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성폭행 교장…항소심 솜방망이 처벌

징역 5년 선고한 1심 깨고,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기사입력:2008-07-11 12:28:43
청각장애 학생들을 성폭행했던 광주인화학교 교장 등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집행유예로 풀어 줘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는 “성폭력 범죄를 엄벌해 경종을 울리기를 바랐는데, 가해자들에게 온정적인 판결을 내려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 1심 줄줄이 법정구속 엄벌

청각장애인 학교인 광주인화학교 교장이던 K(62)씨는 2004년 12월 학교 출입구에서 청각장애 4급인 A(여·당시 13세)양이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교장실로 데려가 강간했다.

또한 이 학교 행정실장이던 K(60)씨는 정신연령이 4세에 불과할 정도로 심한 정신지체를 앓고 있던 B(22·여)씨를 행정실 내로 끌고 가 강제로 추행했다.

재활교사이던 L(38)씨는 2002년 7∼8월 사이 학교 남자기숙사에서 청각장애 2급인 C(당시 7세)군과 D(당시 9세)군을 강제로 추행했다.

같은 재활교사이던 P(61)씨는 여자기숙사에서 청각장애 4급인 E(여, 당시 9세)양과 F(여, 당시 13세)양을 강제로 추행했다.

이 같은 범죄로 이들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광주지법 제10형사부(재판장 김태병 부장판사)는 지난 1월 교장 K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행정실장 K씨에게는 징역 8월, 재활교사 P씨와 L씨에게는 각각 징역 10월과 징역 6월을 선고하면서 모두 법정 구속하며 엄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누구보다도 장애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하고 보호해야 할 사회적 지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피해자들을 성욕의 대상으로 삼아 이들이 청각·언어 장애자라는 점을 이용해 파렴치하고도 중대한 범행을 저질렀고, 이로 인해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평생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점 등에 비춰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김 전 교장의 경우 13세의 나이 어린 피해자를 학교 안에서 버젓이 성폭행을 하고도 범행을 극구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김 전 행정실장도 정신장애로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추행하고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아 엄벌에 처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죄질 나쁘나 피해자와 합의

그러자 피고인들은 판결에 불복해 “1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항소심인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한주 부장판사)는 10일 일부 피고인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석방했다.

재판부는 교장이던 K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또 재활교사 P씨도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교교장, 행정실장, 재활교사들인 피고인들이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지도하고 보호해야 함에도 오히려 피해자들을 강간하거나 강제로 추행함으로써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한 점 등에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교장인 K씨는 동종전과가 없고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 재활교사 P씨도 아무런 전과가 없고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할 때 K씨와 P씨에 대한 원심의 형은 모두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1심 형량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1심 형량을 그래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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