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생활고에 아내 살해한 40대 형량은?

포항지원 “징역 4년…범행 직후 자살 시도하고, 뉘우쳐” 기사입력:2008-06-11 12:43:08
우울증이 악화되고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자 자신이 자살하면 아내가 고생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아내를 먼저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하려다 실패한 40대에게 법원이 엄벌했다.

최OO(47)씨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우울증 등으로 2006년 5월부터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해 왔으나 우울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건강도 악화되는 것에 절망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20일 포항시 남구 오천읍 자신의 집에서 자살을 하기로 결심했으나, 자살을 할 경우 그동안 고생을 해온 아내가 혼자 자식들을 키우느라 또 고생을 하면서 불쌍하게 살 것이라는 생각에 아내를 먼저 살해한 후 자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에 최씨는 잠을 자고 있던 아내의 목을 졸라 실신시켰다. 그러나 최씨는 아내가 죽은 것으로 알고 집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다가 노상에 있던 돈을 집어 들어 자신의 이마를 5∼6회 힘껏 내리쳐 자살하려고 했으나 죽지 않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서 죽은 줄 알고 있었던 아내가 이마에 피를 흘린 채 들어온 자신에게 이마를 다친 경위를 묻고 병원 응급실로 데려가기 위해 최씨의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보자, 최씨는 휴대폰 충전기 전선으로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말았다.

그 뒤 최씨도 농약을 먹고 자살하려 했으나, 형수의 전화를 받고 달려 온 동생에 의해 발견되고 병원으로 후송돼 다행히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현환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우울증 등으로 치료를 받던 중 생활고를 비난해 자신의 처를 살해한 후 자살하기로 결심하고서 휴대폰 충전기 전선을 이용해 처를 살해한 사안으로서, 비록 피고인이 당시 우울장애 등으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국가나 사회가 보호해야 할 가장 존엄한 가치이므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이 자살할 경우 그동안 고생해온 처가 혼자 자식들을 키우느라 또 고생을 하면서 불쌍하게 살 것이라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고는 하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진지한 노력이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아무런 영문도 모르는 처에게 죽음을 강요한 것은 도저히 합리화될 수 없는 반인륜적인 범죄로 중한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당시 우울장애 등으로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다소 미약했다고 보이는 점, 범행 직후 자살하기 위해 농약을 마시고 의식을 잃었으나 동생에 의해 발견돼 치료를 받아 의식을 회복하게 된 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자녀들을 양육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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