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궁’ 김명호 교수 사건 의혹 하나도 풀지 못해

대법 “징역 4년 확정…김명호 전 교수 진술 신빙성 없다” 기사입력:2008-06-12 20:21:47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재판장을 찾아가 석궁을 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김명호(51) 전 성균관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2일 박홍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석궁으로 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집단ㆍ흉기 등 상해)로 구속 기소된 김명호 전 교수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특히 대법원은 김 전 교수와 변호인이 제기하는 모든 의혹에 대해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과 같이 조목조목 반박하며 유죄를 인정했다.

◈ 증거조작 여부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변호인은 압수된 물품 중에서 피해자의 몸에 박혔다고 주장하는 부러진 화살 1개가 증발하는 등 증거물이 조작돼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주장하나, 수사기관이 범행현장에서 증거물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 피고인에게 불리한 결정적인 증거물을 수사기관이 일부러 폐기 또는 은닉할 이유가 없어 이를 증거조작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 현장에 바로 온 목격자들의 진술은 서로 몸싸움하던 피고인을 피해자로부터 격리시킨 다음 피해자의 옷을 들추니까 시뻘겋게 피가 묻어 있어서 신고했다는 것이고, 출동한 소방관은 당시 피해자는 배꼽부위에 상처가 있었고 출혈로 인해 속옷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해자가 스스로 자해를 할 시간이나 기회를 갖기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전 교수는 “피해자의 조끼와 속옷에서 혈흔이 발견됐는데 중간에 입은 와이셔츠에 혈흔이 없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증거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속옷과 내의에는 복부 부위에 다량의 출혈흔적이 육안으로 확인되지만 조끼에는 육안으로 혈흔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소량의 흔적만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와이셔츠의 혈흔이 육안으로 잘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실보다는 속옷과 내의에서 다량의 출혈흔적이 확인된다는 사실의 증명력이 훨씬 우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 누가 거짓말 하나

아울러 “이 사건 범행이 어둠 속에서 순간적으로 일어났고 피해자가 상당히 충격을 받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석궁을 발사한 정확한 지점이나 피해자와의 거리, 피해자가 피고인의 어느 부위나 물건을 붙잡고 몸싸움을 헸는가에 대한 진술이 다소 일관되지 못하다고 해서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직후에는 피고인을 경찰에 신고해 공론화하는 것을 망설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증인으로 출석해 재판부에 대해 피고인에게 종국적으로 관대한 처벌을 해 달라고 진술하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일부러 허위 진술로 사실을 과대 포장해 피고인에게 엄벌을 받도록 할 의도나 동기도 엿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증거물을 압수한 경찰관의 증언이나 국과수의 유전자형 분석결과에도 불구하고 증거물이 범행 현장에서 사용된 화살이나 피해자의 옷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옷 등 상해사실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증거도 부정하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전반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모든 증거나 정황을 부인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석궁은 시위를 당겨 걸면 자동적으로 안전장치가 잠겨 이를 풀기 전에는 화살이 발사되지 않는데, 피고인은 석궁에 화살을 장전하고 아파트에 숨어서 피해자를 기다렸고, 손가락을 방아쇠울에 넣은 채로 피해자에게 다가갔고 석궁이 발사됐는데, 피고인 주장대로 단지 피해자를 위협만 할 생각이었다면 굳이 석궁이 발사되도록 안전장치를 풀어 놓은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위 사실과 정황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범행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 정당방위 또는 저항권

재판부는 “피고인은 재판장을 상대로 형사고소, 진정, 명예훼손 시위 등 법정 외에서 부당한 압력이나 협박을 행사해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려고 시도했다가 그 결과가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계획적으로 보복성 범죄를 감행한 것으로 보일 뿐, 정당방위나 저항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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