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기사 근로자 아니다…퇴직금 못 받아

대구지법 김지숙 판사 “퇴직금 지급할 의무 없다” 기사입력:2008-05-09 19:26:09
대리운전기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대리운전업체에서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 달서구에 있는 모 대리운전업체 사업주 A씨와 대리운전기사 B씨는 ‘정보제공 및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2006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대리운전기사로 일했다.

이후 B씨는 근무과정에서 A씨의 지시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는 등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이므로, A씨는 계약 종료에 다른 퇴직금지급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

반면 A씨는 B씨가 수행한 대리운전기사의 근무형태 등을 종합할 때 대리운전기사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퇴직금지급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대구지법 민사21단독 김지숙 판사는 9일 대리운전업체 사업주 A씨가 대리운전기사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는 근로자가 나이어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판사는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 이유는 먼저 원고는 대리운전을 요청하는 고객의 정보를 피고를 포함한 대리운전기사에게 제공하고, 대리운전기사는 정보제공을 받기 위한 PDA 또는 휴대폰 단말기의 구입 및 사용비용을 부담하고 자신의 비용으로 대리운전 중 교통사고를 내는 경우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이어 원고 업체의 경우 대리운전기사는 근무시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원하는 때에 자유롭게 출퇴근할 수 있었고, 고정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미리 일정금액을 원고에게 예치하고 1건의 정보제공이 있을 때마다 정보제공에 따른 수수료가 자동으로 출금되는 방법으로 수익을 배분한 점을 덧붙였다.

또 원고 업체의 경우 대리운전기사를 상대로 따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업무태만, 지시불이행 등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할 수 없고, 다만 원고 및 고객에 대해 고객정보 유출, 불친절 등의 부당한 행위가 있는 경우 원고가 피고에게 제공하는 고객정보를 일정기간 보내지 않거나 위반행위가 중대할 경우 계약해지를 할 수 있을 뿐인 점을 주요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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