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자동차를 긁었다고 의심해 지나가던 중학생들을 마구 폭행하고도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며 반성하지 않은 채 돈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한 40대 의사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정OO(44)씨는 지난해 11월21일 오후 11시20분께 부산 부곡동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앞길에서 학원수업을 마치고 귀가 중인 중학생 황OO(14)군과 오OO(13)군이 자신의 차량을 긁은 것으로 오인해 불러 세웠다.
그리고는 반항하며 도망가지 못하도록 황군과 오군의 손가락을 꺾어 아파트로 데려간 다음 아파트 복도와 승강기 안에서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이로 인해 황군은 전치 2주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을 입었고, 오군은 전치 4주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수부 제5중수골 경부골절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정씨는 뻔뻔하게도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폭행사실 자체를 완전히 부인하다가, 범행장소의 CCTV를 확인한 이후에야 범행을 인정했다.
심지어 현행범으로 체포돼 지구대로 갔을 때 자신의 찾아 온 지인에게 “내가 애들을 때렸는데, 재미있었다”고 말해 경찰의 혀를 차게 했다.
뿐만 아니라 정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하고 피해를 보상해 주겠다”고 했으나, 지난 3월까지 정씨의 아내가 피해자 가족에게 1회 전화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사과 및 피해보상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이 상해 혐의로 기소하자, 법정에 서게 된 정씨는 진심 어린 반성은 하지 않은 채 황군에게는 500만원, 오군에게는 1000만원이란 거액의 보상금을 공탁하며 책임을 면하려 했다.
법원도 정씨의 이런 그릇된 태도에 호되게 응분의 책임을 물었다. 통상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를 하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정도로 끝날 범행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한 것은 이례적이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김영훈 판사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중학생 2명을 폭행한 혐의(상해)로 불구속 기소된 의사 정씨에게 지난 8일 징역 4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김 판사는 먼저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전력이 없고, 피해자들을 위해 1500만원을 공탁한 점 등 정상에 참작할 여지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그러나 “법원이 범죄전력이 없거나 피해자들을 위해 상당한 금액을 공탁한 경우 관대한 처벌을 하는 것은 범죄전력이 없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범행동기, 수단과 방법 및 범행 후의 정황에 참작할 여지가 있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진정으로 범행을 반성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며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했음을 전제로 피해자들이 과도한 합의금 또는 부당한 요구를 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당한 금액의 돈을 공탁한 때에 이를 참작해 피고인에게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기회를 주는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그러면서 “피고인이 비록 피해자들을 위해 1500만원을 공탁했으나, 진정한 반성과 참회를 전제로 하지 않은 공탁은 경제력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피해의 보상은 반성과 관계없이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 공탁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수 없다”고 준엄하게 꾸짖었다.
한편 정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지난 9일 곧바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폭행 사죄 없이 돈으로 해결…의사 법정구속
김영훈 판사 “징역 4월…진정한 반성과 참회하지 않아” 기사입력:2008-05-14 18: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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