그들을 경선 선거인으로 등록함으로써 그들의 ‘경선 선거인단에 등록되지 않을 자유’를 방해했다는 것”이라며 “그런 행위가 경선운동이나 투표에 관한 행위 자체를 직접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盧 대통령 명의도용 종로구의원 벌금형 확정
대법, 벌금 1000만원…수백 명 무단으로 선거인단에 등록 기사입력:2008-07-18 11: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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