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가장한 택시 연쇄강도범에 뿔난 법원

검찰, 징역 10년 구형→청주지법, 징역 12년 선고하며 엄벌 기사입력:2008-07-16 14:22:06
승객으로 가장해 택시에 승차한 뒤 상습적으로 강도 행각을 일삼은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중형을 선고했다.

김OO(24)씨는 2004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특수강도죄 등으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아 2006년 2월 청송직업훈련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출소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갱생보호소에서 만나 알게 된 2명과 함께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손님을 가장해 승차한 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기로 공모했다.

이에 김씨 일당은 지난 3월 11일 대전 중구 문화동에 있는 한 대형할인점 앞길에서 A(43)가 운전하는 택시에 승차한 후 충북 청원군에 있는 면허시험장 부근으로 유인했다.

당시 인적이 드문 곳에 이르자 운전석 뒷좌석에 탔던 김씨는 흉기를 A씨의 목에 들이대면서 “허튼 수작 말고 시키는 대로해라. 말 안 들으면 죽인다”고 협박하고, 공범 2명은 A씨의 손과 발을 청테이프로 묶어 반항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공범이 A씨의 몸을 뒤져 신용카드와 현금 20만원을 빼앗고, 또 다른 공범은 빼앗은 신용카드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현금 40만원을 인출했다.

김씨는 이때부터 지난 4월 9일까지 청주, 광주, 창원 등 전국을 돌며 같은 방법으로 10회에 걸쳐 범행을 일삼았으며, 빼앗은 금품은 1200만원을 넘었다.

한편, 김씨는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던 중 여자친구로부터 경찰에서 연락이 온다는 말을 듣고 자수를 결심한 뒤 마지막으로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여자친구와 함께 나온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청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오준근 부장판사)는 최근 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갱생보호소에서 만나 알게된 공범들과 함께 승객을 가장해 택시에 탑승한 다음 택시기사를 인적이 드문 곳으로 유인한 뒤 흉기를 들이대며 협박해 돈과 신용카드 등을 빼앗고, 피해자를 택시 트렁크 안에 감금한 상태로 택시를 운전해 다니면서 빼앗은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한 것으로 범행방법이 매우 위험하고, 죄질이 극히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출소한 지 불과 2년여만에 청주에서 뿐 아니라 대전, 성남, 광주, 창원 등 전국을 무대로 주야를 가리지 않고 범행을 10회나 저질러, 피해자들이 겪었을 공포와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이는 점과 피고인의 범죄 성향에 비춰 볼 때 또 다른 범죄 발생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현재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며 죄값을 달게 받고 다시는 재범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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